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하게 써야 할 놈을 단단하게 써서 일어난 사단이라나
야물고 딱딱한 놈을 억척스럽게 우겨 넣고 씹은 결과라니
세상 일에 원인없는 결과 있으랴만 오래도록 써서 그렇겠지만
지난 연말 쯤 되어서 닳아지고 깨지고 금이 갔다고 갈아내고 다듬어서
곱게 황금으로 덮어씌워 치장하였으니 아무렴 오래도록 10년이고
20년이고 아니지 죽어 화장터에 저승사자 노잣꺼리라도 넉넉히(?)
될 썽 싶었는데 어쩌자고 고친 이빨이 아리고 쓰리고 욱신거리니
세상만사가 아무리 아리아리요 스리스리랑에 아라리가 낫다고는 해도
물컹한 밥알 하나라도도 씹자면 신경이 곤두서고 양치질 뒤에 물이라도
한 모금 꿀렁거리자면 시리고 얼얼대니 사단이 나도 큰 사단이라
의사는 아무래도 이뿌리가 깨졌을 것이라는 얄팍한 진단에
신경까지 다 죽인 이빨이 왜 이렇게 통증이 심하냐는 푸념으로
서툴고 미심쩍은 내 알량한 머리는 결국 이웃 치과를 찾았으니
또 다시 거금을 들여 시티촬영에 빼지 않으면 턱뼈가 상한다는 말에
20년 지기면 무엇하랴 신뢰라는 허울은 잠깐 한심스럽게 깨져나가고
이빨은 허망하게 뽑혀 예도 없이 장사지내고 말았으니 이런 실망이라니
들인 돈도 돈이려니와 시간과 고통을 감내하고 마취에서 얼얼대며
깨어나는 몽롱으로 초짜배기 어릿광대 혓바닥을 씹었던게 몇 번이던가
아! 예순 다섯 해 몸서리치게 간난신고를 함께하던 정겨움도 마다하고 뻘건
핏방울 뚝뚝 흘리며 눈 앞에 들이대는 몰상식 의사양반의 상세한 설명에도
지긋이 눈을 감고 속으로 눈물을 삼키는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하는 말이 속절없는 변명 나부랑이에 실수(?)는 없었다는 말에도
임플란트 하신다면 보철비는 빼주시겠다는 알량한 제안이라니
두툼한 솜뭉치 앙당물고 말도 못하고 눈만 꿈벅꿈벅 뻑뻑한 가슴
눈자위 뻣뻣한 손등으로 몇 번 들이 문질러 댔더니 눈알조차 씨리고
아푸더라니 어릴적에 실에 매달린 젓니를 초가지붕 위로 던지면서
두껍아 두껍아 헌 집 줄께 새 집 다오 노래라도 불렀다면 희망이라도
있어 덜 서운했으련만 어쩌자고 금이 붙은 이빨은 내 차지도 안 되고
금값으로 오만원 할인해 준다면서 홀라당 같은 처지로 모인 서랍으로
던져 버리니 장사치를 능가하는 저 상술(?)에 혓바닥조차 날름거리지
못하게 해 놓고 해 대는 꼴이 가관을 넘어 장관이더라니 덧씌울 때는
금 한 돈에 40만원이라면서 수공비는 꽁짜나 다름없다면서 가져갈 땐
기껏 오만이라니 이런 무쇳값으로 쳐도 그 값 하겠다는 말이 밀려
올라 오고 있었지만 솜뭉치 물고 있는 입은 옴작딸싹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에 분수라도 유분수이라더니 새해맞이 액땜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터무니 없는 위로다면서 또 달리 새해를 시작한다
첫댓글 입안이라니 아무리 거울로 들여다본들 사진 찍는 것만 못하고 혀끝 놀림은 비전공인이니 당할 수 밖에 없는 사실입니다.
강한 이 자랑 한답시고 게딱지에 깡깡한 것이라면 무조건 오도독 씹던 옛의 결과에 이 노인네 치과에서 마취주사에 놀래 신경치료는 뒷전으로 도망나온 두 세 달 전이 생각나서 피식 웃습니다.
겨우 오만이라니 누구 장난하나요?
그래서 자식들 의사 시킨 두 친구는 손자들도 못 보고 외롭게 사는 걸까요?
난 지금은 아예 살금살금 입안에서 신입사원 면접 보듯이 음식을 그리하고 산답니다.
참고 하시구요.
에고 또 돈 나간다!
벌이도 없는데 지출은 사방팔방 지천이라 그래도 병원신세 약방신세는 면하려니 했는데 이빨에 들어가는 지출이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기면서도 애석한 일이랍니다 벌써 몇 개를 뽑았으니 말입니다 옛날 같았으면 그저 잇몸으로 살 나인데 발달된 의술에 감사해야 할 일... 수긍이 아니라 불긍이니 말입니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