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아야!” (20,16)
오늘 축일은 사실 특별하고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사도들의 사도라는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은 본디 의무 기념일로 거행되어 오다가 2016.6.30. 예수성심대축일에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확고한 의지에 따라 축일로 승격되어 새롭게 로마 보편 전례력에 수록되었습니다. 이런 배경은 요한 바오로 2세 성인께서도 재임 중에 마리아 막달레나의 교회 안의 특별한 역할 곧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첫 증인이고, 주님의 부활을 사도들에게 알린 첫 선포자로서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의 역할을 특별히 강조하셨습니다. 만일 사도들 가운데서 마리아 막달레나가 없었다면 예수님의 죽음 이후 사도들은 낙담하고 절망에 빠진 채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이런 사도들에겐 희망과 위로를 전한 사도가 바로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였던 것입니다. 사실 지난 세대 이전까지 교회에서 여성들의 헌신과 희생이 있었지만 이를 무시하고 냉담했던 교회가 교회 안에서 새롭게 여성의 존재와 역할을 자각하고 인정하게 되었으며, 이런 배경에서 바로 사도들의 사도라고 불린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을 제정하게 된 것입니다.
이로써 교회는 복음 선포에 있어서 여성의 존재를 명백하고도 분명하게 인정한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에서 모든 여성의 모범이고 본보기가 되는 여성이 바로 오늘 우리가 기억하고 기념하는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입니다. 그 뚜렷한 변화의 표지는 오늘 축일의 본기도 『외아드님께서 가장 먼저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부활의 기쁨을 전하라 하셨으니』와 새 감사송 『무덤에 묻히신 주님을 찾던 마리아 막달레나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처음으로 경배하였나이다. 주님께서는 동산에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나타나시어, 사도들 앞에서 사도 직무의 영예를 주시고, 새로운 삶의 기쁜 소식을 끝까지 전하게 하셨나이다.』라는 기도문을 통해서 교회가 이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마리아 막달레나 성녀는 진정한 복음 선포자의 본보기이자, 부활의 기쁜 소식을 알리는 참된 부활의 첫 증인으로서 그녀의 역할을 선포한 것입니다.
신앙은 사랑하는 존재를 찾아 나서는 것이며, 사랑하는 사람은 그 사랑의 존재를 만나게 되어 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는 늘 주님을 찾았고, 항상 주님과 함께 한 신앙인의 참된 본보기였습니다. 오늘 아가의 “나는 잠자리에서 밤새도록 내가 사랑하는 이를 찾아다녔네... 거리와 광장마다 돌아다니며 내가 사랑하는 이를 찾으리라.”(3,1.2)고 하는 여인의 모습이 바로 오늘 축일의 마리아의 예수님을 찾음이며 보고픔입니다. 그러기에 참사랑의 여인 마리아는 죽었어도 차마 잊지 못하고 예수님에 대한 그리움으로 빈 무덤으로 달려갔던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막달레나의 심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리라 봅니다. 저 역시도 누이 잃고, 어머니 잃고 난 뒤 그렇게 슬픔과 상실 가운데 잊지 못했으니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린 아픔보다, 잊지 못해 더 큰 사랑으로 주님을 찾아온 마리아 막달레나입니다. 어떤 제자들보다 더 많이 용서받은 막달레나였기에 더 많이 더 깊게 예수님을 사랑했습니다. 그러기에 이른 새벽부터 예수님을 찾아온 마리아 막달레아였습니다. 그렇게 애타게 사랑이신 주님을 찾아왔기에 부활하신 주님과 첫 번째 만나는 은총을 누릴 수 있었으며, 애타게 당신을 찾는 막달레나의 사랑에 응답하듯이 사랑이신 주님께서 사랑으로 먼저 막달레나를 찾아오신 것입니다.
참으로 오늘 복음에서 아름답고 감격스러운 장면은 무덤가에서 죽음의 상실과 더욱 슬픈 예수님의 시신마저도 볼 수 없는 큰 상심과 슬픔으로 울고 있는 마리아를 보신 예수님께서 “여인아, 왜 우느냐? 누구를 찾고 있느냐?”(20,15)하는 따뜻한 위로가 담긴 질문에 “선생님, 선생님께서 그분을 옮겨 가셨으면 어디에 모셨는지 저에게 말씀해 주십시오. 제가 모셔 가겠습니다.”(20,15)라는 그녀의 사랑을 확인하신 후 “마리아야!”(20,16)라고 그녀의 이름을 불러 줍니다. 이로써 애타게 찾았던 사랑하는 주님과의 만나게 되고 이 만남은 단지 사랑하는 이와 만남을 넘어서 구세주이신 주님과 참된 진리와 영의 만남입니다. 이름을 불러 주심으로 마리아는 참으로 기쁨과 환희로 초대받았고, 치유와 부활로 호출받고 초대받은 것입니다. 우리의 부활 신앙은 바로 슬픔에서 기쁨으로, 절망에서 희망으로, 죽음에서 부활로 초대이며 회개라는 사실을 마리아 막달레나에게서 확인합니다. 주님과의 만남으로 기쁨과 희망으로 넘친 마리아 막달레나는 “제가 주님을 뵈었습니다.”(20,18)라고 사도들에게 외침으로 성녀는 부활의 첫 증인이며 증거자가 되었으며, 이로써 교회는 마리아 막달레나를 사도들의 사도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그녀의 알림으로 사도들 역시 기쁨과 희망으로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하는 사도들이 되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고 기념하는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있어서,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다, 는 표현의 무게가 확연히 드러났으며, 이렇게 죽었어도 잊지 못한 주님 향한 막달레나의 사랑에 대한 주님의 응답은 단 한 마디, ‘마리아야!’로 족했던 것입니다. 이렇게 마리아의 이름을 불러 주신 주님은 당신을 찾는 모든 믿는 이들에게, 주님은 우리 모두의 이름을 막달레나를 불러 주셨던 그 음성으로 다정스럽고 사랑스럽게 불러 주실 것입니다. 오늘 막달레나 축일 축하하며, 행복한 하루 보내길 바랍니다. 이런 기쁨에서 ‘김춘수’의 「꽃」을 읽으면서 주님의 부드러운 음성을 느껴보길 바랍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몸짓이 되고 싶다.』
*마리아 막달레나 축일을 맞는 분들에게 진심으로 축하와 함께 기도를 보냅니다. 아울러 교회 안에서 복음 선포를 위해 헌신해 온 모든 여성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