근 두 달여를 자매처럼 어울려 화사함을 자랑하더니
먼저 피어난 언니 꽃이 수(壽)를 다한 모양이다.
‘화무십일홍’의 섭리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막상, 힘없이 고개 숙인 모습을 보자니
적잖이 안쓰러움을 느낀다.
하지만 이 또한 자연의 법칙인 걸 어쩌겠는가?
아쉽지만 담담히 받아들이는 수밖에.
언젠가 마지막 한 송이가 떨어지는 날이면,
빈 꽃대궁도 과감히 잘라 버려야 한다.
내년의 새로운 만남을 위하여.
태초에 이 세상을 창조한 신(神)은,
‘무위자연(無爲自然)’에서 생을 유지하는 만물들에게
‘영원(永遠)’이란 자비를 베풀지 않았다.
초목(草木), 금수(禽獸), 심지어 인간에게까지
피할 수 없는 수명(壽命)의 시한을 설정해 두었다.
꽃이 100일을 내내 붉을 수 없듯,
약속된 기간이 도래하면 풀·나무는 잎이 시들고,
뿌리가 썩어들고, 결국은 몸체마저 쓰러져
탄생의 근원지인 흙으로 돌아간다.
‘약육강식(弱肉强食)’이 진리로 통하는
금수의 세계에서 왕(王)임을 자처하는 사자들도
설정된 수명이 다하는 순간, ‘하이에나’나 ‘
독수리’들의 밥으로 전락하고 마는 모양새가
바로 그런 이유 때문 아니겠는가?
사람의 몸도 자연의 일부인 이상 예외는 없다.
나이가 들면 잦은 잔병치레를 하게 되고,
체중이 줄고, 키까지 작아지게 된다.
'시력검사 판'의 깨알같이 작은 글자도 낱낱이 읽어내며
반세기가 넘도록 유지해오던 1.5 수준의 시력이
돋보기의 협조 없이는 신문 한 줄, 책 한 페이지도
읽어낼 수 없는 지경이 되어버린 현상도,
마른 오징어 다리 하나 질펀하게 씹어내지 못할만큼
무력해진 치아(齒牙)도 피할 수 없는 자연의 섭리일진대,
주눅 들거나 겁내기보다는 당당히 받아들여야 하는
지극히 자연스런 일일 뿐이다.
오직, 관리에 최선을 다하자.
이놈의 새실이 시작만 하면 그칠 줄을 모르니....
이것도 나이 탓인가?
그것 참!
연이틀 내린 비 탓에 축축한 휴일이다.
모두들 편안한 날이길.
안녕!
첫댓글 구구절절이 옳은 말씀인데 막상 들어보이 서글퍼지네. 그래도 우야것노.신의 섭린것을...
드디어 올 첫 풋고추 시식했어요.5 개 따서 내 3 개,마누라님 2 개. 그런데 왜 해마다 일반고춘데 끝에 갈수록 맵는가 몰라.
작년에 3 종류 고추 심었는데 전부 땡초가 되삐데.이기 무신 조환지. 올해는 4 종류 심었는데 우찌될란지...
인간이 때가 되면 가는 것은 인간의 종족번식방법이라네요.
안죽으면 혹은 몇백년씩 살면 입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서 먹을 게 절대적으로 부족하게 되고,결국 사는 게 죽는 것만 못한 상황이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