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작별 없이 지나가리라 We'll pass without the parting
에드워드 호퍼의 "빈 방에 비치는 햇빛" (Sun in an empty room, 1963)
에밀리 디킨슨
우리는 작별 없이 지나가리라
그리하여 부재 증명서를
만들지 않도록 -
그녀와 헤어진 그곳에서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믿으면서
내가 시도한다면 -
이렇게, 난 죽은 이들을
그리워하는 아픔을 잊으려 하네.
(번역 / 필자)
에밀리 디킨슨의 이 시는 이별, 특히 사별의 아픔을 마음에서 지우려고 애쓰는 시인의 심경을 적었다.
떠나간 사람과 굳이 작별하는 의식을 갖지 않고 헤어짐으로써, 자신이 찾아가고 싶을 때, 그 사람은 여전히 거기에 있을 것이라고 믿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담았다.
슬픔, 현실의 부정, 작별을 거부하며 죽은 이를 마음속에 간직하려는 심경이 짧은 시 속에 강렬히 담겨 있다.
1-3행에서,
'우리는 작별 없이 지나가리라
그리하여 부재 증명서를
만들지 않도록 -'
이라고 하였다.
시인은 이별이 마치 일어나지 않은 듯이 그녀가 가만히 떠나가기를 바란다. 이별을 확인하는 '작별 인사 없이' (without the parting) 그냥 떠나라고 하였다.
'부재 증명서' (Certificate of Absence)는 누군가가 여기 살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는 법률적 용어이다. 부재 증명서를 생략하고 떠나라는 것은 이별을 부인하는 절실한 심경을 상징하고 있다.
4-6행에서,
'그녀와 헤어진 그곳에서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으리라 믿으면서
내가 시도한다면 -'
라고 하였다.
앞에서 '부재 증명서' 를 남기지 말고 떠나라고 한 이유이다. 만약 자신이 그녀를 '보려고 한다면' (If I tried),
'그녀와 헤어진 그곳에서' (where I left Her)
'그녀를 다시 만날 수 있다고' (I could find Her)
'생각하기' (Deeming) 때문이다.
7-8행에서,
'이렇게, 난 죽은 이들을
그리워하는 아픔을 잊으려 하네.'
라고 하였다.
시인은 '죽은 이들을 그리워하는' (missing those that died) 고통이 너무나 크기 때문에, 마치 사별이 일어나지 않은 듯이 행동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This way) 그 아픔을 회피하고 있다.
※ 표제 그림은 미국 화가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1882-1967)의 "빈 방에 비치는 햇빛" (Sun in an empty room, 1963)이다.
We'll pass without the parting
By Emily Dickinson
We'll pass without the parting
So to spare
Certificate of Absence -
Deeming where
I left Her I could find Her
If I tried -
This way, I keep from missing
Those that di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