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을 떠나는 날.
05시40분쯤 되었을때 안방문 앞에서 인기척, 아니 견기척이 들린다.
당연히 말리이고 날이 밝았는데 운동을 나가자는 얘기.
알람을 6시로 맞춰놨었는데 녀석 덕분에 좀 빨리 움직이게 된다.
전주천으로 내려가 하류방향으로 갈까 하다가 상류쪽으로 전환해 어은교 쌍다리를 건너 다가공원까지 느린조깅모드로 살살 올라간다.
말리는 시간적인 여유를 활용해 지역구관리를 열심히 하다가 따라붙는 그런식으로~
정상의 체육공원엔 베드민턴을 치는 노인동우인들이 한창 뜨겁고 중바위 너머로 햇살은 쨍쨍 비치고 있다.
돌아가는 길엔 시간을 계측하며 가보기로 하고 천변으로 내려왔는데 포메라이안 검정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온 노인네를 만나며 계획이 좀 바뀐다.
12개월 되었다는 그녀석은 이제까지 단 한번도 목욕을 시켜주지 않았다고 한다.
영감님 말씀이 개를 자연스럽게 관리를 해줘야지 인간들이 고자를 만들고 성대수술을 시켜놓고 자기 편할대로만 한다고...뜨끔!
어쨌든 한번도 목욕을 시켜주지 않았다는데도 털관리를 잘 되어 있다.
빗질을 잘해준다나...
말리는 일주일에 한번씩 씻겨주지 않으면 관리가 안되는데...
당장 지금도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대대적인 목욕행사를 해야하는데...흰개라 어떻게 해볼 도리가...
그쪽과 헤어진 뒤 5분 페이스 정도부터 시작해 점점 속도가 올라가고 어은교 다리를 앞둔 즈음엔 4'30"페이스, 다리 건넌 뒤엔 4분 페이스까지 올라간다.
말리녀석은 근래 이런식으로 달려보지를 않았고 몸도 좀 불었는데도 아주 잘 뛴다.
건산천으로 들어서며 드디어 마지막 1Km를 남겨뒀는데 이때쯤에야 내가 말리를 앞서기 시작하고 녀석은 5미터쯤 뒤에서 열심히 따라오는 양상.
역시나 훈련을 꾸준히 하지 않으면 일정수준 이상의 속도로 오래 지속하는덴 한계가 있다는 게 증명이 된다.
말리덕에 총 10Km정도 되는 거리를 후반 4km정도에서 지속주 모드 이상으로 땡겨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