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7일 남산 서울 유스호스텔에서 한국종교인평화회의와 한국이슬람교중앙회가 주최한 한국종교와 이슬람교 간의 대 화세미나가 열렸다.
‘이슬람, 함께 가다’(Islam, Let's Go Together)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는 한국에서 이슬람인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펼쳐졌다. 참석한 이슬람인들은 한국사람들이 자신들을 종교보다는 "같은 사람"으로서 먼저 생각해 주기를 바랐다.
| | | ▲ 5월 6일 한국종교와 이슬람교의 대화세미나가 열려 한국에 사는 이슬람인의 이야기를 들었다.ⓒ 배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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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마 살만올루(Fatma SALMANOGLU)는 터키인으로, 한국에서 10년째 살고 있다. 그는 종종 “히잡을 왜 쓰냐?”, 특히 여름에는 벗으라는 식의 말을 들어 곤욕스럽다고 털어놨다. 두 아이의 엄마인 그는 한국 사람들이 아이에게 귀엽다며 초콜릿이나 사탕 등을 줄 때 난감하다며, 알코올과 젤라틴이 들어있는 음식은 먹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슬람과 연관된 테러에 대한 언론보도가 나올 때마다 이슬람에 대한 혐오를 직접 겪는다. 윤은나 씨는 1999년에 미국 유학을 갔다가 이슬람을 만났다. 이슬람에 매료돼 한참 공부 중이던 2001년 9.11사태 뒤, 검은 히잡을 입고 뉴욕의 지하철을 탔다가 모두의 시선이 자신에게 쏠리는 것을 느껴, 화가 났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아는 이슬람은 “평화롭고, 사랑스럽고, 빛이 나는” 종교인데, 테러리스트 얘기가 나올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1997년 초등학교 때 한국에 온 우사메 준불(Usame ZUNBUL) 씨의 이름은 아랍식으로 발음하면 ‘오사마’다. 그는 9.11 사태 뒤에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터키인이 대부분 개종을 했다며. "테러리스트는 이슬람에 조차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파트마 씨는 테러에 대한 보도가 나온 뒤에는 택시 기사들이 "이슬람은 왜 이러냐"고 묻는 바람에 택시 타기가 싫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유은나 씨는 이슬람인으로 살면서 한국 사람들이 얼마나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가를 느꼈다고 말했다. 히잡을 쓴 자신을 멸시하는 사람들 때문에 의기소침했다는 그는, 덕분에 한국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게 됐고, 그런 시선에 '미소'로 대하는 방법을 익혔다.
흰색 히잡을 쓰고 주유소에 갔을 때 “수녀님이세요?”라는 질문을 듣기도 했다는 그는 이슬람을 믿는다는 답에 "왜 그런 종교를 믿느냐"는 반응이 되돌아왔다면서, "그럼에도 반복해서 사람들을 만나다보면, 히잡을 쓴 겉모습이 아닌 '미소'를 보게 된다"며, "그러다보면, IS에 대한 보도를 접해도 이슬람이 다 그런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80여 명의 다양한 종교인들이 참석해 이슬람 문화를 접했다. 이슬람식으로 점심을 먹고, 물과 기름을 섞은 것에 물감을 떨어뜨려 만드는 전통미술인 에브루(Ebru)를 만드는 체험을 했다. 세미나가 끝난 뒤에는 한국 이슬람 중앙회 성원을 찾았다.
| | | ▲ 한 참가자가 직접 제작한 이슬람 전통미술 에브루를 들어 보이고 있다.ⓒ배선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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