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거품은 불투명의 상징 실체를 숨기고 층층으로 쌓인 폭신한 불안 끓어오를 때 걷어내지 않으면 이런저런 이야기가 가장자리로 달라붙어 입안이 텁텁하다 탕을 떠올리면 입맛이 개운하지 않고 카푸치노를 떠올리면 뒷맛이 달콤하다 언제부터였을까 당신도 거품 같은 사람 어떤 때는 부글거렸고 어떤 때는 흐릿했고 어떤 때는 당도만 높았다 아무것도 먹지 않는 아침 당신은 악몽으로 부풀어 있었다 오전 11시 당신은 상사 앞에서 혼탁했다 그리고 저녁 8시 당신은 식솔들을 보며 달달해졌다 매일 거품의 패턴이 지속된다 언제 터질지 모른다 보고만 있어도 뾰족해지려는 생각을 감출 뿐이다
―창간호 《Poem People》 2022년 여름호 -------------------- 김서하 / 1963년 光州 출생. 2012년 평화신문 신춘문예에 시 당선(김현희). 건국대학교 대학원 문학예술치료학과 박사과정 재학 중. 시집『나무의 세 시 방향』『가깝고 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