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하나 뿐인 교육과정
가장 성공한 사람은 평생 배우는 사람이다. 그들은 끊임없이 묻고 경이로운 세상을 탐험한다. 나이가 15세이든 115세이든, 지금 시련을 겪고 있든 한창 전성기에 있든, 당신이 인생의 어느 시기에 있든 상관없이 자신을 위한 교육과정을 창조해야 한다.
- 하버드대 행복학 강의, 해피어(탈 벤 샤하르 저) 중에서
나는 요즘 교육과정을 몇 가지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들은 조금 독특한 점이 있다. 이 과정들은 오직 나만을 위한 교육과정이라는 점인데, 수강생도 나 혼자이고 교육방법도 내 마음대로 이다. 조금 엉뚱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이 일이 꽤 재밌는 작업임을 알게 되었다. 하는 일은 똑같은데 교육과정이라는 타이틀을 하나씩 붙여 놓은 후부터는 뭔가 변화가 생겼다.
일단 어떤 교육과정이 있는지 부터 소개해 보자.
■ <내 인생의 첫 책쓰기> 과정
매일 새벽에 일어나서 칼럼을 써야 한다. 최소 일주일에 한편은 써야 하고 목표는 두 편씩이다. 그리고 이러한 글들을 모아 내 인생의 첫 책을 만들어내면 이 과정을 수료할 수 있다. 교육기간은 올해말까지로 생각하고 있다. 현재 내가 운영하는 과정 중 가장 어려운 과정이면서도 가장 흥미로운 시간이다. 학점은 책이 나오면 평가할 수 있을 듯 하다.
■ <독서는 나의 힘> 과정
이 또한 가장 좋아하는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첫 책쓰기 과정에 조금 밀려 매일 30분 정도 밖에 못하고 있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먼저 책을 줄쳐가며 꼼꼼히 읽어야 하고 다 읽은 후에는 줄친 부분을 워드로 옮겨 쳐야 하며, 끝으로 워딩한 내용을 바탕으로 리뷰를 한편 써야 한다. 나는 책 읽는 속도가 워낙 느려 욕심은 많이 안내고 있다. 한달에 두 권.
■ <영어가 걸림돌이 되지 않게 하라> 과정
이 과정은 교재가 몇 번 바뀌면서 꽤 오랫동안 유지되는 과정이다. 예전에는 일주일에 두 세번 정도 진행하던 과정이었는데 석달 전부터는 매일 진행된다. 교재는 EBS 귀가 트이는 영어와 입이 트이는 영어. 입이 트이는 영어는 아침에 들은 후 출근길에서 외우며 실습하고, 귀가 트이는 영어는 아침에 녹음해서 점심시간에 듣는다. 과정명처럼 영어가 걸림돌이 되지 않을 때까지 계속 진행된다.
■ <아이 키우기 아빠 되기> 과정
이 과정 역시 힘들면서도 보람있는 과정이다. 아이를 키우면서 너무나도 많은 것을 배우고 깨우친다. 나의 숨겨진 면도 보게 되고 인내심과 사랑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부모님에 대한 감사함도 새삼 느끼게 된다. 더 어려운 과정으로 '아이키우기 엄마되기' 과정이 있다.
■ <초급관리자의 후배코칭하기> 과정
지난 1년 사이에 후배들이 5명 넘게 들어왔다. 그 동안에는 나만 잘해도 일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는데 요즘에는 이들이 제 자리를 찾아 재미있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의 임무이자 역할이 되었다. 후배를 제대로 육성해 본 적이 없는지라 뭘하든 새로 만들어야 한다. 이들을 위한 교육과정도 만들었고, 이들에게 줄 업무도 정리했다. 일을 가르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사람을 다스리는 것을 결코 쉽지 않음을 알았다. 역시 생각을 많이 하게 해주는 좋은 과정이다.
■ <배우면서 만드는 LMS 시스템> 과정
업무에 대한 교육과정도 하나 소개할까 한다. 요즘에는 주로 교육시스템을 구축하는 업무를 하고 있는데, 이 과정은 그 두 번째이다. 첫번째는 작년 이맘때쯤 시작해서 완료한 '바닥부터 시작하는 멀티미디어 교육자료실 구축 과정'이었다. 당시 나는 시스템에 대해 거의 모르던 상황에서 업체와 IT담당자의 도움을 받아가며 시스템을 구축했었다. 덕분에 지금은 어느 정도 개념이 잡혀 있는 상태이다. 이 과정이 끝나면 중급정도의 수준이 되리라 생각한다.
■ <세상 탐방 - 국내 수도권 편>
이런 것도 과정이 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같이 소개한다. 우리 부부는 주말에 종종 새로운 곳을 찾아 나들이를 가곤 한다. 요새는 딸아이가 걸음마를 시작하여 더 자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최근에 다녀온 곳은 영종도, 임진각 평화누리 정도, 예전에 나는 야외 활동을 나가는 것을 즐기지 않았는데 조금씩 바뀌고 있다. 세상엔 참 볼 것도 많고 갈 곳도 많다.
■ <시련은 오래가지 않는다> 과정
이 과정은 일종의 극기훈련 과정이다. 직장생활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누구나 다 실행해 봄직한 과정이다. 어려움의 종류는 다양하다. 일이 어려울 수도 있고, 인간관계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 어떠한 경우든 조직생활에서 비롯된 일이기 때문에 스스로 참고 견뎌야 하는 일이 많기 마련이다. 이 과정의 핵심은 '시간'이다. 일종의 버티기 과정이기도 하다. 단, 주의할 점은 겉으로는 버티는 것처럼 보이되 안으로는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는 이중생활을 해야 과정수료후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다. 잠자듯이 버티면 이 과정을 재수강해야 할지도 모른다.
나만의 교육과정이 필요한 이유
나만의 교육과정들을 만들어 놓으면, '학생의 자세'로 매사에 임할 수가 있다. 학생의 자세란 항상 배울 준비가 되어 있는 자세이다. 어떤 일을 하든 누구를 만나든 우리는 배울 수 있다. '오시범도 시범이다'란 말도 있듯, 최악의 상황에서 조차도 우리는 배울 수 있다. 배움이 1차적인 목표가 되면 그 일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부담감을 조금 줄일 수 있다. 전심을 다해서 해온 일이 성공하면 좋겠지만 불가피하게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일의 성패에만 집중하면 그 일의 결과에 너무 집착하게 된다. 하지만 처음부터 배움의 자세로 임한 경우에는 결과는 하나의 보너스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다. 실패하든 성공하든 배움은 남게 되어 있다. 그러니 매 순간 너무 심각하게 사활을 걸지는 마라. 일에 전심을 다하되 그 일의 결과와 운명을 같이 할 필요까지는 없는 것이다.
또 하나 이유는 습관화를 위해서이다. 아무래도 형식을 정해놓고 틀을 갖춰놓으면 뭔가를 하고 있다고 의식하게 된다. 그러면 마음속에 약간의 부담과 의무감이 생긴다. 습관을 만드려면 이 정도의 강제성은 필요하다. 마음속으로 혼자 정해놓은 것들은 기억과 함께 쉽게 잊혀지지만 어떤 식으로든 선언하거나 형식화 해놓은 것들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나를 지배한다.
Tip. 당신들을 위한 교육과정으로의 확대
나만을 위한 교육 과정을 하나 수료하고 나면 아마 이런 생각도 들 것이다.
'이 과정이 나한테 이 정도의 효과가 있었다면, 나와 비슷한 다른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물론이다. 나를 구한 교육과정은 남도 구할 수 있다. 하는 방법과 하고 나서의 결과물들을 잘 정리해 두면 원하는 사람에게 과정 전체를 줄 수도 있고 아니면 실제로 교육과정을 하나 개설하여 운영할 수도 있다.
일은 이렇게 커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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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25. 세상에 하나 뿐인 교육과정|작성자 경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