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이상은 확실이 '타령 세대'이나 70대는 타령 우위에 유행가가 스며든 세대, 60대는 유행가를 상당히 수용한 세대, 50대이하는 유행가 세대. 지나치게 단선적인 구분이긴 하지만 대체로 그러하다는 심증을 갖고 있다. 구렁내가 나는(=잘 익은=묵은지 같이 발효된) 소리는 1930년대 이전에 태어난 사람들의 것이다. 발효된 소리를 들으려면 마을로 가야 한다. 저잣거리에서는 발효된 소리맛보다는 즉석 떡볶이의 맛이 제격이다.
*1981년에 개설한 완도 5일장. 매 5일과 10일에 여는 47개 점포의 아담한 규모다. '청정해역'을 도시 마케팅 브랜드로 내세우는 곳답게 멸치, 전복, 꽃게, 문어가 꿈틀거린다. 살아 움직이는 생물은 사람들의 마음도 들썩이게 한다. 사람들이 쓰는 말들도 꿈틀거리는 것들이다. 이곳을 왕래하는 사람들은 완도 사람들은 물론이고 인접한 해남 북평.북일면 사람들도 많은데, 누구라 할 것 없이 장구장단을 피해가진 않는다. 아리랑타령은 나온다. 다만 KBS <6시 내고향>인지 MBC <얼씨구학당>인지 구별하지 않고 유행가를 내놓는 분들이 많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쩌기가 잘해!"하고 추천해주는 분을 찾아가보면 '타령'보다 '유행가' 명창인 경우가 허다하다.
*그래서 세대 차이를 느끼는 것이다. '유행가는 할 줄 모르는 세대'에게서 진진한 놈이 나오는구나. 묵은 놈을 끄집어내려면 좀더 나이들어 보이는, 더 주름살 많은 양반을 찾는 것이 확률이 높은 것이다. 그렇다고 된장국만 맛이더냐, 장바닥의 인스턴트도 그 나름의 푸짐하고 싱싱한 맛이지. 샛서방 고기(딱돔)를 파는 젊은 엄니의<꽃타령>도 흥에 겹고, 2천원어치 상추를 판 기분에 <창부타령>을 몇 절이고 거푸 불러대는 할머니의 노래도 일품이다. 부르는 사람이 흥에 취해 있는데 맛없는 노래가 어디 있을까. 완도장 엄니들, 모두모두 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