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말에 지리산에 가려던 계획이
심한 한파와 폭설로 인하여 무산된뒤..아쉬움이 컸었습니다
아직은 젊다고 생각 하지만 단독산행의 적설기 등반은 많은 위험이 따를수 있고....흠 핑게..입니다..
때마침 기회가 생겨 전광석화 처럼 다시 계획을 세우고 금요일 저녁에 짐을 단숨에 꾸렸습니다..
산행 거리로 보아 하루에 주파 하기가 좀 무리겠다 싶어 비박용 텐트와 침구류
그리고 최소한의 취사구를 챙겨넣다 보니..배낭이 좀 작습니다..
방한구는 어떻게든 구겨넣거나 몸에 걸쳐입고.구례구 역을 향하여 야간열차를 탓습니다..
저는 지금 성삼재에서 노고단을 거쳐 돼지평전과 왕시루봉을 거친후. 가능하다면 그날 저녁에
사랑하는 나의 사촌누이의 집 쉬리펜션에서 하루밤을 묵을 예정이지만
일정이 좀 늦어졌을 경우에는 왕시루봉 부근에서 휘영청 밝은달을 바라보며
춥기는 하겠으나 낭만적인 비박을 할 요량으로.. 흠 출발 합니다..
부식을 챙기느라 수원역에서 23시 20분에 있는 전라선을 타기위해 안산에서 시외버스를 탔는데
예정보다 일찍 수원역에 도착하여 미쳐 못다 산 부식을 챙겨서..(행동식..)
이젠 완벽 합니다..
흠..입석을 각오하고 기차표를 확인해본 결과 7호석 1번 좌석에 당첨되었습니다..
막무가네 계획하지 않는 인생에서도 가끔씩 행운이 스스로 와 주기도 합니다..
이윽고 저는 구례구역에서 새벽 3시 30분에 열차에서 내렸습니다..
때마침 역앞 식당에서는 아침밥을 파는데 택시비 아낄려고 다른일행과 4인이 합석하여
일인당 만원으로 성삼재 까지 택시를 타고 단숨에 왔습니다..
(하절기에는 새벽 4시 경에도 대중교통인 버스가 성삼재 까지 운행을 한다고 합니다..)
성삼재에 이르니..이 신새벽에 산행을 준비중인 사람들이 예상외로 많습니다..
힛..세상이 이리 변하였어..
내 젊은 시절에는 아마 한사람도 이시간에 이 지점에 없었을껄?..아닌가?..
등산이 인기 스포츠가 된지는 그리긴 시간이 아닐텐데..격세지감..이라면 너무 심한 표현인가?..
게다가 형형색색 칼라풀한 고기능성 의류에다..요즘에는 섹시함까지 강조해 주는 ..ㅋㅋㅋ
성삼재는 몹시 춥고..캄캄한 등산로 길을 헤드렌턴도 없이..꾀죄죄 하게 걸어가자니
공연히 뒷골이 뜨거워 지는것도 같은데..우..노고단길은 완전 빙판길..
4발짜리 아이젠이라도 없으면 정말 움직일수도 없는 길..
하지만 저는 스틱도 없지요..아이젠은 물론 없지요.. 그렇치 않아도 무거워 죽겠는데..
저 혼자 도도하게 80년대식 산행을 하고 있습니다요..ㅎㅎㅎ
아래 불빛은 노고단 산장..입구
그 전에는 구렛나룻을 기른 함태식 옹께서 자리를 잡고 계셨는데
지금의 산장지기는 누구이신지 모르겠습니다..
노고단 산장 취사장에서 간단하게 물한잔 먹고
준비해간 김밥으로 아침을 해결하였습니다..
아직도 세상은 캄캄하고
저는 빙판길을 조심조심 불빛도 없는 길을 오직 눈빛에 반사되는 미세한 빛을
조상께서 물려주신 오감..만으로 균형을 잡고 걷습니다..
이따금씩 환하게 불을 밝히고 오르는 한무리의 어떤넘들 때문에
겨우 잡았던 오감이 다시 흐트러 지며..낭비야 낭비..라며 혼지 중얼 거립니다..ㅎㅎ
노고단 정상은 출입금지 구역이고
아직도 세상을 캄캄하여 그냥 임걸령 방향으로 진행을 계속 합니다..
다행히 노고단을 지나면서 부터는 빙판길은 없어지고 신설로 덮힌 미끄럽지 않는 눈길..
심심하여 카메라의 후렛쉬를 한번 터트려 보았습니다..
상고대도 아닌 구름이 지나가다 언 성애가..나뭇가지에 얇게 덥혀 있습니다..
돼지평전 에서 왕시루봉으로 꺾어져야 하는데 캄캄한 길을 가다보니 그냥 피아골 삼거리까지
와 버렸습니다..
아직 감을 못잡는 사이에 먼 산으로 동이 터 오는.신성한 이 아침..
동터오는 아침 멀리로 잘생긴 만복대의 봉우리가 보입니다..
아무리 찾아봐도 왕시루봉의 입구 표지판은 보이지 않고..
사실은 왕시루봉 부근은 생태복원을 위해 반달곰을 방사한 지역으로
반달곰의 서식을 위하여 영구 통제된 지역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왕시루봉 능선은 표식도 없고..등산로도 폐쇄 되었으며
입구는 더더욱 희미하여 도중에 길을 잃을 염려가 많은 곳입니다..
더구나 도중에 곰..이 출현할수 있으니..라는 경고문에 곳곳에 붙어 있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미쳐 몰랐습니다
길인듯 싶은 희미한 길을 쫓다가 몇번이고 길을 잃어..되돌아 나오곤 하다가..지쳐서..
임걸령에 거의 다다랐다가 다시되돌아 나와..
노고단 봉우리 능선부근에 입구를 드디어 찾아냈습니다..
왕시루봉으로 가는 능선..
흠..여기가 왕시루봉으로 가는 길 입니다..
사람이 다닌 흔적도 없고..게다가 길 마져 희미해서..
그러나 노고단 능선과 돼지평전의 길이 만나는 지점부터는
사람의 흔적은 없지만 비교적 확실하게 길의 윤곽이 나 있습니다..
나무와 풀과..사잇길..
반야봉을 가장 아름답게 조망할수 있는...
노고단 이 머금고 있는 따뜻한 빛..
지리산의 아름다운 나무와
여인의 섬섬옥수 같은 수피..
나의 의지가 저 나무와 같이 힘처럼 설수 있다면..
단단히 흙에 뿌리내린 아름다운 나무의 의지...
이름을 알수 없는 샘..
외국인 별장 부근에서 멀리 보이는 섬진강과 구례 시가지 풍경
섬진강..(하동방향)
멀리 보이는 산이 광양 백운산이 아닐까?..
마지막 산행 종착지 파도리 17:30분 도착..
다리가 아파서 혼났습니다..
더이상 걸을수가 없어서..여동생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파도리 앞인데..날 데리러 오라고..
얼마 지나지 않아.매제가 차를끌고 쏜쌀같이 달려 왔습니다..
저는 지금..또다른 천국으로 갑니닷..휴..살겠네..
첫댓글 와우! 체력이 대단하십니다. 부럽고요.. 즐거운 여행이셨을듯 합니다....
ㅎㅎ 이번에 체력이 예전같지 않구나..라고 절실히 깨달았다는..
여유가 없으면.............사람이 성격 나빠집니다............베쓰 나빠요 ㅠ.,ㅠ
네?..부자가 마음씨가 좋다는 말씀 같습니다..
그런뜻은 아니시지요?.
마음의 여유가 없는 사람......... 여기 붙어라...
우리도 데려가주세요
그러니까요~
ㅎㅎㅎ.머슴같은 사람들이 가는길이라..공주님들은 조금 힘드실지도 모르겟습니다?..
즐거운 의지가 있다면 다 필요없는 말이지만..
모르셨군요.....하진이는 등산을 좋아하던데요
왕시루봉..얼마전 책을 읽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는데 풍경이 그만이라더군요.가보고 싶었는데..아 가고싶다~~!!
전라선 야간열차를 타고 가시면 아주 효과적이고 적절하게 다녀오실것 같습니다..
마지막 몇 줄에서 정말 힘들어 보여요^^ 천국에서 잘 쉬셨어요? 가히 선경이네요.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날 다리가 아파서 혼났답니다
와 ! 멋진 사진덕분으로 여행비 아꼈읍니다.
ㅎㅎ 사진이 여행의 기분을 대신할수 있을라구요..
지리산이란 글에 이끌려 들어와 봤습니다. 지리산에 산신령이라도 되시는건가요 정말 지리산에대해서 모르시는게 없으신듯 합니다. 하루만에 완주하기 쉬운 길은 아닌듯 한데 정말 대단하십니다 ^^;
초면에 실례지만 여쭤볼게 있는데요.. 왕시루봉쪽으로 가는 길은 모두 입산금지인가요? 아니면 입산금지가 아닌 비켜가는 길이라도 있는건지요? 저도 그쪽으로 한번 가보고 싶어서요.. ^^;
넵..사실 저 산행코스는 공식적으로 모두 산행금지구역입니다..
그런데 노고단과 반야봉을 아주 멋지게 감상할수 있는 코스이구요,,하산길에 섬진강에
이르는 코스인데 아침일찍 출발하신다면 하루에 주파할수 있는 거리이기도 합니다
저의 소견으로는 전라선 야간열차를 타고 새벽에 구레구에 내려서 성삼재행 버스를
타시든지 만원하는 택시를 타고 성삼재에서 출발 하시면 충분한 시간이 될것 같습니다
저문강님, 멋지셔요. 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