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칠은 두 파트너보다 더 오래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영국은 1940년 6월에 프랑스가 함락된 이래 거의 1년 동안 홀로 히틀러에 맞서 싸워왔고, 전후 목표를 심사숙고할 입장이 못 되었다. 순전히 생존의 문제가 모든 에너지를 빨아들이고 있었고, 전쟁이 어떻게 될지 상당히 불투명했다.
미국의 막대한 물질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승리할 수 있다는 희망을 품을 수 없었다. 만약 미국과 소련이 실제로 참전했던 시기에 참전하지 않았더라면, 영국은 궁극적으로 히틀러와 타협하거나 패배로 내몰렸을 것이다.
히틀러가 1941년 6월 22일에 소련을 공격하고, 일본이 1941년 12월 7일에 진주만을 공습하고, 다시 며칠 후에 히틀러가 희한하게 대미국 선전포고를 함에 따라 처칠은 전쟁이 아무리 길어지고 고통스러울지라도 결국 자신이 승자의 편에 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때 이후에야 처칠은 비로소 전쟁 목표를 현실적으로 다루기 시작할 수 있었다.
출처 : 헨리 키신저의 외교, 헨리 키신저 저, 김성훈 옮김, 김앤김북스, 2024년, 414~415쪽
첫댓글 근데 그럴라면 독일이 소련을 침공하지 않고 일본이 미국을 공격하지 않거나 독일이 미국에 선전포고를 안해야 가능할텐데 다 실현성이 있긴 했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