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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157
#1. 우주방 (밤)
성란 들어서 문 닫는다. 우주 누워 자고 있다.
성란 다가와 잠든 아들을 벅찬 마음으로 본다.
몇년간 못본 동안, 그새 훌쩍 커버린 아들이 한편 대견하고 한편 낯설고...말할 수 없이 미안하고 가슴 아프다.
성란 벅찬 마음으로 손 올려 이마의 머리올 쓸어 올려준다.
성란 : (빙그레 보다).......(이불 여며 주고 돌아서는)......
#2. 대문 앞 (밤)
금순 대문 열고 들어와 닫는다. 기운없이 잠시 기대어 서서 움직일 줄 모르는....
그러다 후 심호흡 하고 마음 가다듬는다. 손으로 얼굴 수습하고, 다시 한번 마음 가다듬고. 현관으로.
#3. 마루 (밤)
태완 텔레비젼 보고 앉아 있고, 정심 빨래 접고 있다.
금순 다녀왔습니다....들어선다.
정심 : 너는 지금이 몇신데 이제 와?
금순 : (다가와 앉는다)........
정심 : 너 이렇게 늦게 다니면서 휘성이 델구 나가 제대루 돌볼 수나 있겠니?
금순 : (애써 내색 않고 무심하게 툭) 아니요 자신 없어요 어머니....그래서 안나갈려구요!
정심 : (보는).....안 나가?
태완 : (역시 보는)......
금순 : 예..어머니...아주버님....저 안나가기루 했어요. 저 결혼 안할래요.
정심 : (놀라서).....너.....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금순 : 그냥 아버님 어머니 모시구 휘성이랑 살래요 저.....그래서 오늘 아저씨랑도 깨끗하게 헤어졌어요..
정심 : .......
태완 : 무슨 소리야?....장난하는거 아니지?
금순 : 아녜요 아주버님...밥 먹고 할일이 그렇게 없어요 이런 일로 장난하게.
태완 : 그럼 정말 헤어졌단 말야? 끝냈어?
금순 : 예....그러니까 어머니....이제 저 책임지셔야 해요?
저 이제 아버님 어머니 곁에서 귀찮다구 쫓아내실 때까지 살꺼거든요? (배시시)
정심 : (당황하고 놀라서 말을 못하고 보는).......
금순 : 그럼 어머니..(좀 웃는) 저 제 아들 보러 먼저 들어갈께요....어머니 아주버님 안녕히 주무세요...(일어나 방으로).....
태완 : (놀라고 기막혀 그모습 보는)......(그러다 욱해 따라 일어난다)
#4. 금순방 (밤)
금순 방문 열고 들어서 가방 내려놓는다. 휘성 자고 있다.
금순 방문 닫으려면, 태완 방문 휙 밀고 들어와 문 탁 닫는다.
태완 : 뭐야?....제정신이야 지금?
금순 : (보는).....
태완 : 내가 뭐랬어? 아버지 엄마 게의치 말구 휘성이 데리구 나가라구 했지? 시간이 지나면 결국 두분 받아들이신다구?...
내말 다 어디루 들었어?
금순 : .....
태완 : 미치겠다 진짜....제수 이런 식으로 나오면 우리 가족 다 싸잡아 파렴치한 인간들 만드는거 몰라?....
왜 헤어져 헤어지길. 죽은 남편 시댁식구 그까짓게 뭐라구!
금순 : 그런 식으로 말씀하지 마세요 아주버님....
태완 : 가. 가서 다시 만나. 제수 그런 남자 놓치면 어디서 또 그만한 남자 만날 수 있을꺼 같애?
전남편 애 그렇게 진심으로 받아들여주는 놈 흔치 않어!....(손 잡고 잡아 끈다) 가자. 가서 취소하구 다시 만나 가...
금순 : (버티며)....아주버님 아주버님 이러지 마세요. 저 너무 힘들어요 이러지 마세요. 저 정말 힘들어요.
태완 : (보는).....
금순 : (눈물 핑 도는)....아저씨랑 저....정말 힘들게 결정 한거에요....그냥....그냥 받아들여 주세요....
아저씨를 더이상 힘들게 하구 싶지 않아요 아주버님...(눈물 날것 같은)
태완 : (속 터진다).....
금순 : ......
#5. 재희 화장실 (밤)
재희 세면대 앞에 구부정히 서 있다. 세면대에 물 틀어져 있다.
재희 세수하던 모습 그대로 세면대 한손으로 집고 울고 있다.
숨 죽여가며 혹시라도 울음소리 새어 나갈까, 물 틀어놓고 아프게 아프게 눈물 흘리고 있다.
#6. 금순방 (밤)
금순 이불에 누워 모로 누워 있다. 베개를 하염없이 적셔가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7. 안방
노소장 자고 있다. 정심 일어나 앉아 있다. 몹시 심란한 표정이다.
노소장 자다 깬다. 노소장 정심 보고 일어나 앉는다.
노소장 : 일찍 일어났네?....
정심 : 여보....(보는)....금순이....그남자랑 헤어졌대요.
노소장 : (보는).....무슨 소리야?
정심 : 어제 밤에 들어와서 그러드라구요 결혼 안할꺼라구 헤어졌다구 여기서 휘성이랑 산다구.
노소장 : (놀라워).....그래애?...그럼 주말에 휘성이 데리구 안나간대?
정심 : .....예....그렇다네요. 여기서 우리랑 산대요. 쫓아내실 때까지 살꺼라구 이제 저 책임지래요.
노소장 : (그말에 보는).....
정심 : .....아무래두 우리 때문에 헤어졌나봐요. 도저히 애 데리구 못나가겠구 그렇다구 놓구도 못나가겠구.
노소장 : ......그렇다구 설마....우리 때문에 헤어졌을라구....
정심 : (보는).....아니면 갑자기 왜 헤어졌어요?...눈치가 서로 죽고 못사는거 같았는데?
노소장 : ......그래두.....설마 아무리....
정심 : (말 못하고 보는)......
#8. 금순방
금순 막 일어나 앉는다.
노크소리. 밖에서 정심 일어났니?.....금순 대답하면 정심 들어온다.
금순 : 어머니 일찍 일어나셨네요.
정심 : (다가와 앉으며 공연히 자고 있는 휘성 본다)......어...잘 자네 어제두 일찍 잤는데......
(하다 금순 본다).....너.....그남자랑 정말 헤어진거야.
금순 : (좀 웃는)....예.
정심 : (그런 금순을 보다가).....왜?
금순 : (막상 물으니 대답 못하고 보는)......
정심 : (그 표정에).....너.....정말 우리 때문에 헤어졌구나? 그렇지?
금순 : (주춤해 보다가).....아니에요.....원장님도 계속 반대 하셨어요.
정심 : (와락 속상한)......너 진짜....누가 언제 너보구 그남자랑 헤어지라구 했니?
금순 : ......
정심 : 내가 진짜 미치겠다 너 때문에....니가 정 그래야겠으면 그러라구 했잖아.
결혼 전까지만 우리한테 휘성이랑 같이 있을 기횔 달라구....
너는 그럼 우리가 웃으면서 휘성이 얼른 떼줬어야 한다구 생각하니?
금순 : .....어머니....아니에요 정말루 아버님 어머니 때문만은 아니에요....
원장님도 휘성이 놓고 와야 결혼허락 한다구 하셨어요.
정심 : ......
금순 : 어머니 아버님 때문이 아니라....저 때문이에요....제가....말씀 드렸잖아요. 저 혼자 두분 짝사랑 했다구.....
어머니 아버님은 모르시죠? 제가 두분을 얼마나 좋아했는지? (일부러 웃는데).....
정심 : (그말에 왈칵 감정 오르는).....
금순 : (그 표정에 웃음기 거두고).....뭐 하나 떨어지는게 없잖아요....아버님 어머니...원장님....
할머니 말씀이 이렇게 양가 집안 어른들 가슴에 못 박고 시집 가는거 아니라구....
어른들 입장에서 그럴 수밖에 없다구.....헤어지라셨어요....그래서 그랬어요.
정심 : (속상해서 보다 외면하는).....
금순 : (그모습에).....어머니이?
정심 : (외면하고 있다).....알았어....(일어나려고 베개 집어보다 주춤한다. 베개 여기저기 만져보고 금순 본다).....
(베개가 축축하다. 밤새 울었다는 얘기다).....
금순 : (정심 시선에 무안해 배시시)....예 좀 울었어요....그럼 헤어지고 와서 울지도 않아요.
정심 : (그 모습에 왈칵 더 오른다. 저 미련한 것......외면하는).....
#9. 마루
노소장 휘성 앉아있다. 정심 국그릇에 국을 퍼서 상에 올리고, 금순은 밥쟁반, 태완은 물쟁반 들고 다가온다.
휘성 손으로 음식 집어먹으려 하면, 금순 다가오며.
금순 : 어 휘성아 손으로 그러면 안되지...아버님 휘성이 좀 못하게 해주세요.
노소장 : (그말에 얼른) 어..휘성아...(못하게 말리고 힐끔 금순을 살핀다)
금순 : (애써 밝고 환한 표정으로).....아버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노소장 : 그래....(살피며)....얘기 들었다....사실이냐?
금순 : 예...(좀 웃고, 밥 공기 앞앞이 놓는다).....
노소장 : (그런 금순을 본다).....
정심 : (국 다 퍼서 올리고 냄비 한쪽으로 치우고)....다 됐나?
금순 : (다 놓고)...예....근데 꼭 뭐가 빠진거 같이 허전하죠 어머니? 아주버님 형님이 안계셔서 그런가봐요.
정심 : ....그런가봐.....드세요.
노소장 : ....그래 먹자구....먹자.
금순 : 예...(숟가락 들고)....참 어제 우주 도착 했죠?
태완 : (아무도 대답 않자)....했대.
금순 : 예...궁금하다..아직 다들 못보셨죠? 빨리 보고 싶어요. 우리 휘성이한테는 형이 생긴거잖아요?
그러나 가족들 아무도 선뜻 대답 못한다.
금순은 애써 씩씩한데, 오히려 가족들은 말이 없다.
금순 : (그런 가족들 느껴 더이상 말 않고 휘성 먹인다)......
#10. 안방
노소장 문 닫고 들어온다. 노소장 다가와 자리에 앉는다.
노소장 금순의 이별결심이 당황스럽다.
노소장 : ......
#11. 오미자 주방
오미자 자리에 앉아 있다.
재희 다가와 앉는다. 재희 말없이 왼손으로 포크 집어든다.
오미자 : (살피다가)....감기 걸렸니?....눈가가 부었다?
재희 : .....아니에요.....(먹기만).....
오미자 : (계속 아들 살피다가) 저기....재희야.
재희 : (보면)....
오미자 : 이 얘기를 너한테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 많이 했는데....그래도 하는게 좋을꺼 같다.....
(신문 기사를 슬그머니 재희 앞에 놓는다)....
재희 : (기사 보고.....엄마 본다).....
오미자 : .....누군지....알겠니?
재희 : (보다가).....예....알아요.
오미자 : (좀 놀라운).....어떻게 알어?.....얼굴 본 적 없잖아?
재희 : ......있어요....대학입학 하던 해.....이모한테 얘기 듣고 한번 내려가서 보고 온 적 있어요.
오미자 : (놀라워 보다)....그랬어?....그랬구나.....
재희 : ......그런데 갑자기 왜 이런 얘긴 꺼내세요?.....엄마 나한테 이런 얘기 한적 한번도 없잖아요?
오미자 : ......그래....이분이 날 찾아왔드라. 널 한번 보고 싶다구.
재희 : (보는)......
오미자 : ......이모가 이민가기 전에 찾아가서 니 얘길 했대....
그때 바로 올라와 보고 싶었는데 자격이 없는 것 같아서 못왔다구....
재희 : ......
오미자 : 삼년 전에 사별하고 지금은 자식들도 다 출가시키구 기사에 난데로 섬에 계시대....
그래서....이젠 좀 그나마 자격이 생긴거 같다구....너만 괜찮다면 너 한번 보고 싶다구...
재희 : (엄마 보다.....시선 외면하고)....아니요.....만나고 싶지 않아요.
오미자 : (어쩐지 가슴이 내려앉는다)......
재희 : 봐서 뭐해요 이제 와서....그리고 저는 사실 며칠 전에 한번 더 뵜어요....선생님 연구실에서요.....
눈 앞에 자식 두고도 모르시더라구요. 물론 한번 본 적 없으니....모르는게 당연 하겠지만.
오미자 : (그말에 가슴이 무너지는).....
재희 : .....저는 만나고 싶지 않아요....엄만....엄마가 알아서 하시구요....(다시 포크 집어들고 먹는 척)......
오미자 : (그런 아들 계속 본다. 아들의 상처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12. 재희방
재희 문 닫고 들어온다. 의자로 다가와 앉는다.
<인써트 - 장박 연구실에서 만났던 김박. 악수하자고 손 내밀고 웃던 모습>
재희 : .......
#13. 원장실
오미자 김박 소파에 앉아 있다. 찻잔 놓여 있다.
김박 차 마시다 내려 놓는다.
오미자 : ........만나구 싶지 않대요.
김박 : (보는....순간 눈빛이 흔들린다).....예.....
오미자 : (그런 김박을 본다)......
김박 : (잠시....이내 다시 다스리고).....이해해요....나라두 보고 싶지 않을 수도 있어요.....이해해요 충분히....
오미자 : .......
김박 : (보다).....그럼 이만 가봐야겠네요....(일어난다)
오미자 : (보다 따라 일어난다).....왜....말 안했냐구 안물어보시네요?.....내 아들을 낳으면서 왜 묻지도 않았냐고...
이 나이 되도록 키우면서 어떻게 그렇게 끝까지 숨길 수가 있었냐구 따져 물을 줄 알았는데?
김박 : ......내가 죄인인데 그런 걸 따질 자격이 있나요?
오미자 : (보다).....
김박 : (보다).....언니 말씀이 아주 훌륭하게 바르게 잘 컸다구 들었어요.....
고마워요...진심으로...혼자서 얼마나 힘들었을텐데....
오미자 : (보다가)..........언제 내려가세요?
김박 : .....오늘 저녁에 가요.
오미자 : ......예.
김박 : (선뜻 입을 떼지 못하다....오미자 본다)......언제....섬으로 놀러 올래요?
오미자 : (보는)......
김박 : (좀 머쓱한 미소)......너무 늦었나요?....이제 와서?.......내가 참 많이 원망스럽고 미웠죠?
오미자 :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겠죠...하지만....어쩔 수 없었던 거...알아요....
그때 그런 말 하셨죠?...버릴 수 없는 것 보다는....갖구 싶은 것을 포기하는 것이....감당할 수 있는 선택이라구.
김박 : .....그래요....그랬어요........미안해요.
오미자 : .....아니에요....그렇게 따지면 저도 돌아가신 분께....죄를 지었는데요.........고마워요.... 이렇게 찾아와 줘서.
김박 : .....나두....다시 한번 고마워요......그리고....(툭 농담처럼 웃으며) 다음엔 우리 좀..... 빨리 만납시다....
둘다 서로 자유로울 때....(사람 좋게)
오미자 : (그런 김박 본다)......(그제야 처음으로 미소 짓는다).....
#14. 수 미용실
금순 카트 밀고 다가와선다. 손님 잡지책 보고 앉아 있다.
금순 장갑을 끼면서.
금순 : 안녕하세요 손님. 이번주부터 일하고 있는 나금순이라고 합니다.
조금이라도 당기거나 불편하신 부분 있으면 바로 말씀해 주세요. 그럼 시작 하겠습니다...
금순 빗으로 머리의 섹션을 나누기 시작한다. 열심히 일에 몰입하려 애쓴다.
#15. 숙모네 마루
할머니 기운없이 나물 다듬고 있고, 숙모는 과일을 깎고 있다.
금아 방문 와락 열고 나온다.
금아 : 할머니?....금순이 그사람이랑 헤어졌대요.
할머니 : (힐끔).....
숙모 : 어머 그게 무슨 소리야?
금아 : 태완오빠랑 통화했는데, 어젯밤에 금순이가 그랬대 아저씨랑 헤어졌다구 그냥 시댁서 계속 살꺼라구.
숙모 : 어머나...어머나 기어이 휘성이 일로 사단이 났구나 사단이 났어..(하다 할머니 보면).....
할머니 : (그저 나물만 다듬고 있다).....
숙모 : 어머니 알고 계셨나봐요?....어떻게 된거에요 어머니? 금순이 왜 헤어진거에요? 정말 휘성이 때문이에요.
금아 : (보다)...할머니?....그렇다면 말두 안되요. 무조건 휘성이 데리구 나오면 되요. 법적으로도 아무 문제 없다니까요.
할머니 : (대꾸 않는다)......
숙모 : (그모습 보다, 금아에게 더이상 아무말 말라고)......
금아 : (입모양으로 작게) 말두 안돼....
할머니 : (그저 나물만 꾸역꾸역 다듬는다)......
#16. 아파트 주방
시완 우주 소파에 식탁에 앉아있다. 우주 반듯하게 식사 중이다.
성란 그런 우주를 살피는.
성란 : (비굴할 정도로 다정하게 살핀다)....국 더 주까?
우주 : (시선 안주고) 아니요.
성란 : .....밥 먹고 나가서, 학교 가서 인사 드리고, 쇼핑 좀 하자. 옷도 좀 사고 학용품이랑 준비할게 많잖아?
우주 : (그말에 본다) 아빠 말씀이 일하신다구 했는데....출근 안하세요?
성란 : 어 당분간은 출근 안해...(가슴 펴고 괜히 당당하게)
시완 : 엄마가 너 온다구 사무실 몇달 휴직하셨어.
우주 : (빤히) 왜요?...
성란 : (그표정에 공연히 당황스러운)....나두 좀 쉬구 싶구....그리고 너두 학교 갔다 왔을 때 내가 있는게 아무래두 날 것도 같구.
우주 : (계속 빤히 보는)....저는 상관 없는데요?
성란 : (말문이 막혀 보는)......
시완 : (그런 성란이 어쩐지 우습다).....
우주 : 그리고 옷은 살 필요 없어요, 학용품도 일단 학교 가봐야, 뭐가 필요한지 아니까 그때 사면 되요.
성란 : (순간 또 당황스러운...뭔가 말하려는데).....
시완 : 그래 그건 우주 말이 맞네...일단 학교에 인사만 가면 되겠네.....그렇게 하자. 밥 먹고 다같이 출발하자.
성란 : (무안하고...우주 본다)......
우주 : (먹기만).....
#17. 안방
시완 성란 문 닫고 들어선다. 시완 웃음 난다.
성란 그런 시완을 본다.
성란 : (기막힌).....왜 웃어?
시완 : 이제 보니까 하성란의 천적이 바로 아들 박우주였구나.
성란 : (눈매 사나워진다)....재밌니?
시완 : 어 솔직히.
성란 : 노시완.
시완 : 표정 또 험악해진다...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
그리고 우주는 사내애야. 너무 디테일하게 하나 하나 반응하지 말구 좀 지켜봐.
성란 : (흘기는)...니 아들 아니니까 그런 소리 나오지.
시완 : 아니야 나는 우주가 점점 마음에 들어가는데.
성란 : (빙글거리는 시완이 밉고 기막히다)......
#18. 주방
은주 화장대에, 장박 침대에 앉아 있다.
은주 : 독립이요?.....글쎄...아직은요...왜요?...저 독립한다면 밀어주실꺼에요?
장박 : 밀어준다기 보다 투자지....이제 너라두 돈을 벌어야 할꺼 아냐?
은주 : 어머 기막혀.
장박 : 한번 생각해 봐....(하다 툭).....고맙다 은주야.
은주 : (공연히 퉁명스레)......뭐가요.
장박 : ....다....떠나지 않고 남아준거...금순양 문제....재희 일.....은진이 문제까지...다 이루 말할 수 없이 고맙다.....
은주 : ......됐어요....수술 잘 받구 빨리 회복하실 생각만 하세요.
장박 : 그래....수술 받고 건강 회복하면...너한테 못다한 아빠 노릇부터 하마.
은주 : (보는)....뭘.....그런 말씀은 자꾸 하구 그러세요.....낳아주구....먹여주고 재워주구....교육 시켜주구...이만큼 키워주구....
그럼 그게 다 아빠 노릇이죠 뭐.
장박 : (보는)......
은주 : (모른척 딴청하며)...근데 날씨가 왜 이렇게 꾸리해...비가 오려나.
#19. 안방
장박 문 열고 들어온다. 영옥 옷장 서랍에 옷을 막 넣고 일어나 돌아본다.
장박 다가와 의자에 앉아 책을 집어들면, 영옥 그런 장박 보다 다가와 앉는다.
영옥 : ....얘기가 나왔으니 말해봐요. 당신 대체 무슨 생각으로 금순이한테 그런 거에요?....당신 하늘이 무섭지도 않든가요?
장박 : (보는).....
영옥 : 당신....당신 딸이 아니라 그런거죠?....그렇죠? 당신 딸이면 그런 짓 못해요? 그렇죠?.....대답해봐요. 왜 말을 못해요?
장박 : 내가 무슨 할 말이 있어....무슨 말을 해도 다 변명인데.
영옥 : ......
장박 : ....그래...나쁜 짓인지 알고 했어....하늘도 무서웠고....부끄러웠어....사람들이 내가 한 짓을 알까봐...
그래도 그 방법 말고는 생각이 안났어.
영옥 : (보는).....
장박 : 봐 결국 입을 열면 이렇게 변명이 되지....미안해....그 부분에 대해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어?
영옥 : (미운...야속한.....보다 일어난다)....(침대 한쪽에 놓인 트레이닝 복을 들어 놓는다)....옷 갈아입고 나와요 산책 가게.
이제부터 당신 건강관리는 내가 해요......(입구로)
장박 : (예상 못한 듯 보는).......
#20. 주방
정심 식탁에 앉아 있다. 깊고 깊은 갈등과 고민에 빠져 있는 정심....
정심 : ........
#21. 납골당 앞
정심 출입구에서 걸어 들어온다.
정심 납골당 건물을 바라보며 잠시....건물을 향해 걸어간다.
#22. 납골당 안
정심 입구에 들어선다. 정심 다가온다. 정심 다가와 선다. 한눈에 정완의 사진을 알아본다.
정심 아들의 사진을 보며 울컥...아들 사진을 살짝 손으로 만지면서 아들 향해 웃어준다.
정심 : 정완아....엄마야....엄마가 왔어.....엄마 너무 오랜만이지?.....(잠시 말을 못하고 아들을 보는....금새 눈물난다).....
(마음 가다듬고 고른다. 마치 살아있는 아들 손을 잡고, 눈을 맞춰 얘기하듯, 사진 끝에 살짝 손을 대고...사진을 보며)
.....정완아....오늘은 엄마가 너한테 미안한 얘기를 하러 왔어....정완아....우리 휘성이 보내자....
글쎄 금순이 그 미련한 것이 그 남자랑 헤어졌댄다....너도 속상하지?....걔는 애가 왜 그렇게 미련하고 착해 터졌니?.....
(눈물나서)...휘성이 보낸다 정완아?.....어디에서 어뜨게 살든....그래두 니 아들인건 변함없잖아...
노휘성이든 구휘성이든....그래도 휘성이가 잘 자라 주는게 젤 좋은거니까?.....
(정완 사진 본다....눈물 왈칵)...우리 착하고 이쁜 막내아들....혼자서 얼마나 외로울까?.....
미안해......엄마가 너무 오래 살어서 미안해.....
#23. 숙모네 마루
할머니 숙모 앉아 있고, 삼촌 테이블에 체중계를 탁 올려 놓는다.
할머니 : 뭐셔?
삼촌 : 체중계잖아요 어머니....
숙모 : 이걸 그러니까....왜?
삼촌 : 왜긴...당신 체중 관리 해주려구 그러지. 당신 고도비만이라 이제부터 체중관리 해야해.
할머니 : 허기사 맞어...나가 안그려두 갈수록 퍼져두 너무 퍼진다 혔어...
시방 겁나게 빠른 속도로다 에미 몸이 옆으로 뿔구 있는거는 아남?
숙모 : 그게 다....저는 괜찮은데 이이가 하도 안정을 취해야 하네 어쩌네 하면서 저를 꼼짝도 못하게 해서 그렇죠.
할머니 : 그려 그러니께 내가 너머 요란벌떡을 떤다 안혔어....워쩟든지간에 잘 혔구만. 어여 올라가봐.
숙모 : (보다) 아녜요 됐어요 어머니.....
할머니 : 되긴 뭐시가 댜? 올라가봐. 일단지간 월매나 나가나 알어는 봐야지.
삼촌 : 그럼 올라가 봐....
숙모 : 됐어..(남편 흘기는)
할머니 : 워쩌 그려. 우리 암말도 안헐틴께 올라가 보라니께...우리도 다 보는 눈이 있고, 눈대중이라는기 있지?
에미 무게가 만만치 않을꺼라는거 정도는 알어. 괜찮여 올라가 봐.
숙모 : ....나중에요 어머니....(삼촌만 째리는)
할머니 : 워쩌 그려....올라가 봐. 그 워떤 몸무게가 나와도 절디 놀라지도 않고 암말도 안헌다니께....
우리도 이미 다 맴의 각오를 다 혔다니께.
숙모 : (노인네 진짜).....
#24. 금순네 대문 앞 (저녁)
금순 다가와 선다. 금순 주머니에서 열쇠 꺼내 열려는데, 누군가 저...부르는 소리.
금순 돌아보고 놀란다. 은진이 서 있다.
은진 : .....혹시.....금순 언니 맞아요?
금순 : (보다가).....어 맞어....내가 금순이야.
은진 : (보는).....
금순 : (좀 웃는)....너는 은진이지?.....안녕....반갑다.
#25. 유치원 앞 (저녁)
정심 유치원 앞으로 걸어온다. 정심 걸어오다 주춤 선다.
노소장이 휘성 손을 잡고 나온다.
정심 그모습 물끄러미 보다가 여보 부른다. 노소장 돌아보고 반가운.
노소장 : 당신도 왔어?....(휘성 할머니 다가와 안긴다)
정심 : (맞으며) 오늘도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잘 놀았어?
노소장 : 어디 갔었어 말두 않고?...
정심 : 당신은 어디 갔었어? 당신도 아까 보니까 없대?
노소장 : 나는 잠깐 화장실 전구가 나가서 사러 갔었어. 당신은?
정심 : 나두 그냥....좀 돌아다녔어요 여기저기....가요..(손 잡고 걷는)
#26. 놀이터 (저녁)
노소장 정심 벤치에 앉아 있다. 휘성 놀고 있다.
두사람 그모습 바라보고 있다가.
정심 : (노소장 힐끔 보고).....당신 금순이 헤어진거...어떻게 생각해?
노소장 : (힐끔 보고....슬그머니 시선 돌려 휘성 보는 척)......
정심 : (대답없자 보다)....만약에 우리 때문에 헤어진거면.....당신 괜찮겠어?
노소장 : (그제야 보는)....정말 우리 때문에 헤어졌대?
정심 : .....아니....말은 그렇게 안하는데....그래두 눈치라는게 있잖아.
노소장 : (그말에 보다 다시 시선 돌리고 휘성 보는).....
정심 : (휘성이 보다가).....나 오늘....정완이한테 갔다 왔어요.
노소장 : (보는).....거길 왜 혼자가?....뭐 타구 갔어?
정심 : 버스 타구 전철 타구 또 버스 타구.
노소장 : 어쩐지 하루종일 어딜 그렇게 갔나 했네...같이 가자구 하지?
정심 : (좀 웃으며 보는)....근데....정완이도 휘성이 딸려 금순이 보내주라구 하든데? 더 늦기 전에?
그러다 진짜 그남자 놓치면 금순이 어뜩하냐구?
노소장 : (보는)......
정심 : .....진짜야? 우리 막내가 그랬다니까?....나는 막내 사진 보면 막내가 무슨 말 하는지 다 알잖아?
노소장 : (보다....다시 외면해 버린다)......
정심 : ......우리는.....그래봤자 할아버지 할머니 밖에 더 되나.....곧 나이 들고 늙을꺼구...
그럼 기운 딸려서 해줄 수 있는 것도 한계가 있고....그리고....솔직한 말루....엄마가 새끼를 어떻게 떼놓고 가....
당신 기억 안나? 태완이 아버님 댁에 떼놓고 왔을 때 내가 그때 어떤 지경이었나?....
노소장 : ......
정심 : 겨우 일이년 잠깐 떼놓고 오는 데두 그렇게 정신을 차릴 수 없는데 어떻게 애를 놓고 가....그건 못해.
노소장 : ......
정심 : .....웃으면서 보내줘요 여보....금순이 생각해서....
앞으로 살아갈 날이 창창한 젊은 애들 생각을 먼저 해야지 다 늙어빠진 우리 생각만 해서 돼? 안그래?....
그러다가 나중에 죽어서 정완이 만났을 때 정완이가 막 뭐라 그러면 당신 어쩔려구?
노소장 : ......
정심 : .....우리 가슴에 있잖아 정완이는.....우리 가슴에 있으면 되지 뭐....노휘성이든 구휘성이든....그게 뭐 그렇게 중요해.
우리 휘성이가 잘 자라주는게 젤 중요하지. 안그래요?.....어?....안그래요?...(보는데)
노소장 : (끝까지 대답 않고 외면하고 있다)......
정심 : (그런 남편 보다가)....참....나 오늘 오면서 역시 내 남편이야 했다....당신 말대로 산소 안쓰고 화장한거....
노소장 : (보는).....
정심 : 당신 다 이런거 예상하고 화장하자구 우긴거지?....이럴 때 산소 있으면 괜히 더 심란하고 쓸쓸할꺼 아냐?.....
맞어.....당신 말대루 화장하길 정말 잘한거야....
노소장 : (기막혀 보는)......
정심 : (눈물 핑 돌아 웃는다)....노필도씨....당신은 늘 그렇게 현명한 선택을 하던 분이시잖아요?....이번에두 그럴실꺼죠?
노소장 : (아내를 보는 눈가가 충혈되어 간다)........(시선을 돌려 휘성을 본다)......
정심 : (그런 노소장 보다....말없이 휘성을 본다).....
휘성 웃으며 뭐가 그렇게 신난다.
그 모습에 노부부도 눈물겨운 속내를 감추고 따라서 조금 빙그레.....
그렇게 휘성을 바라보는 노부부의 모습이 가을만큼 애잔하고 슬프다.
노소장 정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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