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해거름에 텃밭에 갔다가 모기한테 엄청 물렸다.
지금쯤 모기는 없겠지하고 모갯불을 안 피웠더니─
목덜미와 팔.. 등 닥치는 대로 물어 뜯었다.
마지막 고추를 따 내고, 고춧대 석대를 뽑아버렸다.
내일 쯤 나도 배추 모종을 심든지 해야겠다.
오늘 오전에는 다큐멘터리 영화 <어른 김장하>를 보면서
몇번이나 눈시울을 붉혔다. 진주에서 남성당 한약방을 50여년을
운영해 오면서 벌어들인 돈으로 학교를 설립하여 국가에 헌납하고
수많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제공하는 등 셀 수 없는 선행을 하면서도
진즉 자신은 헤어진 양복을 입을 만큼 검소하신 분으로 매사에 옳다고
생각되는 곳에는 돈을 아끼지 않고, 서슴없이 기부하는 소신이 분명한
삶을 살아오신 분이셨다.
"돈이란 똥하고 같아서 모아 놓으면, 악취가 진동하지만,
밭에 골고루 뿌려놓으면, 좋은 거름이 된다.“는 그분의 귀한 말씀이 생각난다.
말씀 하나하나, 행동 하나하나가 이 시대의 진정한 어른임에 틀림이 없었다.
문형배 헌법재판관도 그 분에게 장학금을 받아서 공부한 사람이었다.
오후에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한 <세상을 바꾼 변호인>이란 영화를 봤다.
남자들이 판을 치던 로스쿨에서 전체학생의 2% 밖에 안되는 9명의 여학생 중
한명이었던 주인공은 두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마침내, 수석으로 졸업하고 법대교수가 되었다.
100년전, 60여년전에 만든 법들이 여성들에게 차별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세상이 바뀌었다는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멘트를 날리며 새로 고칠 것을
법정에서 요구한 당찬 여인, 남성우월주의를 파괴한 선각자. 그녀를 칭송하기엔
단어가 부족할 만큼 그녀는 누구보다 특출한 존재로서 영화 말미에 같은 로스쿨 출신이었던
변호사 남편은 암으로 사망하고, 이후 그녀는 연방 재판관이 되었고, 그녀의 딸도 하버드 법대를 나와
교수가 되었다는 자막을 보면서, 한 인간에 대한 무한한 경외감을 안고 극장을 빠져 나왔다.
첫댓글 "세상을 바꾼 변호인 -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의 생애를 그린 작품"으로 2018년 개봉되었군요.
"어른 김장하" 와 함께 너무나 좋은 영화네요.
좋은 두 편의 영화를 통해 감성을 새롭게 해 보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