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향 1개서 나온 발암물질 약 20개비 담배에 해당하는 양
*에어로졸은 2차 흡수가 문제 필요 이상 많은 양 사용 말아야
*전기 매트, 밀폐된 곳 사용 금물 기피제, 10% 이하 농도가 적당 사람 피를 빨아 먹는 모기는 여름을 성가시고 짜증나게 만드는 최대 숙적(宿敵). 모기 때문에 열대야에 어렵게 청한 잠을 깨고, 팔 다리는 온통 시뻘겋게 부풀어 오른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모기 안전지대.
세계적으로는 말라리아, 뎅기열, 일본뇌염 등 모기가 옮기는 병으로 1년에 200만~300만 명이 죽는다. 앞으로 지구온난화로 모기의 번식력과 공격성은 더욱 극성을 부릴 예정이라는데…. 그러나 잘못 쓰면 모기만큼 무서울 수 있는 것이 모기 퇴치 용품들이다. 각종 모기 퇴치 용품의 문제점과 사용 주의점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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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향 모기가 싫어하는 '알레트린'이라는 농약 성분과 나무 가루 등을 섞어 전분으로 굳혀 형태를 만든 뒤 녹색 염료로 착색한 것. 그러나 안전성이 문제다. 2006년,
환경부는 모기향의 녹색을 내는 발암물질 '말라카이트 그린' 사용을 금지했으며 모기향 판매 회사들은 이후 이 성분을 모기향에서 뺐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다. 2007년, 대구가톨릭대 산업보건학과 양원호 교수팀이 문이 닫힌 공간에서 베트남, 말레이시아산 모기향 연소실험 결과 모기향 1개에서 담배 2~22개비에 해당하는 발암성 물질 '포름알데히드'가 나왔고, 담배 41~56 개비를 태울 때 생기는 미세먼지도 나왔다. 현재 국내에 시판중인 모기향은 모두 수입산이다. 양원호 교수는 "모기향에 함유된 1% 이하의 농약 성분이나 발암 물질보다 99% 이상의 기타 첨가물이 타면서 생기는 물질이 더 문제다"며 "모기향에 장기간 노출되면 아이들이 천식에 걸릴 수 있다는 역학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실내에선 모기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녹색보다 연한 갈색이나 보라색 모기향이 상대적으로 더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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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로졸살충효과가 강력한 '에프킬라' '홈키파' 등 에어로졸 제품의 성분은 '피레스로이드' 계열. 곤충 신경계 기능을 마비시켜 모기를 죽인다. 에어로졸 제품의 가장 큰 문제는 소비자들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양을 사용하는 것.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임영욱 부소장은 "미국의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에어로졸 성분이 호흡기로 흡입돼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보다 바닥이나 장난감 등에 묻어 있다 2차적으로 식기, 손 등을 통해 인체에 흡수돼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말했다.
에어로졸 제품이 피부, 음식물, 식기, 어린이 장난감 등에 묻었을 때는 즉시 비눗물로 씻어야 하며, 관상용 물고기나 조류(鳥類) 등에도 뿌리지 말아야 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오현우 박사는 "최근 시중 유통 중인 에어로졸 제품은 천연 추출물, 아로마 등을 함유해 냄새를 완화했지만 100% 천연 성분은 아니다"며 "기존 살충제에 천연 성분을 첨가한 것이므로 천연 추출물이라 해도 안심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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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매트 전기로 살충성분을 휘산(揮散)시키는 전기 매트도 '피레스로이드' 계열 성분이다. 모기향보다 유해물질이 적지만 연기와 냄새가 없어 문을 닫아 놓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문제다. 밀폐된 방에서 사용하면 비염, 천식, 재채기, 두통, 이명, 구역질, 혼수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매트를 너무 멀리 두면 효과가 없으므로 2m 이내에 놓아 둬야 한다.
전기 매트 열판은 약 150℃, 액체 모기향 열판은 약 170℃ 이므로 열판에 손을 대거나 금속을 접착시키지 말아야 한다. 훈증(燻蒸)기가 이불, 의류 등으로 덮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거꾸로 또는 옆으로 놓은 채 사용하면 안 된다. 한편, 전자 매트가 정자 수를 감소시킨다는 소문도 있지만 피레스로이드 계열 성분은 약 700분의 1의 농도로 사용하므로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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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 기피제 모기가 싫어하는 '디에칠톨루아미드(Deet)' 같은 성분을 몸에 바를 수 있는 로션 등의 형태로 만든 제품. 내츄로바이오텍 김순일 박사는 "디트는 50년대 미군에서 개발됐으며, 지금까지 전체 모기 기피제 시장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디트 성분이 출산, 뇌신경, 심장질환 등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에 따라 2005년 미국 질병관리본부는 디트 대신 '피카리딘(Picaridin)'이나 천연성분 '레몬 이칼립투스' 사용을 권장했다. 최근 디트의 유해성이 제기되면서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선진국 안전성 기준에 맞춰 디트 30% 초과 함유제품의 판매를 중지했다. 디트 성분이 함유된 모기 기피제는 농도가 높을수록 지속 시간과 자극성이 높다. 따라서 12세 미만 어린이는 10% 이하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피제는 눈이나 입 주위, 상처 부위, 햇볕에 많이 탄 피부에는 필요이상으로 과량 또는 장시간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 외출에서 돌아오면 반드시 비누와 물로 씻어야 한다. 짧은 시간 야외활동을 할 때는 낮은 농도 제품을 반복해서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자외선 차단제를 함께 사용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먼저 바른 다음 기피제를 발라야 한다. 최근 화학 물질 대신 모기가 싫어하는 계피, 산초 등 천연 식물 추출물을 이용한 기피제가 밴드, 스프레이 형태 등으로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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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퇴치 형광등 외 특수 파장대의 빛(자외선)을 이용해 모기를 유인, 열선으로 태워 모기를 퇴치한다. 화학성분은 없지만 감전 또는 누전 등의 위험이 있다. 최근 지식경제부 기술표준원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모기 퇴치 형광등의 안전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7개 제품 중 4개 제품이 감전 보호장치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인증취소처분을 내렸답니다. 또한, 모기가 싫어하는 라벤더, 시트로넬라 등 천연 향을 입혀 모기를 퇴치하는 밴드, 패치 등도 인기인데요, 간편하고 천연성분이라 특별한 부작용이 없지만 효과가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이라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