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테스』라는 작품으로 잘 알려진 19세기 영국의 소설가이자 시인인 토마스 하디(Thomas Hardy-1840~1928)는 초기에는 소설을 썼으나 후기에는 시를 주로 쓴 시인이었습니다. 『테스』의 원제목은 Tess of the D'Urbervilles: A Pure Woman 『더버빌 가의 테스- ‘순수한 여인’』지요. 그런데 이상하게 우리나라에는 축약해서 번역을 했더군요. 이 책은 출간 당시 사회적·종교적 관행에서는 용납하기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어 큰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었지만 뛰어난 작품성과 사회적 영향력으로 지금까지 100년이 넘도록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저자의 『귀향』이라는 작품도 좋아합니다. 귀기(鬼氣) 서린 황야를 무대로 이교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유스테이샤와 격정적인 이상주의자 클림이 겪는 비극적인 숙명의 기록의 책이지요. 그 책 중에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삼월이 되자 황야는 겨울의 깊은 잠에서 깨어나는 최초의 가냘픈 징조를 나타냈다. 잠을 깨는 품이 살금살금 고양이처럼 조심스러웠다. 소심한 동물 세계가 봄을 위해서 소생하고 있었다. 조그만 올챙이 도마뱀들이 부글부글 거품을 내면서 물 위로 떠올랐다가 다시 물밑을 달리곤 했다. 두꺼비들은 오리새끼 같은 소리를 내면서 두 마리씩 세 마리씩 몰려와 물가로 올라왔다. 머리 위에는 짙어지는 햇빛 속에서 땅벌레가 이리저리 날아다녀서 그 오가는 날개 소리가 마치 종울림과도 같았다.
첫댓글 삼월에 대한 묘사가 매우 정밀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