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탁에 숟가락과 젓가락이 함께 놓인 게 낯설어 보여
'애야, 네 덕에 아빠 오랜만에 숟가락질을 한다'라는 엉뚱한 소리를 했다.
밥상에 반찬 그릇 몇 가지 놓인 게 언제였던지 ~
일식에 삼찬이면 성찬인 내 집에
요즈음 뒤늦게 반찬그릇 수를 센다.
아내가 시름시름 세상일에 손을 놓고부터 내 집의 식탁은 일식 일찬이나 이찬으로 굳어진 게 오래되어
젓가락 하나만으로 식사가 충분했었는데 오랜만의 숟가락질이다.
딸이 고생이 많다.
3주 휴가를 냈다는데 그래도 괜찮을까~
걱정만 하던 아내가 쌈지를 풀었다.
봉투를 만들어 딸아이에게 건네겠다고 해서 잘 생각했다고 했다.
어차피 아내 돈이 딸 것이지만
누워서 간호를 받는 아내의 마음은 그런 게 아닐테니.
딸아이 보기가 고맙기도 하고 미안키도 하고 안쓰럽기도 하다는데
이 보세요 할멈, 무슨 그런 말을 그리 합니까, 자식이니 마음 쓰지 말고 빨리 나을 궁리나 하세요, 라고 했지만
나 역시 딸 보기가 많이 미안하다.
식탁에 놓인 저 수저 참 오래되었다.
기억에는 신혼 때 아내와 함께 신촌 어딘가의 공방을 찾아서 몇 벌 구입했던 것이다.
수저 몇 벌이 무슨 대수라고 쫀쫀하게 그런 것까지 기억하냐고 할 테지만 당시로는 생각보다 목돈이 들었기에 기억에 남았다.
금속재질이니 이렇게 오래 사용할 수 있었겠지.
얼마 전 유튜브에서 보았던 동양 삼국의 수저 문화에 대한 영상이 맞는 말 같기도 하다.
영상에서는 동양 삼국 - 한국, 중국, 일본 중 상시 숟가락을 사용하는 곳은 유일하게 한국 뿐이며
중국은 뜨거운 기름 요리가 많아 젓가락의 길이가 매우 길고
일본은 밥그릇을 입에 대고 젓가락을 사용하여 밥을 먹기 때문에 젓가락의 길이가 짧으며
중국과 일본의 젓가락은 목재나 대나무를 사용하여 가볍지만
한국은 금속재질의 젓가락으로 무겁고 대신 세균 번식이 상대적으로 어려워 위생적인 점이 장점이라고 했다.
금속재질이니 당연히 장기간 손상 없이 사용가능한 장점도 있을 테고.
오래전 일본의 여관에서 밥을 먹을 때의 상차림이 생각나는데
음식의 맛보다는 깔끔하고 단정하게 조금 조금씩 담긴 반찬에
특히 나무에 음각으로 장식을 곁들인 젓가락이 운치가 있었다.
반질하게 윤기 흐르던 나무젓가락이 무척 정갈해 보여 사용하기에는 고급스럽고 어쩐지 아깝다고 느겼던 그런 기억이 지금도 떠오른다.
은이나 금속재질의 젓가락이 오래도록 사용할 수 있고 또한 위생적이라고 하니
바람직한 우리 선조들의 선택이라 하겠지만
천연의 재료인 옻칠이 꼼꼼하게 베여 정갈한 맛을 손으로 느끼며
은은한 운치를 엿볼 수 있는 나무 재질의 젓가락과 어떤 게 나을지는 개개인의 선택이겠다.
그런 작은 사치는 살면서 함께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멋이기도 하고 ~
첫댓글 효녀 따님이십니다.^^
요즘 같이 더운 날은 물에 말은 밥도 젓가락만 사용해서 먹은 적도 있습니다.
따님 정성 덕에라도 사모님 어여 쾌차하시길 바라겠습니다.^^
미혼이라 같이 살고 있습니다.
다 큰 자식이 자기 일을 제쳐두고 간호를 하니 마음이 쓰이네요.
모두 글과 댓글에 무척 덥다고 하니 정말 더운가 봅니다, 곧 처서라니 기운내세요, 고맙습니다
얼마 전 고향에 아버지를 뵈러 갔다가 어머니가
남긴 수저 한 묶음을 보고 울컥했습니다.
영화 '명량' 에서 전투를 끝낸 이순신 장군이 떡
한 개를 집으며 "먹을 수 있어 좋구나" 하던 대사가
떠오릅니다.
먹고 사는 일이 기본이기도 하거니와 이에 얽힌
상념 또한 많은 게 우리 일상사 아닐까 합니다.
고향집에서 어머니께서 사용하셨던 수저를 보고 울컥했다는 심정 알것 같네요.
지나온 시절의 기억은 언제나 애잔하지요 특히 어머니에 대한 생각은 ~
먹고 사는 일과 어머니에 대한 기억이 중첩되어 며칠전에 비슷한 생각을 올리기도 했었지요
아쉽게 명랑은 보질 못했어요~
숟가락에 얽힌 이야기가 정답습니다. 지난달 처남아들이 일본여자 의사랑 결혼을 하여 3박4일 요코하마.도쿄를 다녀왔습니다. 일본음식은 넘치지 않고 낭비하지 않고 정갈합니다. 우리처럼 너무 많은 음식을 해서 차리는 주부도 힘들고 수시로 버리는것은 고물가시대에 고쳐야할 음식문화입니다.
네 맞습니다,
오래전의 기억이지만 음식 양을 조금 조금만 내놓던 일본의 식사문화는 본 받아야 할것 같더군요
서양에서도 주문한 음식만 내놓지요.
고등어 구이 시켰는데 구이뿐만 아니라 괴외로 한상 가득 반찬을 내놓는건 고쳐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사모님이 편찮으셔서 단풍님 식사 생활에 애로사항이 많군요
사모님의 어서 빠른 쾌차를 빕니다
충성
우하하하~ 충성
딸이 챙기는 식사가 되려 풍성하답니다.
많이 덥다고 하네요 건강 유념 하시길요~
1식1찬이 믿기지 않게
단풍님의 얼굴이 탱탱하시던데요.
사람은 먹는대로 몸에
표가 납니다.
못 드신 분이 아니란 생각.
ㅎㅎㅎ
조그만 사치,저는 뭐가 있나 생각해
봅니다.
든든한 따님이 계셔 보기가
참 좋습니다.단풍님의 복입니다.
얼굴 탱탱 ~ 우헤헤헤 ~~~
언제 사진을 보셨데요 요샌 창피해서 증명사진 잘 안올리는데 ~ 낄
엄살도 아니고 거짓뿌렁도 아니고 마누라가 부엌에 들어가는 걸 싫어한지가 오래되니 몬얻어 묵어서 피골이 상접이라요
근데 딸보기 정멀 미안해요 ㅠㅠ 다음주 부터 출근한다고 하긴 합니다.
역시 딸이 최고입니다
부모아플때는 ~~
자식농사 성공하셨어요~^^
전 손가락 힘줄수술이후는
옻칠 나무수저를 사용하지요 ㅎ
한눈 팔 사이없이 바쁘신 늘 평화님이 댓글 주시니
고맙습니다.
손가락 힘줄 수술이면 작품 활동에 지장이 많겼어요
맞아요 나무젓가락이 가벼워서 좋겠네요
먼길 오셔서 보여주신 관심 ~ 땡큐
사모님이 얼른 쾌차하시길 빕니다.
따님의 효성이 지극하네요.
옷칠 수저로 바꾼지 반 년정도 됐는데
지금은 옻칠수저도 자꾸 업그레이드 되어서
자개를 수놓아 손잡이도 예쁘고
가벼워서 좋더군요.
옻칠수저를 사용하다 보니까
금속수저가 꽤나 무겁게 느껴지던데
한식에 숟가락은 필수지요.
ㅎ 그렇군요
자개박은 수저까지, 자개는 제 고향이 유명해서 이전에는 집집마다 자개장농이 있었고
자개 밥상은 필수품이었지요. 사진보니 정말 고급스러워 보입니다.
금속 수저를 즐겨쓰면서 우리 민족의
손감각이 훨씬 예민하고 섬세해졌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아내분께서 건강 잘 회복하고 계신다니 다행입니다.
ㅎ 그런일도 있었어요
황우석 줄기세포가 메스컴에서 한창 바람을 탈때
젓가락으로 콩을 집어내는 손놀림 때문에 연구원들이 줄세포기배양을 잘한다는 코메디같은 이야기가 방송되고는 했지요.
저는 금속 젓가락 보다는 나무젓가락이 괜찮더군요
그런 작은 사치는,
살면서 함께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멋이기도 하고~
이렇게 글을 맺었습니다.
단풍님의 글에서,
맘에 들어오는 구절이네요.
가정에서 일구어 가는
주부들의 작은 사치는 바로 이러한 것들이지요.
빛이 반짝 나는 것이 아니라,
작은 것으로도 멋이 나는...
부인의 빠른 쾌유를 빌겠습니다.
ㅎ 구절이 마음에 드셨다니 저도 좋습니다.
아내가 건강할때는 아끼는 안성방짜유기가 반짝거리더니 요즈음 거뭇하게 변했더군요.
이전의 부지런하고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마음이 찌르르 아파 오는 글이네요.
남편이 가끔 아파서 병원에 입원했을 때
간호하기가 얼마나 힘든가를
알았기에 따님의 마음을 알겠습니다.
그리고 간호받으시는 사모님의
마음도 알겠고요.
이십일이 넘도록 딸냄 집에 있다 왔더니
남편은 아마 일식 일찬으로
식사를 한 것 같더라고요.
제가 기운을 차리고부터 반찬 가짓수가
늘어나네요.
단풍 님 글을 읽으니 작년
이맘 때 나고야의 어느 료칸에서
식사를 할 때 그 정갈한 목기들이
떠오르네요.
금속재질보다는 나무로 된 그릇이나
수저가 편하고 좋더라고요.
사모님 건강 얼른 회복되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정성드린 댓글에 고맙다는 말만 드립니다.
찌르르 마세요, 집집마다 이제 나이 들어가니 건강으로 힘든 사연이 있기 마련이지요
글쎄요 외손주 돌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부군 챙기시는게 으뜸일낀데요 ㅎ
저도 일본 음식문화나 목기는 부럽게 여기는 쪽입니다.
아무래도 스테인레스로 통일된 우리보다 한결 윗길이라는 느낌이 들더군요.
@단풍들것네 걱정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이제 두 달 정도만 가면 됩니다.ㅎ
동양삼국이라도 숟가락 젓가락 쓰는게 그렇게 다르군요.
우리나라에선 숟가락 놓는다는걸 죽음으로 연관시키는데
반찬이야 적든 많든 숟가락 놓지말고 살아가야겠지요.
맞습니다.
숟가락 놓지않게 항상 건강에 신경써야겠습니다.
건강은 직접 껶어봐야 턱하고 느끼게 되니 입으로만 더뇌이지 말고 실천해야겠습니다.
석촌님 무더위에 무탈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따님이 효녀라서요.
천군만마를 얻은 것같으시겠어요.
그나저나 빨리 회복 되셨음 좋겠어요.
부인이 아프시니 얼마나 걱정이 많이
되세요.
그러게요 정갈하게 옻 칠한 젖가락 일본 장인 정신을 보는 것같기도 하구요.
중국은 화려하고 한국은 소박하고 일본은
우아하다는 동양3국 식문화 다큐멘터리를 본적도 있어요.
일본 목기그릇 나무 젓가락 정갈해서 괜찮더군요.
한국 식문화 소박도 하지만
푸짐하지요, 심한 상차림이 질리기도 하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