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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밴쿠버 무역관>이 국내 문구 기업의 상담 주선을 위해 캐나다 바이어와 여러 차례 미팅을 한 결과, 색연필 분야는 ‘크레욜라’라는 미국 브랜드가 시장을 독점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10년 전 중국산 색연필의 대대적인 리콜사건을 계기로 안전성, 가격, 인증 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크레욜라가 부각된 것인데 이는 그만큼 한국 제품의 진출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밴쿠버 무역관> 자료를 토대로 캐나다 색연필 시장 현황과 진입 시 고려사항 등을 알아봤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크레욜라 = 캐나다에서 크레욜라(crayola)는 대표적인 문구 업체로 색연필 분야에서는 북미를 통틀어 판매율 1위를 기록 중이다. 현지 주요 판매점들은 크레욜라 제품을 모두 취급하며 색연필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대형 업체는 대부분 캐나다 동부에 있는 크레욜라 오피스에서 공급받거나 미국 본사에서 직접 조달하고 있다.
●“다른 브랜드? 글쎄…” = 대형 판매점 외에 쇼핑몰 일부 매장과 소규모 소매 판매점에서도 학용품을 취급하지만 캐나다에서는 한국 같은 다양한 문구·팬시점은 찾아볼 수 없다.
브리시티컬럼비아주의 주요 유통 체인점과 달러숍에 납품하는 B사는 “색연필은 안전상의 이유로 인증을 받은 제품을 선호하며 이렇게 규제가 엄격한 유아용 제품은 캐나다 정부에서 잦은 시장 조사와 제품 테스트를 하기 때문에 취급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학교에 직접 색연필을 납품하는 한 바이어도 “안전상의 이유로 다수 학교에서 크레욜라 브랜드를 구매하며 우리 회사는 이 브랜드만 취급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 밴쿠버 무역관이 현지 교육청에 문의한 결과 학용품 관련 구매부서를 따로 두어 오더를 하고 경쟁을 통해 1개 업체를 선정해 3년간 제품을 공급받고 있었다.
인근 학교와 유아 데이케어센터 등에 학용품을 납품하는 B사 구매 담당자는 “색연필을 취급하기 위해서는 크레욜라와 차별화된 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어는 특히 “밴쿠버 지역에서는 친환경 제품이 크게 환영받는다”면서 “콩으로 만든 색연필이나 리필이 가능한 색연필 등은 시장 진입의 기회가 충분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
●크레욜라를 선호하는 이유 = 레욜라 제품을 취급하는 T사에 의하면 10여 년 전쯤 캐나다와 미국에서 대대적인 색연필 리콜이 있었다. 당시 저렴한 중국산 색연필이 토이저러스 등 주요 체인점에 판매됐는데 캐나다 보건부 조사 결과 납 성분이 다량 검출돼 리콜됐다는 것이다. 당시 언론이 ‘크레욜라는 안전하다’는 발표가 있자 캐나다 학부모들은 즉각 크레욜라 브랜드로 돌아섰다. 캐나다 보건부에 따르면 색연필, 분필, 찰흙 등 영유아가 입에 넣을 가능성이 있는 제품은 납 성분이 90mg 이상 들어가서는 안 되며 현지 바이어는 성분 규정 확인을 위해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크레욜라 제품은 인증을 보유했을 뿐더러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생활잡화를 대형 체인에 공급하는 W사에 의하면 8개 들이 크레욜라 색연필을 약 75센트에 소매 판매점에 판매하고 있다. 다양한 문구류를 달러스토어에 납품하는 R사는 20~30센트의 크레욜라 제품을 취급하고 있다.
●한국산 색연필 진출방안 = 캐나다는 대형 체인점과 소매 판매점이 대부분으로 리테일 제품의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 특히 문구류 등은 주로 대형 체인점과 유통 판매점 등을 통해 80% 이상 판매되고 있어 이들이 관심을 갖지 않으면 납품이 사실상 힘들다.
여기에다 캐나다는 유아용품에 대한 규제가 까다롭다. 안전 관련 규제가 엄격하며 이를 증명하기 위해 바이어들은 인증을 요구한다. 다수 바이어가 색연필 관련 CE 인증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으며 미술용품 경우 라벨링 관련 ASTM D4236을 준수해야 한다.
한국 업체는 따라서 차별화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밴쿠버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바이어가 플라스틱 재활용, 환경 친화적 원료, 리필 등 친환경 제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패키징에도 재활용 가능 로고 등 친환경 제품이라는 특성이 뚜렷하면 도움이 된다.
< 주간무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