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일찍 텃밭정리좀 하려고 나갔는데,
할머니 한분이 대추를따서 주머니에 넣다가 나를보곤 기겁을하곤
숙이네 집으로 들어가는척한다.순간 왜.?' 내껀데 하는생각.ㅎㅎ
일하는척하며 보니 급하게 뒤돌아서서 가는 할머니.
나는 누군지 안다.
명절이돼도 누구하나 찾아오지않는.. 자식때문에 등골빠진 미선이 할머니라는걸,
땅콩을 뽑으면서 별생각이 다든다.내꺼와 니꺼,를 철저하게 구분하며 살았던 지난날들,
그런 생각이 나를 얼마나 지치게 했는지..요즘 대추가 맛있긴 맛있는데..넉넉히 가져가셨을까.?
도토리를 주웠다.쏟아놓고보니..
백수 입장에서.. 쌀이 떨어진들..바라보기만해도 뿌듯하다.
밤새 둘이 몸살을 앓았다.집사람은 옴까지 걸려서 긁어대느라고 잠을 설쳤고.
나는 대기하면서 '물렸데 연고' 발라주느라고 잠을 설쳤다.
(이만큼 또있수.)
도토리가루를 만들기까진 일이 참 번거롭다.
전기장판에서 몇일을 말려야하는데 그렇게 말린 가루를 한봉지씩 넣어서
친척들이나 친구들에게 보내준다.돈고생,몸고생 하면서 왜 또 이짖을 하는건지.
도토리 줍고 돌아오면서 누구누구 줘야지. 웃는 집사람 표정이 밝다.
..............
집사람하고 어머니하고 또 싸운다.(ㅡ..ㅡ)
'어머니 왜 똥을 사방에 흘리면서 다니셨어요.'
'애가..생사람을 잡네 니가봤니.에이그....늙으면 죽어야되는데..'
'그럼..저 바지하고 속옷은 누가 빨았대요.'
'내가 아니.'
부엌에 들어서다 코를막고 돌아 나가는 아들 뒷통수에, 어머니가 사자후를 토해낸다.
'아~~~~이눔아..너는 왜 개새끼를 밤새..풀러놔서 부엌에다 똥싸게 만드냣.'
그러면서 강아지 똥이라는걸 믿어달라는듯.. 애원하듯 집사람을 바라본다.
(헉.)....^ㅇ..
(강아지똥은 토끼똥처럼 싸는데..이상허네.그리고 현관문은 닫혀 있었는데,)
(저..부엌엔 안드갔는대유.)
휴..
어머니약은 내가 보관하는데 수면제 만큼은 절대 본인이 간수하기를 고집한다.
집사람은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서 치매증세가 심해지는걸 방지하기위해 오늘도..
어머니에게 대들듯 따지는중이고..
................
그립다.
명절이면 바지를 한자씩 접어입히면서 딱 맞는다며, 경제적이던 어머니.
먹거리가 부족했던 명절에 고기반찬을 정량대로 따로 밥그릇에,덜어주시던 어머니.
자식들에게 반짝이는 총기를 물려주신 어머니였는데..
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두손들고 항복했다.
'애야...고기사는데 보태라.'
이십만원을 며느리에게 건네주는데 아들이 덥썩 받으려고 손을 내미니..
째려보며 ..손을 내친다.집사람이 직접 받아야 마음이 편하신듯..결국 집사람이 웃으며 하는말..
'어머니 용돈 모자를텐데..'
올해도,주고받는 현찰속에 보름달은 환하게 웃어줄테지.
첫댓글 글멋이 드려진 부모를 생각하는 고된 생활에도
님의 효성에 극찬합니다.
며느리가 잘하면 불효자라도 효자소리 듣고 살더군요.ㅎㅎ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사람 사는 풍경이에요.
즐거운 명절 되십시요.
즐겁고 행복한 한가위 맞이하세요.
멋있는 어머니 시네요..마음이 열려있는 분 같네요..
즐겁고 행복한 추석명절 보내세요..
금전문제엔 철저하게 자물쇠로 사셨는데,근래들어 마음이 변하셨슴니다.ㅎㅎ
즐거운 명절 보내십시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글에서 잠간 밝혔듯이 철저하게 구두쇠로 살았슴니다.ㅎㅎ
이젠 좀 바꾸고 싶은 계절임니다.
즐거운 명절 보내세요.
글 표현이 실감나, 정경이 눈에 선합니다.
사람 사는 냄새 가득나는 콩트 같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명절 즐겁게 보내세요.
감사함니다.
요즘은 글을 뵙지 못하네요.ㅎㅎ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미선이 할머니네 대추 잘 익은걸로 한 뒷박 주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 도토리 줍는것보단 가루내기까지의 과정이 여럽더구만요. 다람쥐먹을 껀 냉겨 놓고 줒어 오셨지요? ㅎㅎ 어미님과 실갱이 하는 모습이 아직은 정겹구만요. 주고받는 물질속에 싹트는 고부의 정? ^*^
방장님은 모르시는게 엄쑤요.ㅎㅎ
전기장판에 몇일씩 말리다보면 짜증 나기도하고 그러대요.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
놀부님 글은 항상 짠한 아름다움과 정감이 있어 좋습니다. 보내세요
어머니 이야기를 하실때는 우리 어머니 생각도나구요 ..
행복한
칭찬 고맙슴니다.^^
즐거운 추석에 행복까지 가득하시길 바람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