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발은 최초로 무언가를 담는
그릇 구실을 해서 그럴까,
어떤 근원적인 편안함을 느끼게 해준다.
그릇은 내용물이 끝없이
빠져나가려는 흐름을 차단하고,
흩어지지 않게 보존해준다.
그릇은 유출을 막고,
쏟아 지지않게 지탱해준다.
필연적으로 유실될수밖에 없는
액체를 붙잡아둔다.
손보다 낫다.
이런 역할을 항시적으로 수행하고
별도의 노력을 기울이게 하지도 않는다.
사발은 자연적으로 엔트로피를 조절한다.
끝없이 생성되고 지속하는 것들의
흐름을 일정하게 단절하는 역할을 한다.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했듯이
'만물이 유전하는' 보편적인 이행에 개입해서
흐름이 중단되거나 역행할 수 있게 조절하고,
제어한다.
바로 이것이 '그릇'이라는 사물의 핵심이다.
-로제 폴 드루아,
<사물들과 함께 하는 51가지 철학 체험>
설겆이 하다 그릇을 떨어뜨렸다.
밥그릇.
그릇끼리 부딪쳐서 하나가 깨졌다.
그릇하나에서 이가 나갔다.
후배의 아버지께서
혼인 선물로 주셨던 그릇.
(당시 밥과 국그릇이 각각
네 개씩 들어있었던 것 같다.)
당시 아버님은 그릇을 만드는 회사를
운영하셨다.
연한 푸른 빛, 도자기 연묵 느낌이 나는
꽃 그림 그릇 세트였다.
그 동안 잘 사용했는데, 이가 나갔다.
신문지에 싸서 종량제 봉투에 넣었다.
밥, 나물, 비빕소스, 국물로
나, 아내, 아이들, 지인들까지
먹였던 그릇.
고맙고 고맙습니다.
첫댓글 가방을 들고다니지 않는 요새 어느 대학생의 인터뷰가 화제다
"삶의 무게도 무거운데 .. " (철학과 임현자)
모든 것에 철학이 있지만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는 건 마음이고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