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2월 24일 (토요일)
◈ 산행경로
춘천역
윗샘밭교(08:04)
깃대봉(09:03)
매봉산(11:13)
임도
후봉갈림길(12:35)
소양산(13:20)
느랏재임도(14:34)
618.5봉
621.4봉
665.3봉
명봉(17:02)
대룡산(18:52)
고은리(20:05)
남춘천역(20:46)
상봉역(21:13-22:35)
◈ 산행거리
20.75km
◈ 산행시간
12시간 1분
◈ 산행기
소양강 댐 가기 전의 춘천동원학교에서 버스를 내려 지금은 폐쇄된 세월교를 보며 윗샘밭교로 북한강을 건너고 나무다리로 계곡을 건너 얕은 눈에 찍혀있는 발자국 따라 방류 경고 방송을 들으며 빙산이라고도 하는 깃대봉(384.3m)으로 올라가면 짙푸른 소양호 너머로 봉화산이 모습을 보인다.
가뭇없이 사라진 발자국을 찾으며 스펫츠를 하고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을 뚫고 산불이 났었는지 앞이 훤히 트이는 벌목지대로 올라가 허옇게 눈을 쓰고 있는 화악산과 몽가북계의 산줄기를 지루한 줄 모르고 바라보다 거친 덤불들을 헤치고 험준한 암 능을 우회해서 매봉산(x457m)으로 올라가니 마적산과 청평산이 가깝게 펼쳐진다.
적막한 임도를 건너서 녹아가는 눈에 쭉쭉 미끄러지다 착용하면 큼지막한 눈덩이들이 들러붙어 진행이 어려운 아이젠 관리에 골머리를 쓰며 출입 금지 안내문이 서 있는 후봉 갈림길을 지나서 찬바람을 맞으며 끝없이 이어지는 설원을 묵묵히 헤쳐 간다.
발정기 고라니들의 컹컹거리는 울음을 들으며 오른쪽으로 우회 길을 따라가다 잡목들을 뚫으며 사면을 치고 통신 시설물이 있는 소양산(698.4m)을 넘어서 여전히 정강이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고 이정표가 서 있는 수리봉 삼거리를 만나 2011년에 다녀오기는 했지만 혹시 그사이에 정상석이라도 놓였는지 궁금해서 머리를 굴리지만 적설에 시간을 많이 뺏겨서 포기하고 만다.
느랏재 터널로 이어지는 임도로 내려가 갑자기 나타난 족적에 반가워하다가 돼지 철망을 열고 능선으로 들어가 사라진 발길을 아쉬워하며 굴곡 심한 설사면들을 치고 전에 없던 쟁반봉 정상 판이 붙어있는 618.5봉을 넘어 지겨운 눈길 따라 도토리봉이라 불리는 621.4봉을 거푸 넘는다.
조금씩 가까워지는 대룡산을 바라보며 코를 땅에 박는, 길 없는 된비알을 힘겹게 치고 상봉산이라 한다는 665.3봉을 넘어 안부에서 오른쪽으로 우회한 편한 등 로와 만나 김이 빠져서 나지막하게 보이는 명봉을 겨냥하고 여전히 깊게 덮인 무거운 습설을 헤친다.
점점 냉랭해지는 바람을 맞으며 주 능선 삼거리로 붙어 예상과 달리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 발자국에 의아심을 가지며 낯익은 명봉(642.1m)에 올라 벤치에 앉아서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는 산자락을 바라보며 남은 간식을 먹고 아직 3.6km 남은 정상을 위해 힘을 북돋는다.
거두리 갈림길에서 기다렸던 발자국들을 보며 반질반질해진 눈길 따라 제2활공장을 만나서 손쉽게 군사 도로로 걸어가지 않고 산으로 붙었다가 이내 후회를 하고는 제1활공장을 지나 랜턴까지 켜고 불을 훤히 밝힌 녹두봉을 바라보며 상고대가 아름답게 핀 능선을 바삐 따라간다.
비인지 희끗희끗 얼굴에 떨어지는 습기를 느끼며 기진맥진해서 대룡산(899.3m)에 올라 춘천 시가지의 야경을 둘러보고 거세진 눈발을 맞으며 잘 다져진 도로를 따라가다 삼거리에서 꺾어 왼쪽으로 수리봉 6km 이정표를 아쉽게만 쳐다보고 고은리로 이어지는 산길을 서둘러 미끄러져 내려간다.
점점 거세지는 바람에 춤을 추며 마치 팔딱거리는 물고기의 비늘처럼 반짝반짝 빛을 발하며 얼굴에 들러붙는 눈보라를 맞으며 뛰듯이 내려가 어둠에 묻힌 야영장을 지나서 고은리 버스 종점에서 힘들었던 러셀 산행을 마치고 탐스럽게 쏟아지는 눈 다발을 바라보며 택시를 기다린다.
▲ 다리에서 바라본 소양댐
▲ 빙산 정상
▲ 빙산에서 바라본 소양호와 봉화산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몽가북계와 화악산
▲ 당겨본 화악산
▲ 춘천 시가지 너머의 조망
▲ 뒤돌아본 마적산, 청평산과 봉화산
▲ 이어지는 설원
▲ 매봉산 정상
▲ 매봉산에서 바라본, 마적산에서 봉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가운데의 소양산과 뒤의 대룡산
▲ 금병산과 화악산 능선
▲ 소양산 정상
▲ 느랏재 임도
▲ 쟁반봉 정상
▲ 도토리봉 정상
▲ 상봉산 정상
▲ 명봉 정상
▲ 대룡산 정상
▲ 춘천시 야경
첫댓글 겨울인데 매번 야간산행을 ㄷㄷ 살살 다니세요^^
종일 러셀도 이젠 힘들더군요...원래는 수리봉과 금병산을 넘을려고 했는데 그놈의 눈 때문에...^^
러셀하기 힘든 습설이겠지요.
더구나 그 먼 거리를.
당일을 무박처럼.
킬문 님 산행 모토가 되었습니다.^^
아이젠 하기도 안하기도 힘들어서 멘붕이었습니다. 자꾸 힘들어져요...욕심만 있어서 자꾸 산행이 늦어집니다.
빙산에 빙어는 없죠?
잉어빵에 잉어는 있남...?
@킬문 아 글쿠나,, 쩝
역시 입니다.
굿~~^^
굿도 힘들어요...
회춘을 하셨나!
요즘 들어 무조건 20km가 넘네요 ^^
대룡산이 뭐 그리 멀던가요...? 눈은 지겹고...
점점 더 젊어지시나 봅니다.ㅎ.
ㅎㅎ 농담으로...
기본은 12시간??? 이젠 사양입니다. ㅠㅠ
원래 7-8시간 코스인데 눈때문에 많이 늦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