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은? 두말할 것 없이 독도가 아닐까. 보다 정확한 답은 함경도 두만강 하구일 것이다. 그러나 남한을 기준으로, 육지를 기준으로 삼는다면 당연히 간절곶이다. 남쪽에서 가장 멀리 몸집을 내밀은 곳이 간절곶이기 때문이다. 간절곶등대는 국립천문대와 새천년준비위원회가 ‘2000년 1월 1일 오전 7시 31분 26초’ 새천년의 해가 가장 먼저 떠오른 장소로 공포함에 따라 유명해진 등대이기도 하다.
간절곶(艮絶串)은 동해 먼 바다를 항해하는 어부들이 동북이나 서남에서 이곳을 바라보면 긴 간짓대(긴 대로 만든 장대)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이다. 조선초기 동국여지승람에는 이길곶(爾吉串)이라 하였는데, 이(爾)란
‘넓다’는 뜻이며, 길은 ‘길다’라는 말의 차음이니, ‘간짓대처럼 길게 나온 곶(串)’이라는 듯이다. 특히 ‘낭끝바위’는 간절곶에서도 가장 돌출된 지역으로 이곳에서 해를 가장 빨리 볼 수 있다하여 새해 첫날 해돋이 광경을 보러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간절곶은 한반도 남한에서 가장 동쪽으로 튀어나온 곶답게 동해 쪽으로 몸을 내밀고 있다. 울산시내에서 부산으로 가는 길로 빠지다가 서생포왜성과 진하해수욕장 입간판을 거쳐서 조금만 가면 간절곶이 나온다. 해맞이 등으로 유명세를 떨치면서 여관촌이 급격하게 발달하였지만 예나 지금이나 한적한 바닷가다. 울산항으로 들어가는 길목의 모퉁이에 자리잡고 있어 비바람이 드세고 의지할 곳이 없어 사람 살기에는 적당하지 않은 곳이다.
풍수상으로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다. 반대로 바닷가에서 보자면 쉽게 눈에 뜨이는 곳인지라 등대가 자리잡은 이유를 알 수 있다. 이처럼 등대는 기존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풍수와는 정 반대의 입장에 서 있다. 노출이 잘되고 어디서나 잘 보이기 때문이다. 마치 바다 한가운데 높다랗게 벌거벗고 서 있는 형상, 그것이 등대의 진면목이기도 하다.
해안을 따라 느린 경사의 언덕이 있고, 그 언덕에 그림같은 등대가 있다. 대개의 등대들이 가파른 절벽에 서 있는 것과 다른 조건이다. 등대 앞쪽으로는 태평양으로 향하는 뱃길이 환하게 열려있어 무거운 짐을 실은 울산항의 거대 화물선들이 드나들고 있다. 1920년 3월에 불을 밝힌 이래로 한결같이 울산항을 드나드는 배들의 항로를 밝혀왔다. 조금 있으면 어언 90여년 세월에 가까워진다.
북쪽에 1906년에 설립된 울기등대가 있다면 남쪽에 그의 막내격인 간절곶 등대가 서 있어 북과 남 양쪽에서 울산만으로 접어드는 배들을 옹위하고, 부산에서 동해안을 거슬러 북쪽으로 올라가는 배들을 옹위하는 셈이다. 근자에 울기등대와 간절곶등대 사이에 초현대적인 높이 44미터의 ‘동양 최대 높이’를 자랑하는 화암추등대가 들어섰다. 현대중공업과 국제여객선터미널 등이 밀집된 울산항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화암추등대가 담당하게 되면서 울기와 간절곶등대의 위상에 변화도 감지된다. 그러나 근 백여 년을 버텨온 울기등대, 그리고 조금 있으면 어언 90여년에 도달할 간절곶 등대의 역사문화적 위상은 의연할 것이다.
...(이하 생략).. <주강현· 해양문화재단 이사>
위치: 울산 울주군 서생면 대송리
등대보러 가는 길
1)
자가이용
경부고속도로 → 언양, 울산고속도로 → 남부순환도로 → 진하해수욕장 → 간절곶
울산공항 → 울산역 → 여천공단입구 → 청량면덕하 → 진하해수욕장 → 간절곶
2)
대중교통
시외버스(동부여객) : 진하해수욕장 ~ (간절곶) ~ 부산동부터미널(김해)
시외버스(동부여객) : 울산 ~ 진하 ~ (간절곶) ~ 해운대(역앞)
숙박정보
꿈의 궁전 (052-264-9304~5), 대곡 민박마을 (052-264-0078), 아라성모텔 (052-239-7233), 에버그린모텔 (052-254-0989) 등이 있다.
첫댓글 정말 좋아요!!!! 친정이 바로옆이라.... 기회되시면 한번가보심이... 새해가 아니라도 늘 떠오르는 해는 웅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