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의 차이
2022103085 이민희
익숙한 낯설음에 대해 생각하기에 앞서, 철학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교과서에서나 봤던 소크라테스가 전부라 처음 강의 주제를 봤을 때는 조금 어색했고 어렵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강의 주제를 본 친구는 재미있을 것 같다고 하였고 나는 단어 하나로도 많은 의견이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익숙한 낯설음’ 라는 주제를 가진 첫 시간에는 교수님이 A4용지를 나눠주셨다. A4용지를 절반으로 나누어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그리라고 하셨는데 나를 그렸었고, 교수님은 본인을 그린 이유를 물으셨다. 나는 나를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항상 행복의 1순위가 본인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랬더니 좌절했던 경험에 대해 다시 물으셨고, 그 질문에 나는 자신에게 관대한 편이라 좌절해도 그럴 수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보다 빨리 일어나는 것 같다고 답변했다. 다른 학생들의 답변으로는 부모님이나 애인, 친구가 있었고 각자 사랑하는 이유를 저마다 다르게 설명하였다. 같은 주제여도 각자 다른 이유로 설명한다는 점이 신기했다.
사랑하는 것에 대해 그린 후 남은 종이에는 싫어하는 것에 대해 적었는데 나는 사인펜 끄적이는 소리, 칠판 긁는 소리, 거짓말 등을 적었다. 싫어하는 이유에 대한 학생들의 답변 중 남이 강요하는 것이 가장 싫다는 답변이 인상 깊었다. 나도 한 번쯤은 그렇게 느꼈던 거지만 답변을 말하는 학생처럼 깊게 생각을 해 보거나, 그만큼 의식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았다.
사랑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한 설명이 끝나자 교수님은 처음에 그렸던 사람의 눈을 찢어보라고 하셨다. 나는 찢으면서 고작 그림일 뿐인데 마음이 불편했고 묘하게 기분이 나빴다. 반면 싫어하는 것을 적은 종이도 똑같이 찢었는데, 좋아하는 사람을 그린 종이를 찢을 때와의 정반대 느낌이었다. 오히려 시원하고 통쾌했다. 호불호를 의식하고 있기 때문에 불편한 감정과 통쾌한 감정이 느껴지는 것이고 사람들마다 느끼는 감정이 다른 것 또한 관점의 차이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았다.
이번 강의를 통해 마냥 어렵다고 생각했던 철학도 단순한 주제부터 생각해보며 흥미를 느낀 것 같다.
첫댓글 첫 수업이 인상적이었다니 다행이네요. 아무 것도 없는 종이 한 장을 반으로 나누었고, 그것에다 의미를 부여해서 각각의 반 쪽은 전혀 다른 것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렇게 의미와 가치를 탐색하고 부여하는 것이 철학입니다. 그러므로 일상에서 손쉽게 철학을 접할 수 있습니다. 이게 낯선 철학하기 수업의 목표입니다. 익숙한 것을 낯설게 보라는 중간고사 과제도 철학함의 출발점을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목표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나 자신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싫어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충분히 알고 있을 뿐 아니라 더 알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날카롭고 높은 마찰음을 싫어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볼 생각을 하지 않았을 테고, 그럴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냥 싫어하는 정도가 아니라 끔찍하게 싫다면 왜 그런지를 돌아다 볼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나 자신을 사랑하고 행복한 것이 가장 우선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도 찾아볼 수 있겠지요. 그렇게 해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