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준희의 고등학교 입학 지원서를 쓰게 되었다.
1지망.....인천정보산업고등학교
2지망.....정석학공과학고등학교
3지망.....산곡고등학교
준희가 가겠다고 오래전 부터 선택한 학교는 오로지 인천정보산업고등학교 뿐이다.
2,3지망은 형식적으로 칸 메우기 한것일뿐이다.
월등한 성적 덕분에 건희때와 같은 오해가 반복되었다.
특목고나 마이스터고를 [보내지] 왜 특성화고등학교냐고 이상한 엄마로 주목을 받았다.
보내다~~ 건희 때도 그랬지만 준희때도 마찬가지로
나는 애를 학교에 [보낸다]라는 표현이 참 못마땅하다.
어찌 부모가 [보내는 학교]란 말인가? 본인의 선택에 의해 [스스로 가는 학교]가 되어야지.
본인들이 꼭 하고 싶은 것이 있다는데
내가 어찌 부모라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선택을 묵살할 수 있단 말인가.
건희는 산소용접하는 실습시간이 너무도 즐겁다고 한다.
여학생 취급도 안하는 남학생들의 동료애가 더 익숙하고 편하다한다.
항공기 시물레이션 동아리에서 핵심적인 역활을 하면서 크고 작은 항공기 행사장에 지원다닌다.
항공사 비행기나 헬기 정비장에 현장학습에 다녀오면 너무도 행복해하고 신나한다.
앞으로 남은 1년동안도 그저 건희가 즐겁고 행복한 학교생활로 잘 마무리 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준희도 마찬가지이다.
준희의 자폐성향에 맞는 직업으로 도서관 사서를 지목하고
우리는 그동안 그에 관련된 교육과 훈련에 몰두해왔다.
그런데 정작 준희는 감히 그누구도 상상치도 못한 선택을 했다.
작년 학기말 부터 컴퓨터 프로그램을 공부하고 싶다고 했다.
우리는 불이나케 진로 수정을 위해 준희가 잘 적응하고 다닐수 있는 학교에 대해
열심히 묻고 다니며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서 준희가 신중하게 잘 선택할 수 있도록,
준희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들로 자료들을 제공해 주었다.
집에서 멀긴 하지만 준희 희망대로 3년동안 컴퓨터 프로그램에 대해서만 단계적으로 교육하는 곳으로
인천정보산업고등학교가 선택된 것이다.
게다가 준희는 운도 좋게 울림센터에서 진행하는
지적,자폐장애청소년의 직업전환교육위해 최고급전문 인력이 지원하는 [IT창업]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몇개월에 끝나는 단기 프로그램이 아니라 이들의 능력에 맞게 취업을 하거나 창업을 할 수 있도록
전문직업인으로 사회에 정착 할 때까지 지원하는 장기 프로젝트이다.
얼마전 드라마 굳닥터 이후 주변사람들이 공부 좀 하는 준희가 서번트나 아스퍼거 아닌가 묻곤한다.
준희는 한가지 지식만 가지고 그렇게 집착하고 몰두하지 않는다.
몇시간씩 선행을 하지 않으면 절대 좋은 성적을 낼 수 없어 지독히 많이 문제푸는 연습을 해야한다.
특별히 잘하는 것 없이 그저 두루두루 경험을 한 정도이지 두각을 보일만한 특별한 재능은 없다.
또래에 비해 다양하고 수준 높은 시사적인 상식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현재의 준희를 봐서는 앞으로의 준희를 감히 짐작할 수 없다.
건희와 준희의 행복한 모습을 보고 있는 것이 나와 남편의 최대의 행복이다.
부모노릇... 건희와 준희에게 행복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우리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부모노릇이다.
첫댓글 부모의 철학이 뚜렷 했을때 아이의 인도자가 될수 있음을 글을 볼때 마다 느낍니다.건희가 어렸을때 전쟁기념관을 다니며 비행기를 보고 영향을 받은건 아닌가요??? 갑자기 생각이 들어서 ^^,준희가 어느듯 고등학생이 되는군요.준희 가족에게 파이팅을 보냅니다^^
아무래도 많이 보던 것들이니 익숙함에는 도움이 되었을것입니다.
와우~ 중구까지... 멀리 유학보내는 기분이시겠습니다. 건희도 준희도 멋진 행보, 화팅입니다!
건희, 준희 같은 방향이라 다행입니다.
멀리서나마 응원합니다^^
광주에서 준희어머니(아줌마)를 존경하는
4살 아들을 둔 초보맘입니다
항상 글을 읽고나면 힘이 생깁니다
기회가 된다면 광주에 비슷한 처지에 있는 부모교육 강사로 초청드리고 싶습니다만...
거리가 너무 멀기도하고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연락을 드려야 할 지 항상 마음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한 번 뵙고 싶습니다
이곳 부평에서는 매달 한번씩 영유아기 엄마들 5-6명이 모임을 하는데 저도 함께 참석해서 이런저런 속풀이를 들어주고 있습니다. 그곳에서도 아이들 또래 엄마들 모임 추진하신다면 기꺼히 달려가겠습니다. 강사 말고 선배엄마로써~~ 010-2304-2400 연락주세요.
벌써 준희가 고등학교를 가는 군요, 보내는 학교가 아니라 스스로 가는 학교라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열성적인 어머님의 말씀이 뼛속깊이 와 닿습니다. 저도 멀리서 항상 응원하구요, 부모교육강사로 초대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갑니다. 어머님도 자녀 또래 가족들과 모임을 만들어 보세요. 가장 든든한 지원군들이 되어줄 것입니다. 서로의 옹호인이 필요합니다. 자녀들의 장래를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