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와 계가 바둑
어저께 모 종편에서 어떤 펑론가가 문과 안은 단일화 한방을 노리고 있다면
박근혜는 하나 하나 쌓아가는 스타일.
즉, 바둑으로 치면 계가 바둑으로 이끌어 가는 형국이라더군.
일리가 있는 말이야.
그야말로 파란만장하다는 수식어가 부족할 정도로 평의원으로 출발해
지금에 도달하기 까지 여,야의 내노라하는 강적들을 모조리 패퇴시키며
차곡차곡 쌓아온 박근혜의 내공을 정치 초짜에다 아바타에 불과한 문과 안이
정공법으로는 절대로 이길수 없는 법이지.
따라서, 남은것은 이판사판의 한방, 단일화 뿐이야.
물론, 추악한 맨얼을 감추고 문과 안의 등뒤에 숨어있는 자들이
계가바둑 즉, 안전한 방법으로 박근혜를 이기려고 갖은 노력을 다 해온것도 사실이야.
그러나 바둑으로 치면 이창호, 계가바둑의 지존이라할 박근혜를 절대로
이길수 없었던 거지.
아시다시피 이창호에게는 신산(神算)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어.
다름아닌 이창호 이전에 그 부분에 관한한 천재라 일컫던 일본의 컴퓨터 이시다가
붙여준 것인데, 판이 중반쯤에 이를때 이미 반집 승부까지 계산한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야.
물론 이창호의 바둑은 박진감이나 반전이라는 면에서 재미가 없는것은 사실이야.
당시 라이벌이었던 세계최고의 공격수라 불리우던 유창혁에 비해 그 인기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지.
그러나, 유창혁의 바둑은 재미가 있는 반면 역전패도 자주 당함으로서
승율이나 안전성이라는 면에서는 감히, 이창호를 따라갈 수가 없었어.
더구나 이창호의 진가는 국가의 명예가 걸린 국제전이 벌어지면 더욱 빛이 나곤 했지.
당시, 한, 중, 일은 국가의 자존심을 걸고 5명의 대표선수들을 뽑아
치열한 다툼을 벌렸는데, 언제나 한국의 우승으로 끝이 났었어.
바로, 야구로 치면 끝판대장이라할 이창호가 한국팀의 맨 마지막에
위치하고 있었기 때문이야.
심지어, 어떨때는 다른 선수들이 초반에 다 떨어져나가고 혼자 남아서도
타국 선수들을 모조리 이겨 기어코 우승하는 괴력을 발휘하곤 했었어.
바로 정치로 치면 위기때 마다 어김없이 당을 건져낸 박근혜와 같은 경우지.
물론, 이창호라고 해서 다 이길수는 없는 법이라 간혹 지기도 했었는데
정치로 치면 노명박연대나 지금의 단일화 같은 변칙수법에 의해서지.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창호 사전에는 한번 당한 수법에는
절대로 다시 당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야.
따라서, 지금의 단일화와 같은 속이 뻔히 드러나는 재탕, 삼탕 수법에
박근혜가 결코 당할일이 없다는 거야.
과거, 이창호와 유창혁이 등장하기 이전에 우리 바둑계를 흥분 시킨 천재기사가
한명 탄생했었는데 바로, 손오공이란 별명을 가진 서능욱이었지.
그의 바둑은 그 별칭이 말해주듯, 그야말로 천변만화를 일으키는 화려함 그 자체였어.
가끔은 당시 절대강자였던 조,서도 이기곤 했었는데,
결과적으로 그는 그 흔한 국내 타이틀 하나 차지하지 못하고 그저 그런 기사로
전락하고 말았어.
그 이유인즉슨, 한방 즉 대마를 잡아 크게 이기는 재미에 빠져든 때문이었지.
그런 그가 후일, 이창호와 쌍벽을 이루었던 중국의 최강자 마샤오춘과 국제전에서
만났는데 다 지던 바둑을 그 특유의 한방으로 막판에 대마를 잡아 불계승을 거두었어.
그러자, 바둑계의 흐름을 잘 몰랐던 우리 여자 아나운서가 마샤오춘에게
"크게 지셨는데, 배운점이 있다면 한말씀 해주시지요"라고 했어.
그러자 마샤오춘은 이창호에게 질때와는 달리 생중계임에도 불구하고 크게 짜증을 내며
인터뷰 도중에 퇴장하고 말았어.
당시 이 사건은 중국에서도 크게 화제가 되었는데 결론은 어떤 승부던 상대가 납득할
만한 방법으로 이겨야 뒤끝이 깨끗하다는 거야.
바로 정치로 치면 단일화던, 무슨 연대던 편법을 통해 탄생한 정권은 항상 그 후유증에
시달리게 되고 결국은 바람직하지 않는 종말을 맞게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경우인 거지.
그렇다면, 박근혜를 극복하는 방법은 정녕 없는 것일까?
승부의 세계에서는 영원한 승자도 영원한 패자도 없는법,
역대 승율 1위, 타이틀 획득 1위, 말그대로 바둑계의 절대지존인 이창호를
극복한 사람이 있어. 두사람이야.
그중 한명은 위에서 잠시 거론한 중국의 마샤오춘이야.
그는 중국의 전설적인 천재기사 철의 수문장 섭위평의 뒤를 이어
13억 중국인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던, 객관적 실력으로도 이창호나 유창혁에
결코 밀리지 않았던 기사였지.
그런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는 예선이던 결승이던 이창호를 단한번도 이기지 못했어.
너무도 괴로워하던 그는 어느날, 한창의 나이에 돌연 은퇴를 선언했어.
그리고, 국가대표팀 코치를 자청, 후진들을 양성했는데 그들이 바로,
이창호를 넘어선 것은 물론이고, 오늘날 전세계 바둑계를 주름잡고 있는
바로 그 공포의 마군단 기사들이야.
또 한사람은 이창호와 동갑내기였던 이상훈이었어.
그 역시도 한때 촉망받는 천재기사로 주목 받았으나, 마샤오춘과 마찬가지로
이창호의 벽을 넘지 못해 늘 전전긍긍했었어.
어느날 너무도 괴로운 나머지 기사생활을 포기할려고 고향인 진도에
내려갔는데, 그기에서 코흘리개였던 막내동생의 가능성을 발견한거야.
그길로 다짜고자 서울로 데려와 십년여의 눈물겨운 뒷바라지 끝에 그야말로
이창호 못지않는 괴물을 만들어 냈는데,
그가 바로 다른 수식어가 필요없는 현재 세계 1위 이세돌이야.
마샤오춘과 이상훈,
이창호 컴플렉스를 지독히도 앓았던 사람들,
꿈속에서라도 이창호를 이겨보고 싶었던 사람들이었지.
그러나, 현실에서는 도저히 이창호를 극복하지 못하리란 것을
깨닫는 그 순간, 그들은 확실하게 이기는 방법,
즉, 미래를 도모하는 길을 택했던 거지.
누차 말해왔지만 박근혜는 현존하는 정치인중 최고수야.
이창호가 크게 이길수 있는데도 늘 안전한 계가바둑으로 이끈것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힘을 적절히 갈무리 할 줄 아는 단계까지 접어든
그야말로 고수중 고수지.
따라서, 그가 배수진 까지 치고 나온 이상 이번 대선에서 만큼은
절대로 지지 않아.
이재오던 이해찬이던 박근혜를 꼭 이겨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먼저, 위의 마와 이처럼 자신들의 한계부터 깨달아야 할거야.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박근혜보다 더 훌륭한 정치인을 키워내는 길 밖에는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