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튜샤 마슬로비는 떠돌이 집시와 농노인 어머니 사이에서 여섯 번째 사생아로 태어난다. 3살 때 어머니가 죽고, 할머니조차도 외면하자 여지주 자매가 그녀를 맡았는데 반은 하녀처럼 반은 양딸처럼 키워진다. 16살이 되던 해 카튜샤는 검은 눈에 아름답고 순진한 처녀가 되어 있었다. 그때 네흘류도프는 고모인 지주 자매를 방문하던 중에 카튜샤를 유혹하고, 돈을 준다. 그 뒤 카튜샤는 임신을 하고 저택을 나와 하녀생활을 전전하다 뚜쟁이 할멈의 주선으로 매춘의 길을 택하게 되고 살인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어느날 네흘류도프는 지방 재판소의 배심원으로 법정에 출두한다. 법정에는 독살사건을 시작으로 피고인들이 등장하는데 네흘류도프는 그들 가운데에서 카튜샤를 발견하게 된다. 청년시절 고모의 저택에서 유혹한 뒤 돈을 주므로써 일을 마무리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처녀가 자신으로 인해 타락의 길을 걷다가 매춘부가 되어 이번 독살사건으로 아무 죄 없이 징역 4년 형을 언도받고 시베리아로 보내지게 된 것이다. 이에 네흘류도프는 카튜샤에 대한 깊은 죄책감을 느끼고 그녀를 구해 보기로 결심한다. 그는 형무소로 가서 그녀에게 용서를 빌고, 변호사를 고용하고 유력인사에게 도움을 청하게 된다. 그러나 판결된 재판을 번복할 수는 없었다. 마침내 네흘류도프는 화려한 귀족 생활을 버리고 카튜샤를 따라 시베리아로 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