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과거사 해결 의지 다잡다 (무등일보)

[이국언]

한일 과거사 해결 의지 다잡다

시민모임, 10만 희망릴레이 보고대회

입력시간 : 2011. 12.19. 00:00

근로정신대 피해 '보상'하라 근로정신대 문제 해결 촉구를 위한 '희망의 10만릴레이' 보고대회가 17일 광주 상무시민공원 광엑스포주제관에서 열린 가운데 일본 근로정신대 징용 피해자인 김정주(왼쪽부터), 양금덕 할머니와 나고야 소송 지원회 테라오 대표가 묵념을 하고 있다. 오세옥기자

나고야 소송 지원회 등 300여명 참석

위안부 할머니들의 수요시위가 1천회를 맞으면서 한일 과거사 문제가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광주에서 '근로정신대 문제 해결' 의지를 다잡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은 지난 17일 광주 서구 상무시민공원 광엑스포 주제관에서 '10만 희망릴레이 보고 대회'를 가졌다.

이날 보고대회에는 일본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김성주(83), 김정주(81), 양금덕(82)할머니와 장휘국 광주시 교육감, 이부영 한일협정 재협상 국민행동 상임대표, 일제피해자공제조합 회원, 시민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25년동안 근로정신대 문제 해결을 돕고 있는 '나고야 미쓰비시 조선여자근로정신대 소송 지원회(이하 지원회)' 테라오 대표와 공동변호단 이와츠키 코지(岩月浩二·58) 사무국장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테라오 지원회 대표는 "근로정신대 문제 해결을 위해 진행된 10만 희망릴레이의 성공을 축하한다"며 "독창적이고 에너지 넘치는 캠페인 진행과 더불어 시민들의 참여를 보고 지원회 역시 많은 격려를 받았다"고 인사말과 함께 일화 20만엔(한화 30만원상당)을 기부했다.

이와츠키 사무국장은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문제는 국경을 넘고 민족을 넘은 인권과 민주주의의 문제라는 점에서 일본 시민 운동과 한국 시민 운동이 연결되고 있다"며 "근로정신대 문제와 관련한 한일 시민 운동은 '연대(連帯)'를 넘어선 '동지(同志)'적 관계로 발전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본정부와 미쯔비시중공업을 상대로 10여년간 이어온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지난 2008년 도쿄 최고재판소에서 기각됐지만 미쓰비시중공업을 협상테이블로 이끌어 낸 것과 일본 사회에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성과도 거뒀다"며 "지금도 미쓰비시중공업과 협상을 진행중으로 어려운 제약들이 남아있지만 할머니들의 인권 회복을 위해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국언 시민모임 국장은 "이번 보고대회를 계기로 한일 과거사 문제 해결 의지를 가다듬고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로부터 조속한 사죄와 배상을 받아냄으로써 할머니들의 명예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0만 희망릴레이'는 일제강점기 미쓰비시로 끌려간 피해자 10만명과 일본 정부가 근로정신대 할머니들에게 지급해 파문을 일으킨 후생연금 '99엔'에 항의하는 뜻으로 10만명이 1인당 1천원의 투쟁기금을 모금한 운동이다.

광주에서 시작된 10만 희망릴레이는 전국민의 지지와 관심을 받으며 9개월여간 12만2천여명의 참여를 이끌어 1억2천800여만원을 모금했다.

김현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