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는 전염병에 의해 주기적으로 '리셋' 돼 왔다.
역사적으로 전염병은 인구 구조와 노동시장, 자본 흐름 재편 등의 결정적 변수가 되기도 했다.
최초의 국제적 팬데믹인 안토니누스역병은 로마 제국의 전성기를 끝냈다.
천연두로 추정되는 이 역병은 동방 원정에서 돌아온 병사들에 의해 전파돼
약 50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 갔다.
당시 로마 인구의 25%가 사라졌고,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도 이 병으로 사망했다.
사망자 수를 추산할 수 있는 초기 전염병 중 가장 치명적 이었던 흑사병으로는 최대 2억명이 사망했다.
발생 6년 만에 유럽 인구의 절반 이상이 사라졌다.
그러나 이 참극은 역설적으로 중세 유럽의 지배 구조였던 봉건제를 무너뜨렸다.
유럽인의 도착과 함께 아메리카 대륙에 전파된 천연두는 16세기에 아메리카 원주민 인구 95%에 달하는
약 5600만명의 사망자를 냈다.
이 '대사멸'은 노동력 부족을 메우기 위한 아프리카 노예 무역이라는 경제 구조를 만들어 냈다.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은 약 2년 만에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인 5억먕을 감염시켰다.
전쟁보다 무서운 역병으로 알려진 이 독감으로 인해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이 앞당겨졌다.
사망자는 최대 1억명으로 추정된다.
21세기 들어서도 대형 감염병은 5~6년 주기로 반복된다.
2003년 발생한 호흡기 질환인 사스(SARS)는 사향고양이를 중간 숙주 삼아 전 세계 30개국으로 확산됐다.
사스로 인해 약 8000명의 감염자와 774명의 사망자를가 발생했다.
2009년 발생한 신종플루(H1N1)로 전세계 2만 명 이상이 사망했다.
가장 최근에 발생한 코로나19는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시작됐다.
올해 2월 기준 전 세계 누적 확진자는 7억7000만명, 공식 사망자는 약 710만명에 달한다. 이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