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계단신
서울대병원, AI 활용한 흉부 X선 영상 판독 시작
폐암 및 폐 전이 암에 대한 판독 정확도 향상 기대
서울대병원이 올해부터 폐암 등 폐 질환 진단에 쓰는 흉부 X선 영상 판독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도입한다고 4일 밝혔다.
서울대병원이 2019년부터 흉부 X선 영상 판독에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다. 일반 X선 사진(왼쪽)과 AI 구동 영상(오른쪽) 비교 모습. AI가 X선 영상을 자동 분석해 폐 결절의 위치(흰색 원)와 악성일 가능성(아래 39%)을 표시해준다. [사진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는 이를 위해 AI기반 영상판독 보조시스템인 ‘루닛 인사이트(Lunit INSIGHT for Chest Radiography Nodule Detection)’를 인피니트헬스케어의 의료영상정보시스템(PACS)에 탑재해 활용한다. 판독시 흉부 X선 촬영 영상과 루닛 인사이트를 활용한 영상이 의료진에게 동시에 노출된다.
루닛 인사이트는 AI개발 업체인 루닛과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창민 교수팀이 공동으로 개발에 참여했고, 이미 국내 병원 3곳(서울대병원, 보라매병원, 국립암센터)과 미국 UCSFMC(University of California San Francisco Medical Center)에서 성능 검증을 마쳤다.
검증 결과, 판독 정확도에서 루닛 인사이트는 악성 폐 결절 분류의 경우(ROC 분석 기준) 92~96%, 일반 폐 결절 유무는(JAFROC 분석 기준)는 83~92%를 보였다. 내과, 영상의학과, 흉부외과 등 전문의들과 AI의 악성 폐 결절 분류 판독능력 정확도를 비교한 연구에서 AI는 91%, 의사는 77~94%의 정확도를 보였다. 일반 폐 결절 유무의 판독에서 AI의 정확도(89%)는 의사(66~86%)를 앞질렀다. 분류는 폐 결절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다. 유무는 폐 결졀이 있는지와 위치는 어디인지를 판단하는 보다 포괄적인 용어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구진모(왼쪽), 박창민 교수. [사진 서울대병원]
IBM에서 개발한 '왓슨 포 온콜로지'는 환자의 진단 정보를 입력하면 기존에 발표된 논문들을 기반으로 적합한 치료법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이다. 일종의 검색 프로그램이라 생각하면 쉽다. 반면 루닛 인사이트는 소프트웨어가 직접 영상을 판독해 특별한 소견을 밝히는 의사결정 보조 시스템(CDSS, Clinical Deicision Support System)이다. 정확성 등을 인정받아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정식 의료기기로 승인 받았다.
AI 도입을 주도한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구진모 교수는 “AI가 흉부 영상판독 보조기능으로 환자 진료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는 첫 번째 사례”라며 “의료 혁신의 신호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창민 교수는 “흉부 X선 영상은 폐암을 포함한 다양한 흉부 질환의 진단과 평가에 매우 중요한 검사지만, 그 특성상 실제 폐암 같은 중요 질환에 대한 판독 정확도는 높지 않은 단점이 있었다”며 “AI 기술을 통해 폐암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진료의 질과 효율성 모두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팀은 폐암 이외 질환에 쓰일 AI 기반 영상진단 소프트웨어도 개발 중이다. 최근에는 흉부 X선 영상에서 활동성 폐결핵을 검출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그 성능을 감염학 분야 학술지 ‘임상감염병학(Clinical infectious disease)’에 보고하기도 했다.
박정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