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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세어라 금순아] 158
#1. 빵집
금순 은진 마주앉아 있다. 음료수잔 놓여 있다.
은진 긴장해 음료수 마시고 있다. 금순 따뜻한 눈길로 그런 은진을 보고 있다.
은진 음료수잔 내려 놓으면.
금순 : 어색하지?
은진 : (보는...그제야 좀 긴장이 풀리는 듯 좀 웃는다).....예....좀....(다시 보는)
금순 : ....아무리 봐도 나랑 너랑 안닮았지?
은진 : (보면).....
금순 : 어떻게 아냐구?....나도 처음에 엄마 보자마자 아 이렇게 생긴 분이구나...
나랑 어디가 닮았나 안닮았나? 그것부터 살폈거든.
은진 : .....언니 정말 결혼해서 애두 있어요?
금순 : 어...왜?
은진 : 전혀 아닌거 같아서요....전혀 애엄마 안같애요.
금순 : 야 당근이지....내 나이가 몇인데....내가 이래뵈도 스물셋이야. 스무살 꽃띠에서 딱 세살 가볍게 얹은 스물셋!
은진 : (그말에 웃는다).....
금순 : (역시 웃는다)....반갑다...잘 왔어....실은 나두....너 보고 싶었어.
은진 : 정말요?....제가 안미우세요?
금순 : (보는) 니가 왜 미워?
은진 : .....그래두....엄마가 너무 큰 잘못을 했으니까....다같이 미울 수도 있잖아요?
금순 : (보는).....
은진 : .....미안해요 언니....언니는 힘든데....저랑 엄마는 너무 편하게 살았어요.....
금순 : .....
은진 : .....그리고....제가 너무 어려서...저 대신 언니가 이식수술 하게 한 것도......미안해요..
금순 : (보다....빙그레).....그 얘기 하러 왔구나?
은진 : .....예.
금순 : 어...그럼 나는....고마워.....이렇게 나를 보러 와준 것도 고맙고....와서 그런 얘기 솔직하게 해줘서 고맙구.....
그리고....이렇게 착하고 이쁜 니가 내 동생인 것두....(환하게 웃는)...
은진 : (보는....배시시 수줍게 웃는다)....
금순 : (웃다가 생각)....가만...우리 휘성이 사진 보여줄까?
#2. 원장실
오미자 자리에 앉아 있다. 갈등하는 오미자....핸드폰 본다.....그러다 결국 핸드폰 집어들고 통화 버튼 누른다.
오미자 : .....재희야.....뭐해?.....어...그래도 얘기는 해줘야 할꺼 같애서....오늘 떠나신대. 좀 있다 6시 차로.....
#3. 재희방
재희 : (핸드폰 귀에 대고 있다가)....그래서요?
오미자E : ....그냥...알아나 두라구....그래 그럼 끊는다.
재희 핸드폰 귀에서 떼고 끊는다.....책상에 내려 놓는다....
재희 어쩔 수 없이 상념에.....자리에서 일어난다....답답하다....가슴이 터질듯 답답하고 힘들다.....
잠시.....그러다 다시 책상을 돌아본다. 다가가 핸드폰 집어들어 시간을 확인하면, 5시가 다 되간다.....
어쩔 수 없이 갈등되는....재희 문으로.
#4. 주방
재희 들어온다. 식탁으로 다가와 물컵에 물 따라 마시려다 놓여있는 기사를 본다....
컵 내려놓고 기사 집어든다.
재희 사진을 본다. 웃고 있는 김박 모습을 들여다보며 기사를 읽던 재희...마지막 기사에 눈길이 머문다.
“마지막으로 일어서려던 기자의 눈에 책상에 놓인 메스가 눈에 띄었다.
내과전문의 책상에 웬 메스냐고 물었더니 김박사는 웃으며 알쏭달쏭한 말을 했다.
‘만나면 주려구요. 주려구 만나려구요’ (밑줄 부분 보여주세요)
재희 : (다 읽고 잠시 움직일 줄 모르는).......
#5. 고속 터미널 승차장
김박 걸어온다. 부산 승차장을 찾아 두리번 걸어온다.
재희 부산 승차장 앞에 서서 그런 김박을 보고 있다.
김박 다가온다. 재희, 그런 김박을 보다가 다가가, 김박 앞에 선다.
김박 : (다가와 선 재희를 본다. 기억해 내고 반가운)....어?.....자네는?
재희 : 예...(목례한다).....제가 오미자 원장님....아들입니다.
김박 : (쿵!....놀라운).....
재희 : (침착하게 보는).....
김박 : (놀라움 떨림 감격 등이 뒤범벅되어).....
재희 : ......
김박 : (아들의 모습을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천천히 본다).....
재희 : (상대적으로 계속 침착한 눈빛으로).....
김박 : (다시 아들의 얼굴을 보다....아들의 오른 손을 본다).....(다시 아들 본다)......그럼 장선배 방에서도 이미 알고 있었냐?
재희 : ......예....
김박 : (보는)....그랬구나....
재희 : (침착하게).....기사 보니까 섬에 계시다구요?....힘들지 않으세요?
김박 : 힘들다.....와서 도와줄래?
재희 : (보는).....
김박 : (웃는다).....(가방을 열어 포장된 메스상자를 꺼낸다).....너 만나면 주구 싶어 들구 다녔는데 보람 있다....
선물이다....메스야.....꼭 재활에 성공할꺼다.
재희 : (보다가......왼손으로 받는다)......고맙습니다.
김박 : ......내가 고맙다....이렇게 나와줘서.
재희 : (보는)......
남자E : 부산행 출발합니다.
김박 : (듣고도 반응 안보이는).......
재희 : .......가보셔야죠?
김박 : (그말에).....어......가봐야지......(그제야) 여기요 잠깐만요.....
(보다)......언제든 오구 싶을 때 섬에 한번 와라....좋은 노천 온천이 있는데
남자E : 아저씨 출발해요.
김박 : 예...갑니다....거기서 목욕 한번 같이 하자...내가 등 밀어주께.
재희 : (보는).......
김박 : (표정에)....너무 황당한 소릴 했나....니가 마음에 들어서....(웃는다)....간다....
(보다가 몸을 돌려 버스로....버스 입구에 다가가 막 오르려는데)......
재희 : (그 모습 보다가 결국 불러본다)....아버지.
김박 : (오르려다 주춤)......(돌아본다).....
재희 : .....조심해서 가세요.....아버지...(여전히 표정은 침착한 그대로).....
김박 : (그럼에도 뭉클해 그런 아들을 본다).....(다시 내려선다...다가와.....그대로 아들을 꽈악 안는다)......
재희 : (예상 못한 포옹이다.....당황스러운....그러나 움직이지 못하고 아버지에게 안긴다.....
알 수 없는 뻐근한 감동이 밀려온다)....
김박 : (아들을 꽈악 안는다)......고맙다.....
재희 : (문득 울컥해지는).....(가슴이 뻐근하다).....
김박 : .....고맙다....재희야.
재희 : (눈가에 눈물 핑 돈다)......
김박 : (역시 눈가에 눈물 핑 돈다).....
재희 : (눈물 핑 돌아...목이 메이는 기분이라...잠시....그러다가)....제가 고맙습니다....30년간 체했던 말이었어요.....아버지.
#6. 몽따지
승차장 - 재희 떠나가는 버스를 지켜보며 서있다. 버스 후진해 이동해 떠나간다.
고속터미널 앞 택시 승차장 - 재희 택시를 기다리고 서 있다.
택시안 (달리는) - 재희 뒷좌석에 앉아서 창밖에 시선 두고 생각에 잠겨 있다.
#7. 거실 (밤)
오미자 기다리고 서있다. 현관문 열리고 재희 들어온다.
재희 : ...일찍 오셨네요? 약속 있으시다드니?
오미자 : ......어....(살피는).....어디 갔다 오는 길이야?
재희 : (보다).....터미널에요.
오미자 : (아! 보는).....갔었어?
재희 : .....예.....가시는거 보고 왔어요.
오미자 : ......그랬구나.....
재희 : .....그분이 제 아버진게....나쁘지 않았어요.
오미자 : (보는)......
재희 : .....어쩌면.....한두번 더 만나면....좋아질 껏도 같에요.
오미자 : (눈빛이 흔들린다).....
재희 : .....이런 분이면....엄마가 사랑할 만 했겠구나....했어요.....
오미자 : (표정까지 흔들린다)......
재희 : (그런 엄마 보다가)......제가 아직 한번도 이런 말씀 드린 적 없죠?.....고맙습니다....저 낳아 주셔서요.....
그리고 이렇게 잘 키워 주셔서요.
오미자 : (눈물 핑 돈다).......
재희 : .....그런데 이제는.....진심으로.....엄마도 엄마 인생을 찾아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엄마가 행복해야 저도 행복하니까요....
오미자 : (아무말 못하는 아들을 보는)......
재희 : (그런 엄마를 진심으로 끌어 안는...따뜻한 눈빛으로 본다)......
오미자 : .......
재희 : ......옷 갈아 입을께요....(방으로 향하면)......
오미자 : (돌아본다).....
#8. 재희방 (밤)
재희 들어와 문 닫는다. 재희 방문 닫고 서서 뻐근하게 차오르는 슬픔에 움직일 줄 모른다.
재희 : ..........
#9. 화장실 (밤)
금순 화장실 바닥을 박박 작은 솔로 닦으며 청소하는 중이다. 마음의 모든 상념을 떨쳐내려 힘을 줘가며 열심히 바닥을 닦는다.
그러나 그럴수록 마음이 더 먹먹하고 그 마음 표정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금순 : .....
정심E : 금순아.
금순 : (소리를 듣는다. 표정 다잡는다....마음도 다잡는다....크게 대답한다) 예! 어머니 오셨어요.
#10. 마루 + 주방 (밤)
노소장 정심 휘성을 데리고 들어서 있다.
금순 화장실에서 고무장갑 벗으면서 나온다.
금순 : (일부러 환하게 더 씩씩하게) 휘성아. 아버님 어머니 다녀오셨어요?
노소장 : 오냐? 청소하던 중이었구나.
정심 : 저녁 먹자 아직 안먹었지?
금순 : 그럼요 아까부터 해놓구 기다리고 있었는데요.
정심 : 벌써 했어? 초밥 사왔는데...(하고 보면)
식탁에 이미 잡채. 돼지불고기. 나물 등 음식이 한가득이다.
냄비에 생선 조림. 후라이펜에는 멸치볶음이 한가득이고...
정심 : 뭘 이렇게 많이 했어? 언제 와서 그새 이 많은걸 다했어?
금순 : 많아요? 몇개 안했는데?
정심 : 많지 이정도면...이제 우리 식구도 줄었는데.
금순 : 제가 먹구 싶어서요. 가을이라 그런가 막 이것 저것 먹구 싶어요....가만 근데 초밥을 사오셨으면 초밥부터 먹어야겠다.
노소장 : (애써 씩씩하게 구는 금순을 보는)
금순 : 어머니 상 차릴께요 얼른 옷 갈아 입구 나오세요....아버님 휘성이 옷 좀 갈아입혀 주세요.
노소장 : 오냐.
금순 : 휘성이 손부터 씻고 할아버지께 옷 갈아입혀 주세요 해.
휘성 : 예.
금순 웃으며 씽크로 다가가 가스불 올린다.
노소장 정심 오히려 더 밝고 씩씩한 척 하는 금순을 느껴서 본다. 그런 금순을 보는 마음이 둘 다 안 좋다.
노소장 : .....
정심 : ....가요...(휘성 데리고 안방으로).....
#11. 안방 (밤)
노소장 잠 못 이루고 앉아 있다. 정심은 옆에서 잠들어 있다.
노소장 : (한참을 깊은 고뇌에)...........(일어나 문으로)
#12. 주방 (밤)
노소장 다가온다. 노소장 냉장고로 다가오다 보면, 시완방문 조금 열려있고 문틈으로 불빛이 새나온다.
노소장 다가가 슬쩍 들여다 보면,
#13. 시완방 (밤)
금순 벽에 기대 앉아 있다. 가발 걸려 있고, 커트 연습하던 중임을 알 수 있다.
바닥에 머리카락 많이 떨어져 있다. 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 양이 상당하다. 꽤 오래 연습했음을 알 수 있다.
금순 멀거니 허공을 보고 앉아 있다. 텅빈 눈빛으로 넋이 나가 눈물을 주르륵 흘리고 있다.
자신이 눈물을 흘린다는 사실도 잊은 듯 그저 움직임이 없다.
금순 : .......
노소장 : (그런 금순을 본다)......
금순 그러다 문득 정신이 드는 듯, 얼른 얼굴 닦아 수습한다.
금순 끄응 일어난다. 다시 가발로 다가가 서서 가위를 집어든다.
금순 다시 커트를 해나가기 시작한다. 표정 다잡고 애써 집중에서 눈에 힘을 줘가며....커팅에 집중한다.
#14. 주방 (밤)
노소장 그모습 보다가 돌아선다. 노소장 마음이 한없이 안좋다....잠시....
다시 방으로....다가가 방문 열려다가 멈춰 선다....노소장 다시 돌아서 현관으로.
#15. 편의점 (밤)
노소장 소주를 집어든다. 카운터로 다가간다.
#16. 노소장 대문 앞 골목 어귀 (밤)
노소장 소주병 담긴 비닐을 들고 생각에 잠겨 천천히 걸어온다.
노소장 걸어오다 주춤 멈춰선다. 골목 어귀에 재희 서 있다.
재희 노소장 대문을 바라보고 있다. 그리움에 대문만 하염없이 바라본다.
노소장 : .......
재희 그렇게 대문을 바라보다, 고개 돌린다.
재희 발길을 돌려 노소장에게 등 돌리고 멀어져 간다.
노소장 그모습 보고 서서 움직일 줄을 모른다.
노소장 : .......
#17. 숙모네 안방
숙모 체중계 손에 품에 안고 들어와 방문을 잠근다.
숙모 휴...그제야 안심하고 체중계를 바닥에 내려놓는다.
숙모 : 목욕탕 간지가 꽤 되서 나도 얼마가 나가는 지를 몰랐는데 잘됐다. 불기는 많이 불었을꺼야.
먹고 앉어만 있어서 그런가 내 느낌에도 몸이 꽤 무겁고 전같지 않어....
(한발 올라가려다 멈칫하는) 떨리기는 좀 떨린다....그래봐야 이삼키로 불었겠지?....
(후...후....마음의 안정을 취하고....올라가 선다...악!....입이 딱 벌어진다. 입을 다물지를 못한다)....
(그러다 다시 내려와 다시 올라가 본다. 똑같은 몸무게인듯 입을 다물지 못한다)....이게 인간의 몸무게야....내가 사람이야.
#18. 숙모네 마루
할머니 숙모 삼촌 금아 둘러앉아 식사 중이다.
숙모 기운없이 깰짝거리는데.
삼촌 : 당신 왜 이렇게 못 먹어?.....기운도 없어 보이고? 어디 안좋아?
숙모 : 아니야....그냥 입맛이 좀 없네...
할머니 : 월맨디 그랴?
숙모 : (놀라서 보는).....
할머니 : 아 아깨 방으로 기계 싸앤고 들어갔잖여? 월매여?
숙모 : ....아녜요 저 안올라 가봤어요.
금아 : 뭘 아빠?
삼촌 : 아빠가 체중계를 사왔어.
금아 : 아...(웃고)
할머니 : 그램 기계는 워쩌 방으로 신주단지 모시듯 싸앤고 들어갔남.
숙모 : 방에다 갖다 치워 놨죠?....진짜에요 안올라가봤어요.
할머니 : (보다 달랜다)...그라지 말고 불어봐....워뗘서 그랴....에미는 시방 뱃속이 얼라가 있구먼....
괜찮여 괜찮여 뭐라 안헐틴께.....쌀 핸개매니?
숙모 : (본다).....
할머니 : 아녀 아녀 에미가 겨우 쌀핸개매니에 충격 먹고 밥숟가락을 멀리헐 위인이 아녀. 쌀 핸개매니에 한말 더?
숙모 : .....
할머니 : ....두말 더?
숙모 : (밉다) 어머니 진짜 아니라니까 자꾸 그러세요?.....저 그렇게 많이 안나가요.
금아 : (웃으며) 쌀 한가마니면 팔십키로지 아빠?
삼촌 : 맞지. 한말이 팔키로구.
금아 : (웃는).....엄마 임신 전부터 한가마니는 더나가지 않았어? 아닌가?
숙모 : (휙 째린다).....
할머니 : 오미 시상에 오미 그람 임신 전이 발써 한개매니믄 시방 시말은 더 얹어야허는거 아녀?
숙모 : 아니라니까 그러세요 글쎄 어머니...(신경질 나서 목소리까지 삐지는)
삼촌 금아 : (웃음 참느라)......
할머니 : (그래도 꿋꿋허게)....그려 이라구 다시 보니께 안즉 시말까정은 안댜 보여....(위아래로 살핀다) 두말...석디?
숙모 : 어머니 (진짜).....
#19. 안방
영옥 화장실 문 열고 나온다.
장박 티테이블에 앉아 책을 보고 있다가 책을 내려놓는다.
장박 : 나 수술 들어가기 전에....금순양을 한번 집으로 초대하는게 어떨까?
영옥 : .....은주 때문에....그래도 될까요?
장박 : (보다)....내가 얘기 해보께.
영옥 : (보는).....
장박 : 그리고 금순양 이사 문제는 어떻게 됐어?
영옥 : .....금순이라고 해요. 언제까지 금순양 금순양 할꺼에요?
노크소리. 은주 들어온다.
은주 : 식사하세요....그리고 엄마....은진이 좀 따끔하게 혼내 주세요. 걔 어제두 너무 늦었어요.
영옥 : 알어...안그래두 가만 안둬야지 하구 있었어.
#20. 주방
오미자 찌게냄비 들어 식탁에 놓는다. 상 차려져 있다.
재희 들어와 앉는다. 오미자도 자리에 앉는다. 두사람 식사 시작한다.
오미자 : .....어젯 밤에 어디 갔었어?
재희 : (힐끔)....아셨어요?....
오미자 : 알지 그럼...나금순 만났어?
재희 : (그말에 대답 않고 다시 먹는다)......
오미자 : (그런 재희 보다가....잠시)......애 이름이 휘성이라고 했지?....휘성이 한번 보자.
재희 : (놀라 보는)......
오미자 : .....데려 와 봐.....한번 보자.
재희 : (흔들리는 눈빛으로 물끄러미 보다).....어뜩하나....울엄마가 드디어 하늘이 두쪽날 결심을 해줬는데....
근데 너무 늦었어요.
오미자 : .....무슨 소리야?
재희 : (시선 피하고)....헤어졌어요...
오미자 : (놀라 보는)......
재희 : (다시 밥 먹는 척)......
#21. 재희방
재희 방문 닫고 들어온다. 재희 책상으로 다가와 의자에 앉는다. 다시 감정이 올라 힘들다....
재희 : ......
그러는데 핸드폰 울린다. 재희 몇번 울리도록 받지 않다가....받는다.
재희 : 예.....예 제가 구재흽니다.....(놀라운).....예 안녕하세요?
#22. 마당
노소장 핸드폰으로 전화 중이다.
노소장 : 내가 한번 좀 만났으면 하는데....혹시 오늘 시간 되나?
#23. 아파트 마루
성란 초조하게 왔다갔다 한다.
시완 주방에서 물컵 들고 나온다.
시완 : 그러지 말고 좀 앉아 있으라니까....금방 들어올꺼야.
성란 : 금방이 벌써 얼마냔 말야? 니 말대로 동네 근처에 갔으면 벌써 들어왔어야 하는 시간 아냐?
그리고 걔 아직 여기 지리도 잘 모르는 애 아냐?
시완 : 우주 똑똑한 애잖아. 그리고 아직 한시간도 안됐어.
성란 : 아직 아직? 너 어쩜 그런 식으로 말하니 아무리 니 아들 아니라구? 아무리 똑똑해봤자 아직 애야.
아직이라니? 한시간이 어떻게 아직이야? 그리고 우주가 언제 나간지 알고 한시간이야?
시완 : 너 진짜 계속 그런 식으로 말할래?
그러는데 우주 현관문 열고 들어온다.
두사람 돌아보고, 우주 다가와선다.
성란 : 우주야...(위 아래로 괜찮은가 살핀다)....너 어디 갔다 이제 와?
시완 : 일단 좀 앉자 앉어....우주야 앉자....(우주 감싸서 데려다 앉힌다)...
성란 : ....말해봐. 너 어디 갔다 이제 오는거야?...어 말두 않고 나가구?
우주 : (그저 빤히 보는).....
성란 : 말을 해봐 어디 갔었어? (못참고) 얘가...너 얼른 말 못해? 어디 갔다 왔어 말두 않구?
우주 : (보는)......
시완 : (상대적으로 침착하게 달랜다).....우주야....나갈 꺼면 미리 말을 하고 나갔어야지. 엄마가 걱정을 얼마나 하셨는데...
어디 갔다 온거야?
우주 : .....
성란 : (대답없자 버럭)....너 얼른 말 못해. 어디 갔다 왔냐니까?
시완 : (버럭 소리치는 성란 모습에 놀라 힐끔 보는데)....
우주 : (그제야) 그냥...심심해서 동네 구경 갔다 왔어요.
성란 : (계속 흥분해서) 그럼 미리 말을 하고 나갔어야지 말을!
우주 : 엄마도 저한테 말 안하고 집 나갔잖아요?
성란 : (당황해 보는).....
우주 : 옛날에 말도 않고 갑자기 나가서 계속 안들어 왔잖아요?
성란 : .......
시완 : .......
우주 방으로 들어가 문 탁 닫는다.
성란 당황해하다....돌아본다.
성란 : ......
#24. 커피숍
노소장 앉아 있다. 깊은 생각에 잠겨 있다.
재희 다가와 선다. 노소장 그제야 기척에 고개 들고 본다.
재희 : (목례한다)....제가 좀 늦었습니다.
노소장 : 아니에요. 내가 빨리 왔어요. 앉아요.
재희 예...앉는다. 직원 다가와 물컵을 재희 앞에도 내려 놓는다.
노소장 : 나는 커피 줘요.
재희 : 저도 커피 주세요....
직원 목례하고 간다.
노소장 선뜻 입을 열지 못하고 물컵 들어 물 마신다.
재희 역시 긴장된다. 따라서 물 마신다.
노소장 내려놓고, 재희도 내려놓는다.
노소장 : .....묻구 싶은게 있어서 만나자고 했어요.
재희 : ....예....
노소장 : .....우리 금순이....평생 위해주고 아껴줄 수 있어요?
재희 : (놀라 보는).....
노소장 : ....행복하게 해줄 수 있어요?
재희 : .....예.
노소장 : 그리고.....정말로 우리 휘성이를 데려다가....친아들로 키워줄 수 있어요?
재희 : ......예.....허락하신다면....정말 좋은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노소장 : (보다).....기분 나쁘게 듣지 말아요....사랑은 받아본 사람이 줄 수두 있다고 생각해요...
구군은....아버지 없이 자랐다구 했는데....어떻게 그렇게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지.
재희 : .....예....맞습니다....실은 저는....혼외잡니다.
노소장 : (보는).....
재희 : 30년 동안 목에 가시처럼 걸려서 죽어도 나오지 않던 말이 아버지였고....그래서 되고 싶지도 않았고....
될 자신이 없었던 것도 아버지였습니다....그래서 금순씨를 만나기 전에는....결혼도 생각조차 해본적 없습니다.
노소장 : ......
재희 : .....한번도 받아본 적 없는 아버지 사랑이....제게 평생의 컴플렉스인건 분명히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래서 더 진심으로 노력해서 극복해 보고 싶은 아픔과 상처이기도 하구요.
노소장 : .......
재희 : 저 역시 휘성이를 보기 전까지는 사실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휘성이를 보는 순간....
마치 어린 시절의 저를 보는 것 같았구....그냥 저절로 그녀석이 마음으로 받아들여져 버렸어요...
노소장 : ......
재희 : 아버님 말씀대로 저는 부정이 뭔지 핏줄이 뭔지를 모르고 자랐구
그래서 더 아무 선입견 없이 제 핏줄은 아니지만 휘성이를 제 아들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노소장 : ......
재희 : .....그리고....실은 어제 30년 만에 처음으로 아버지를 만나 아버지라고 불러 봤습니다....
그 느낌이....참....가슴 벅차고....좋았습니다....아버님...휘성이에게도 그 기분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
휘성이에게 꼭 좋은 아빠가 되고 싶습니다....
노소장 : .......
재희 : .....아버님.
노소장 : (한참을 그런 재희를 보다).....얘기 잘 들었어요....이제 좀....마음이 놓이네...
재희 : (보는)......
노소장 : .....그래요....그렇게 해요....우리 금순이 데려가요.....휘성이두요.
재희 : (놀라 보는).....아버님.
노소장 : .....둘 다 데려가요....데려가서 정말 행복하게만 해줘요.
재희 : (놀라 보는)....아버님....
노소장 : 알겠지만...금순이 부모 정을 모르고 자란 안스러운 아이에요....
그래서 금순이도 더 우리에게 마음을 붙이고 살았던 것 같구요....
그래도 참 어디 한군데 나무랄데 없이 더할 나위 없는 아이에요....어린 나이에 일찍 결혼했다는 사실 하나만 빼면....
구군은 정말 복덩어리를 데려가는 겁니다....그렇게 이쁜 아이가 없어요.
재희 : 아버님....예....잘 알고 있습니다.
노소장 : (본다)....(끄떡이는)...믿어두 될꺼 같네요....우리 금순이 가치를 그렇게 잘 알아 보고....
(눈길이 어쩔 수 없이...복잡해지는)
재희 : ......아버님......감사합니다....감사합니다 아버님.
노소장 : (복잡해 보다가).....그럼 일어나요....(일어난다)....일어나요.
재희 : (보는)......
#25. 마루
정심 태완 시완 금순 휘성 다같이 앉아 있다.
테이블에 찻잔 놓여있고, 금순 과일을 깎아 올리며.
금순 : 형님이랑 우주도 다같이 오시죠. 형님도 너무 뵙구 싶구 우주도 보고 싶은데.
시완 : 곧 정식으로 초대할께요 제수씨 집들이 겸 해서요.
태완 : 근데 왜 아버진 안오셔? 형한테 전화해서 집에 가 있으라구 했다며?
정심 : 그러게 말야...어떻게 된거야 이 양반이...아침부터 말두 않고 나가구...
그러는데 현관문 열리고 노소장 들어온다.
다들 돌아보고 여보 아버지 하는데.
노소장 : 들어와요.
재희 : (들어와 선다).....
금순 : (보고 놀라운).....(재희만 보며 일어난다)......
재희 : (역시 금순만 본다)......
정심 시완 태완도 다같이 따라서 일어난다.
정심 : (알겠는).....
노소장 : 앉어 앉어 일어날 것들 없어....앉아요 구군.....금순아 앉아라.
금순 : (놀라서 보다)....예.....
다들 앉는다.
노소장 : .....성란이는?
시완 : 우주 혼자 두고 오기 그래서요.
노소장 : 그럼 우주를 데리고 오지?
시완 : ....아직 아버지 엄마께 인사를 못드려서....다음부터는 그렇게 할께요.
노소장 : 그래....가족들 다 모인 자리에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아쉽지만 그냥 얘기하마.....금순아.
금순 : (보는).....
노소장 : ......내가 우리 막내며느리 시집 보내기가 참 서운했나보다....그동안 나 때문에 많이 서운했지?
금순 : ....아버님.
노소장 : .....그래....마음 고생 많이 했을꺼야....이제 다 털어내고 여기 구군이랑....결혼해라....
금순 : (놀라 보는).....
노소장 : .....결혼해서....행복하게 살어....물론 휘성이 데리고.
금순 : (놀라 보는) 아버님.....(눈물 핑 도는)
정심 : ......
시완 태완 : (좀 놀랍고).......
노소장 : 그리고....내가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휘성이는.....휘성이를 위해서는
휘성이가 구군을 친아버지로 알고 자라는게 역시 제일 좋은 일 같다....그러니....구군.
재희 : 예.
노소장 : 우리 휘성이 데리고 가서.......노휘성이 아닌.....구휘성으로 키우도록 해요.
금순 : 아버님....
재희 : (역시 놀라워 보는).....
정심 : (눈물 난다).....
시완 : .......
태완 : .......
노소장 : 그렇게 해요. 구휘성으로.....이제부터 휘성이 아버지는....구군이에요..
재희 : 예 아버님.....감사합니다....정말 감사합니다.
금순 :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이 난다).....아버님.....어머니.
정심 : (역시 주체할 수 없이 난다)......그렇게 해....그게 휘성이에게 가장 좋은 일이면 그렇게 해야 옳아....
노휘성이든 구휘성이든 그게 뭐가 그렇게 중요해.
금순 : (눈물 난다)......어머니.
정심 : .......제일 중요한 일은 우리 휘성이에게 평생 아끼고 사랑해줄.....아빠가 생겼다는거지....안그래?
금순 : 어머니...(눈물 왈칵 난다).....
정심 : .....울지 마아...왜 울고 그래 오늘같이 좋은 날....(하면서도 울고)
금순 : (역시 같이 운다).....어머니.
정심 : ......우리 금순이.....정말 잘 부탁해요....
재희 : ....예.....고맙습니다 어머니.
금순 : (주체할 수 없이 눈물이 난다)....아버님 어머니.
시완 태완 : (흐뭇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서운해 눈가가 붉어졌다).......
금순 재희 : .......
정심 노소장 : (말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에...역시 눈물이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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