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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아동센터에 발을 디딘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동안 세월의 흔적이 여기저기 고스란히 남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그것은 아마 지난 10여년 동안 수많은 아이들이 지역아동센터를 거쳐 지나갔지만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 아이들을 환한 미소로 맞이하고 있는 지역아동센터의 선생님들이겠지요. 지역아동센터와 인연을 맺었던 아이들과 부모님의 모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회상과정에서 가슴 아픈 곳도 있지만 잠시라도 미소를 지을 수 있게 하는 것 같아 10년이 지난 지금도 지역아동센터와의 인연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것입니다.12년전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든 지역아동센터 현장에서 저는 많이 울고 웃고, 싸우고. 화해하고, 실망하고, 감사하며 시간을 보내며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 세월이 흐른 동안 발전한 뭔가를 찾아야 당연하지 않냐는 시선도 있겠지만, 우리 아이들의 자라온 과정이 헛되지 않기에 우린 보이지 않는 성과에 무엇보다도 많은 에너지를 쏟고 있습니다. 그동안 지역아동센터에 많은 아이들과 인연을 맺고, 그 인연을 아직도 이어가고 있는 중입니다. 한글을 깨우치지 못해 늦은 시간까지 씨름하며 붙잡고 있던 아이, 아무도 없는 빈집에 들어가는 것이 싫어 깜깜한 시간까지 서류 작업중인 선생님 옆에 붙어 있던 아이, 휴일에도 센터 문 앞에 와서 앉아 있던 아이……. 그 당시 영원한 숙제였던 이들이 그 사이 학교를 마치고 어엿한 성인이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진학 후 공부할 시간도 없이 바쁜 시기에 틈틈이 센터를 찾아오고, 대학입시의 선택의 갈림길에서 고민을 늘어 놓는 모습을 보니 대견한 마음부터 듭니다.
3교대 일하느라 잠 잘 시간도 부족하지만 틈틈이 시간 내어 센터를 찾아와 신나게 이야기 하며 동생들과 놀아주는 모습과 다음에 또 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가는 아이의 뒷모습에서도 흐뭇함과 감사함을 느낍니다. 반면 힘들었던 환경에서 주위 어느곳에도 마음을 주지 못하여 방황하여 지금도 삶이 힘이 드는 아이들도 있지만 그 아이들에게도 언젠가 센터를 다시 찾아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생기리라 생각하며 조금만 더 크고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거라는 관심과 희망을 가져 봅니다. 출근 후 오늘 하루도 우리아이들의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매일 매일 우리 아이들의 이야기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걱정과 관심으로 좀 더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고민할 수 있으며 아이들은 선생님들의 고민과 격려로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목소리를 냄으로써 우리 아이들의 권리가 좀 더 보장되고 아동이 좀 더 행복한 세상이 되리라 믿음과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여년동안 헌신적인 지역아동센터 사회복지사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지역아동센터는 오늘도 아이들의 재잘거림과 웃음소리로 가득 할 것입니다. 여기에 선생님의 고함소리와 시끌벅적한 아이들의 소란도 어떤 음보다 아름다운 화음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가끔 불협화음이 흩트릴 수 있겠지만 불협화음도 아름다움 화음이 될 때까지 지역아동센터 선생님의 노력은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기사입력: 2017/10/19 [14:25] 최종편집: ⓒ 광역매일 http://www.kyilbo.com/sub_read.html?uid=205132§ion=sc30§ion2=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