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하나님을 존귀히 여기는 자를 면밀히 보살피시는 분이십니다. 엘리사는 수넴에 사는 한 여인에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 내릴 기근(饑饉)을 피해 7년 동안 다른 곳에 잠시 가주하라고 말합니다(1절). 이 여인은 열왕기하 4장에 나왔던 수넴의 여인으로 엘리사를 위해 방까지 준비하여 엘리사가 수넴을 들릴 때마다 극진하게 섬겼던 여인입니다. 이 여인의 아들이 죽었을 때 엘리사가 살려준 기록도 열왕기하 4장에 나옵니다. 엘리사는 하나님을 존귀히 여기는 마음으로 하나님의 사람인 엘리사를 극진히 섬긴 이 여인에게 기근을 피해 다른 곳에 잠시 머물라고 언질(言質)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7년 동안 블레셋 땅에 거주하였다가 7년이 지나 다시 돌아와 보니 자기 집과 땅을 다시 찾는 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7년 동안이나 버려진 집과 땅처럼 있었으니 누군가 차지하고 있었던 것이겠지요. 그래서 자기의 집과 땅을 되찾기 위해 이스라엘 왕에게 호소하게 됩니다(2절, 3절). 그런데 그때 마침 이스라엘 왕은 엘리사의 사환인 게하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그 대화의 주제는 엘리사가 행한 큰 일들에 대한 것이었고, 이스라엘 왕이 엘리사의 사환인 게하시에게 엘리사가 행한 모든 큰 일들에 대해 이야기해 달라고 해서 이뤄진 대화였습니다(4절). 다시 말하면 수넴 여인이 찾아왔기에 엘리사가 행한 이적(異蹟)들을 이야기한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왕의 요청에 의해 게하시로부터 엘리사가 그동안 행했던 모든 이적들을 듣고 있던 중에 이 수넴 여인이 찾아온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때마침 수넴 여인이 와서 자기의 땅과 집을 되찾게 해달라고 왕에게 요청하러 온 것입니다. 5절에 보면 “게하시가 곧 엘리사가 죽은 자를 다시 살린 일을 왕에게 이야기할 때에” 수넴 여인이 왕에게 찾아왔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게하시가 이 부분에 대해 더 자세히 부연(附言) 설명을 하였고, 왕이 이 수넴 여인의 요청을 받아들여 그 집과 땅을 되찾게 해줄 뿐만 아니라, 수넴 여인이 떠나있던 7년 동안의 소출까지도 돌려받게 해주었습니다(6절). 하나님의 사람을 존중히 여겨 지극히 섬겼던 이 수넴 여인을 하나님께서 끝까지 잘 돌봐 주신 것입니다. 나아만 장군이 엘리사를 찾아와서 나아만 장군의 나병이 낫게 되었을 때 탐욕을 부려 나병에 걸렸던 게하시가 다시 등장하고 있지만, 이 사건은 게하시가 나병에 걸리기 전에 일어났던 사건을 회고하는 방식으로 후에 다시 기록한 것으로 보입니다.
7절부터 15절의 말씀은 아람의 왕인 벤하닷 2세가 죽고 하사엘(Hazael)이 아람의 왕이 되게 된 과정을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엘리사가 아람의 수도인 다메섹에 가서 있었습니다(7절). 그때 아람의 왕인 벤하닷 2세가 병들었는데, 엘리사가 다메섹에 와 있다는 소식을 들은 벤하닷은 하사엘이라는 신하를 엘리사에게 보내어 자기의 병이 나을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해 물어보고 오게 합니다(8절). 그래서 하사엘은 많은 예물을 가지고 엘리사에게 와서 벤하닷 왕의 병이 나을 수 있겠는지 묻습니다(9절). 엘리사는 벤하닷의 병은 낫겠지만, 하나님께서는 그 벤하닷이 반드시 죽게 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는 애매모호한, 그러면서 의미심장한 대답을 합니다(10절). 사실 이 말씀은 “벤하닷은 지금 앓고 있는 병으로 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결국 다른 이유 때문에 죽게 될 것이다”라는 말입니다. 그러면서 엘리사는 하사엘이 민망해할 정도로 하사엘의 얼굴을 쏘아보다가 웁니다(11절).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 당황한 하사엘이 그 이유를 묻자 엘리사는 하사엘이 이스라엘을 도륙하게 될 것이며, 하사엘이 아람의 왕이 될 것이라고 예언합니다(12절, 13절). 이 말을 들은 하사엘도 매우 놀라면서 “나는 개 같은 종인데 어찌 그런 일을 행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합니다(13절). 그 당시 개는 매우 천한 존재로 여겨지던 때였는데, 실제로 하사엘은 그 출신이 매우 천하였던 자였기에 엘리사의 이러한 예언이 충격적이었을 것입니다.
엘리사의 대답을 들은 하사엘은 벤하닷 왕에게 왕의 병이 다 나아 살아날 것이라고 전해주었지만, 그 다음날에 이불을 물에 적시어 벤하닷의 얼굴에 덮어 질식하여 죽게 하고 하사엘이 아람의 왕이 되었습니다(14절. 15절). 사실 이 부분은 이미 열왕기상 19:15에서 엘리야 선지자에게 하나님께서 명하신 사명에 명확하게 언급되고 있는 부분입니다. 결국 엘리사를 통해 하사엘이 아람의 왕이 되게 하시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하사엘을 통해 북왕국 이스라엘에 하나님의 징계를 내리시게 됩니다.
하나님은 하나님을 존귀하게 여기면서 하나님께서 사용하시는 자들을 선대(善待)하고 존중히 여기는 자를 귀하게 돌보십니다. 그리고 하나님을 거역하고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따르지 않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징계를 내리십니다. 역사(歷史)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서는 흘러가는 모든 과정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일을 행하십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일들이 왜 그렇게 진행되고 이뤄지고 있는지 영적으로 민감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초점을 맞추고 하나님의 일하심에 주목해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의 뜻에 온전히 순종하며 행하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오늘도 하나님의 뜻에 주목하며,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으로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날이 되길 소망합니다. (안창국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