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특별자치도가 중국인 관광객들로 인해 때 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8월 현재 잠정 거주 인구수가 60만명(내국인 59만명, 외국인 1만명)으로 올해에만 7,500여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 이곳 소비 상권의 새로운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외국인 주민 1만명 시대를 맞아 서귀포시와 제주시내 의류 매장에서는 외국어에 능통한 단기 아르바이트 판매사원을 고용해 장사를 하고 있을 만큼 명동 못지않은 외국인 특수를 누리고 있다. 올 상반기 제주자치도내 외국인 면세점 판매 실적은 지난해 1억600만 달러 보다 49%나 증가했다. 외화 획득 실적은 총 2억8480만 달러로 이중 중국 은련카드 사용 금액이 1억3천만 달러에 달한다. 이렇다 할 백화점과 복합쇼핑시설이 없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큰 규모다.
이 같은 영향은 도심 시가지 상권까지 호재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전통 상권인 칠성로는 제주시 연동과 노형동 일대에 신시가지가 잇따라 조성돼 상권이 분산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패션 1번가’로 손색이 없다. 연동에는 유흥업소, 노형동에는 외식업소가 몰려 의류 잡화 중심의 칠성로와 차별화돼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연동에도 칠성로에서 입점 브랜드가 겹치면서 넘어온 주요 브랜드 매장이 하나둘 자리를 잡아 의류 소매상권이 더욱 확장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소상공인지원센터가 펴낸 ‘제주시 상권분석’ 자료를 보면 칠성로 상권의 업종 분포 중 도소매업이 56.6%로 절반을 넘는 상태다. 특히 의류 가게가 전체 점포의 43%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세부 아이템을 보면 남녀 캐주얼, 여성 정장, 스포츠의류가 대부분이다. ‘옷 사려면 칠성로로 가라’는 말이 빈 말이 아닌 셈이다.
이들 의류 매장은 중앙사거리에서 탑동사거리에 이르는 대로변 이면 골목(일도 1동쪽)에 밀집돼 있다. 의류 가게들은 불경기 여파로 예전보다 장사 재미가 못하지만 다른 도시의 구도심 상권에 비해서는 대체로 나은 편이다. 서귀포시 서귀동 중정로 일대 역시 10대와 20대 초반의 고객 취향에 맞는 브랜드에서부터 중고가대의 다양한 브랜드의 위탁 대리점이 자리 잡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의 다양성이나 가격 경쟁력만 있다면 의류 매장을 열더라도 승산이 있는 곳이며 의류 업종이 아니고 잡화나 액세서리류를 취급한다면 10대와 20대 초반의 젊은 층을 겨냥한 브랜드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구 제주 상권으로 불리는 일도동에서 남성복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황병찬 사장도 “중국인 고객은 물론이고 거주 인구들의 소비 활동도 왕성하다”며 “실제 제주도는 이들 구매 매출이 전체의 80%를 차지하며 내국인 관광객 소비는 높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