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국민의힘 도태우 변호사는 공천 취소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막판에 공천 결정을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합니다.
무감동이지만 그나마 탈은 크지 않던 국민의힘 공천은 산뜻하지 못한 마무리 수순인데, 이런 와중에 일부 후보의 설화는 당내 위기감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평입니다. 대전 서갑의 국민의힘 조수연 후보는 “봉건적 조선 지배를 받는 것보다 일제강점기에 더 살기 좋았을지 모른다”는 등의 과거 SNS 글이 소환돼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당 공관위가 ‘5ㆍ18 북한 개입설’ 발언의 도태우(대구 중-남) 후보의 공천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로 다음 날 불거진 설화인데, 다. 당 중앙선대위 관계자는 “분위기 쇄신을 위해 막말 논란을 일으킨 일부 공천 후보는 과감히 읍참마속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유야무야 넘어갈 것 같습니다.
국민의힘은 총선 구도가 흔들리게 된 결정적 계기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 대사 임명을 꼽는데,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의 피의자인 이 전 장관이 출국금지 대상이었던 사실이 알려지며 범야권의 정권 심판 공세에 불을 붙였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수도권 의원은 “민주당 공천 잡음에 실망한 야권 지지층의 시선을 외부로 돌릴 수 있는 출구를 정부가 만들어준 셈”이라며 “비명횡사 등 민주당 공천 파동의 반사이익을 노리다 역공을 당한 형국”이라고 했습니다.
그간 선방을 해 온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가장 곤혹스럽게 만드는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가 생각이 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운은 어떨까? 29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을 향한 윤 대통령의 정치적 운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그 첫 번째 운은 총선 시점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모든 대통령은 임기 중에 총선을 치렀는데, 그중 취임 2년 전후에 치른 대통령은 4명이다. 과반 또는 원내 제1당을 기준으로 하면 여당으로도 보수 정당으로도 3승 1패였다. 대통령 취임부터 총선이 치러진 시점을 보면 노태우·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두 달도 안 된 총선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임기 2년 차 총선이었고, 김대중 대통령은 임기 3년 차에 치렀다.
윤 대통령의 총선은 김 대통령의 총선과 시점이 비슷하다. 다른 게 있다면 윤 대통령은 임기 만 2년에 한 달 정도 모자라고, 김 대통령은 취임 2년에 한 달 조금 넘어 총선을 치렀다. 대통령 임기 중 선거는 대통령 취임일에 가까울수록 대통령과 여당에 유리하다.
대통령 임기 3년 차의 총선이라도 대통령 임기가 만 2년을 넘겼느냐 아니냐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더구나 2000년 이후 6번의 총선에서 여당은 4승 2패를 기록 중이다. 임기를 3년여 남긴 대통령을 향한 유권자의 심사는 복잡하다. ‘제대로 일할 기회를 줘야 한다’면서도 ‘권력의 오만과 독선은 막아야 한다’가 교차한다. 하는 걸 보면 마뜩잖지만, ‘남은 임기를 생각하면 이렇게 둘 수도 없지 않으냐’는 갈림길이다.
윤 대통령의 두 번째 정치적 운은 ‘자멸하는 야당’이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선 참패의 기억과 ‘서울 우세지역 단 6곳’이라는 자체 보고서의 수도권 위기론은 사라진 지 오래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접전 양상을 넘어 오차 범위 밖에서도 민주당에 앞서는 조사들이 속출한다. 4·10 총선에서 과반 의석은 물론 ‘170석+전망’까지도 나온다. 보수 정당이 통산 1승 8패를 기록한 지역구의 ‘명룡대전’조차 ‘오차 범위 내 접전 양상’으로 알려진다.
‘의대 정원 증원’ 사태의 영향으로 대통령 지지율까지 40% 전후를 넘나든다. ‘차기 정치지도자 조사’에서 한동훈 지지율은 이재명에 역전하며 선두로 나선다. 한동훈 효과에 따른 지지 결집과 민주당 지지층 이완과 이탈의 ‘일시적 결합’이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선택한 윤석열 승부수의 결과다.
‘한동훈 대 이재명’ 구도는 ‘윤석열 대 이재명’을 넘어 ‘새로움의 미래 대 오래됨의 과거’ 또는 ‘상식 대 몰상식’의 대립으로 유권자에게 비친다. 따라서 쟁점은 지금이 국민의힘 지지율의 최고점이냐는 것이다. 이는 지금 민주당 지지율이 최저점이냐는 물음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민주당 지지율의 하락도 아니기 때문이다.
갤럽과 리얼미터 및 NBS 조사의 1월 초와 최근 민주당 지지율을 비교하면 오차 범위 안팎의 하락에 불과하다. 범진보 대 범보수 지지율로 합산하면 양측은 백중세이기도 하다. 정권 심판론은 여전히 절반 이상이고, 특히 중도 무당층과 수도권에서 상대적으로 높다.
최근 민주당 지지율의 하락세는 ‘호남 진보 50대의 전통적 핵심 지지층’이 이완되고 분산된 결과로 해석된다. 따라서 민주당의 지지율 회복은 3대 핵심 지지층의 복귀에 달렸고, 이들은 국민의힘 지지로 돌아설 가능성도 없다. 지금은 조국혁신당이 방파제 역할까지 하고 있다.
‘공천이 끝나고 본격 선거전이 시작되면 지지율 추세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민주당은 기대한다. 수도권 여당 후보들은 ‘아직 바닥 민심은 차갑다’고 한다. 수도권 여론은 ‘국민의힘 서울 우세, 민주당 경기 우세’로 알려진다. 국민의힘 공천의 평가 여론이 긍정과 부정이 비슷한 것도 기저효과의 결과다.
‘윤-한 갈등’의 충격적 드라마 한 편으로 평가 기준 자체가 낮아졌다. 여기에 ‘민주당 자폭 공천’이 더해지면서 많은 것이 가린 셈이다. 그렇다면 운칠복삼(運七福三)일까, 운칠기삼(運七氣三)일까? ‘인생 성취의 8할은 운’이라지만 그래도 운칠기삼(運七技三)은 돼야 하지 않을까.
‘선거 타이밍의 포르투나(Fortuna)와 스스로 선거를 망치려는 공천의 야당’이라 할지라도 대통령의 총선 승리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진짜 실력의 비르투(Virtu)’를 여당이 보여줘야 한다. 윤 대통령의 정치적 운, 마지막 시험대에 오른다.>문화일보. 박명호 동국대 교수·정치학
출처 : 문화일보. 오피니언 시평, 여당은 고점, 야당은 저점 지나고 있다
양당의 총선 구호들은 매우 대조적인데, 야권에서는 정권 심판을 내세우고, 여당에서는 운동권 청산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야권에서는 검찰정권을 비판하고, 여당에서는 이재명 대표의 독선과 범죄혐의, 나아가 진보당과의 연대를 비판합니다.
하지만 국민들이 이런 구호에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시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제 한 달도 채 안 남았는데 누가 다시 고점을 차지할지, 누가 저점으로 내려갈지는 그들의 말과 행동에 달려 있을 겁니다.
‘운칠기삼(運七技三)’은 이제 옛말이고 요즘에는 ‘운팔(運八)’이 대세라고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운이 더 좋을지, 이재명의 대표의 운이 더 좋을지는 선거가 끝난 뒤에 확인이 될 것 같습니다. 나라의 장래가 대통령과 야당대표의 운에 달려 있다는 것이 어이없고 황당하지만 지금 하는 꼴들을 보면 그게 정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2회 영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