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일본이 요즘 정상회담을 둘러싼 모종의 밀당이 접입가경 모습입니다. 북한의 김여정이 일본과 접촉을 거부한다는 담화를 발표하지만 일본 총리 기시다는 여전히 북일 정상회담 추진의 뜻을 밝히고 있습니다. 한때 원수처럼 여겼던 북한을 일본이 집요하게 접근 의지를 보이는 것은 겉으로 나타난 액면 그대로의 속셈은 아닐 것입니다. 일본인 납치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그것에 국한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일본의 총리 기시다는 이런 저런 문제로 국내에서 지지율이 거의 바닥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내치로서 회복할 가능성은 전무하기에 외교적 문제로 난국을 타개하려 합니다. 기시다의 레이다에 포착된 것이 바로 북한입니다. 북한은 미사일 실험 등으로 일본에게 스트레스를 많이 준 것이 사실입니다. 일본인 납치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은 사안입니다. 일본 총리 기시다가 일단 북한의 김정은과 북일정상회담을 열 경우 북한으로 볼 때 러시아와 중국이 아닌 서방세계 국가와의 몇년만에 첫 정상회담이니 국제적인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시다는 그것에 만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힘들게 이룬 북일정상회담의 효과를 증대시켜 일본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이끌려고 할 것입니다. 바로 미국과의 상황입니다. 지금 미국 대선에서 현 대통령인 바이든과 전 대통령인 트럼프의 대혈전이 펼져지고 있습니다. 얼마전까지 트럼프의 우세가 예측됐지만 현재는 막상막하로 보입니다. 트럼프의 이런 저런 럭비공식 언급과 행동에 피로감을 가진 유권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아무리 바이든이 싫어도 그렇지 자격이 아닌 인물을 또 다시 대통령에 당선시켜서야 되겠느냐는 정서가 점점 확대되는 모양새입니다.
그래도 트럼프가 될 경우를 감안해 일본 기시다는 북한을 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지금과는 많이 다를 것이라는 것이 중론입니다. 트럼프와 김정은이 여러차례 만나 세계적인 빅 뉴스를 장식했던 과거가 있습니다. 그런 모습을 재연하고 싶은 것이 트럼프일 것이고 그런 상황 전에 미리 선수를 쳐서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것이 바로 일본의 기시다의 복안이 아닌가 여겨집니다. 북한과 적대적인 관계를 고착화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패싱하겠다는 의도일 수도 있습니다. 일본인 납치 문제는 그 다음 상황입니다. 그럴 경우 일본내에서 기시다의 입지가 다시 회복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기시다의 희망사항입니다.
실제로 미국의 대통령 바이든은 북한에 대해 별 관심이 없습니다. 그냥 그렇게 놔두면 된다고 판단합니다. 날 좀 보소하면서 미사일을 쏴올려도 그냥 놔두면 제풀에 지쳐 쓰러질 것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괜히 관심을 표명하면 기가 살아 또 다른 무리수를 둘 수도 있다고 판단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일본 기시다가 북한의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큰 형에 앞서 김정은에게 접근하는 것에 미국 바이든이 불편한 심기를 가질 수 있습니다. 물론 북일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은 공식적으로 환영의 뜻을 표하지만 속내는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일본 기시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시다는 일본인 납치 문제 등 현안을 다루기 위함을 내세우면서 미국 바이든의 심기를 자극하지 않으려 하는 반면 만일 트럼프가 당선될 것에 대비한 사전 정지작업을 강하게 다져 놓겠다는 방식을 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도 북일 정상회담에 나서는 속내가 있습니다. 자꾸 한미일 공조니 한미일이 합심해서 북중러의 유대관계를 붕괴시키려 한다는 등의 움직임에 일종의 방해공작을 실시하는 차원에서 일본과의 외교접촉에 나설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한국정부를 무시하고 일본과 일종의 손을 잡으면서 한국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도 실려 있습니다. 또한 트럼프 이후 국제사회에 4년이상 활동상황을 보여주지 못한 것을 일본의 기시다와 정상회담을 하면서 세계에 자신의 위력을 보여주고 싶은 속내가 있는 것입니다. 김정은 나이 이제 40살입니다. 한창 일하고 의욕이 많은 시절인데 그냥 조그만 평양에 처박혀 있으려니 참 답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트럼프때 싱가포르도 가고 베트남도 가고 그렇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트럼프가 낙마하고 난뒤 거의 4년이상 이웃집인 중국과 러시아외는 두문불출하려니 좀이 쓸것입니다. 그래서 일본의 기시다가 계속 만나자고 하고 그 만남으로 자신의 이미지도 개선하고 한미일의 공조의 틈도 훼방놓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하지만 김정은의 속내는 일본 기시다도 너무도 잘 알고 있고 일본 기시다의 속내를 김정은이 너무도 잘 아는 상황에서 너무 노골적으로 접근하는 일본 기시다가 김정은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는 김정은보다 기시다가 훨씬 속이 타는 입장입니다. 국내의 지지율 극복에 북일정상회담만한 것이 없다고 판단하는 기시다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중국의 시진핑과 러시아의 푸틴의 입장에서도 김정은과 일본 기시다의 만남이 그렇게 편해 보이지는 않을 것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에 적극적인 원조를 부르짖은 기시다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시진핑도 미국과의 피곤한 무역전쟁에서 일본의 알짱됨이 결코 좋아보일 리가 없습니다. 미국도 속으로 반기지 않고 중국과 러시아도 그렇고 그런 상황에서 일본 기시다는 속이 타고 그런 형국을 너무도 잘 아는 김정은이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듯 합니다. 또한 러시아 푸틴의 4월 방북설까지 겹쳐 있어 한반도 주변 정세가 사뭇 복잡합니다. 한국에는 앞날을 결정지을 총선까지 있는 상황입니다.
2024년 4월 1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