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건전지도 분리 배출합시다 -도민일보
'자원절약·재활용촉진 시행령' 내년부터 시행
알칼리망간전지, 제조·수입업체 재활용 의무
평소 건전지를 많이 쓰는 김모(35) 씨는 헷갈린다. 김 씨는 원래 다 쓴 건전지는 분리해서 버려야 한다는 생각을 해왔다. 건전지에 중금속이 들었다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최근 다 쓴 건전지를 거둬가도 그냥 땅에 묻어 버린다는 말을 들었다. 그렇다면 중금속 덩어리를 모아서 묻는 게 환경에 더 안 좋을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분리하지 말고 다른 쓰레기와 함께 버려 '분산'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다.
사실 보통 AA, AAA 크기인 '알칼리 망간전지'는 다른 쓰레기와 같이 버려도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 현행 '자원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시행령'은 폐건전지 중 수은전지·산화은전지·니켈카드뮴전지·리튬전지(1차전지)만 분리수거하도록 돼 있다. 주로 휴대전화 등에 쓰이는 건전지다. 환경부는 지난 1996년 '망간전지'와 '알칼리망간전지'를 폐기물 부담금 대상에서 제외했다. 유해성이 없다고 판단해서다. 하지만, 현재 폐건전지의 대부분은 일상에서 흔히 쓰는 알칼리망간전지다.
최근에는 건전지를 넣어야 하는 생활용품도 줄고 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읍·면·동사무소와 아파트, 대학 등에 있던 '폐건전지 수거함'도 슬그머니 사라졌다.
경남대는 몇 년 전만 해도 건물마다 폐건전지 수거함이 있었지만 지금은 한 곳도 없다. 대학 관계자는 "한창 건전지를 분리해서 버리자고 홍보할 때는 많았는데 이제는 거의 모이지 않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고 말했다.
마산 월영동사무소에도 수거함이 있지만 가져오는 주민이 거의 없다고 했다. 동사무소 관계자는 "폐건전지 수거함을 형광등 수거함과 같이 두고 있는데 별로 쓰는 사람이 없다"며 "요즘에는 분리수거를 따로 하는 날이 있고 아파트 같은 곳은 따로 처리를 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알칼리망간전지도 따로 모아 버리는 버릇을 들여야겠다.
내년 1월 1일 시행되는 '자원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시행령' 개정안에는 알칼리망간전지도 따로 분리해서 버려야 한다고 돼 있다. 이제 이렇게 모은 건전지는 땅에 묻는 게 아니라 생산자 책임재활용(EPR)제도에 따라 제조업체나 수입업체가 재활용해야 한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따로 버려야 하는 건전지가 있고 그냥 버려도 되는 건전지가 있어 폐건전지 수거가 잘 안 된 면이 있다"며 "내년부터는 모든 건전지를 분리수거해야 해서 홍보를 적극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환경부에서 수거함 본보기를 만들고 있다"며 "오는 10월까지는 완성이 돼 자치단체에 보급이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