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의대정원 확대와 연관된 의정갈등관련 담화문이 발표되었습니다. 오늘 (2024.4.1) 대통령의 담화발표 계획은 어젯밤 늦게 특정 방송에 등장했습니다. 대통령의 담화발표는 특정 언론사에 의해 발표되는 것이 아니고 대통령실이 전체 언론에 담화계획을 알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통령의 담화발표가 특종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입니다. 하지만 어젯밤 9시가 넘어서 특정 방송에서 지금 들어온 소식입니다라는 표현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그것도 요즘 대단한 핫 이슈인 정부와 의사들과의 대격돌인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된 것이어서 세인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습니다. 특정 방송이 언급한 뒤 몇몇 인터넷 매체가 그것을 받아 보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있지 않아 그 뉴스는 사라져버렸다고 합니다. 그러면 특정 방송이 오보를 했는가 하는 의구심이 들자 잠시후 다시 대통령실이 정식으로 담화 계획을 발표함에 따라 오늘 열리게 되었습니다. 특정 뉴스가 사라졌다가 다시 등장한 것으로 두고 이런 저런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여튼 오늘 대통령의 의대정원 문제에 대한 담화가 발표됐습니다.
대통령이 총선을 불과 열흘 앞두고 대국민 담화를 하는 것은 총선과 관련이 깊다는 분석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여당이 지지율 하락을 겪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의대정원 확대에 이은 의정대립이어서 급히 담화를 계획했으며 담화에는 2천명 증원에 대한 양보를 포함해 전향적인 입장이 실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했습니다. 여당의 대표와 여당 총선 후보들 가운데 의사출신들의 간곡한 건의에 따라 대통령이 그들의 뜻을 수용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대통령은 담화문에서 의대정원 2천명 증원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최소한의 증원 규모라면서 국민의 생명을 인질로 잡고 불법 집단행동을 벌이면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은 또 정부의 정책은 늘 열려 있는 법이라면서 의료계가 통일된 안을 정부에 제안할 경우 그것이 타당하고 합리적인 방안이라면 논의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또한 국민과 의료계 정부가 참여하는 사회적 협의체 구성도 제시했습니다.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정원 2천명 증원계획에는 변화가 없지만 의사들이 수긍할 수 있는 안을 가져오면 논의가 가능하다는 정부의 원론적인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정부의 입장에서 그다지 변화가 없다는 의미입니다. 의사들이 줄기차게 주장해온 의대 정원 증원계획 백지화와는 거리가 멀어도 굉장히 멀어 보입니다. 오늘 대통령 언급가운데 의사 공급이 늘어나도 노인 환자 증가 등으로 의사들의 벌이는 줄지않는다는 의미 설명에 대해 의대 교수들 사이에서 의사들의 반발을 밥그릇 싸움으로 몰려는 것이아니냐는 반발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여러 의사단체들은 일단 의대정원 확대계획의 백지화외에는 별다른 주장은 아직 내놓고 있지 않은 상태입니다. 물론 내부적으로 여러 복안이 있겠지만 지금까지 내세우는 방안은 의대정원 확대 백지화뿐입니다. 정부와 의사들의 대격돌은 일단 총선까지 유지될 것이며 총선후에 정부에서 의사 면허정지 등 강공정책을 고수할 경우 갈등은 수습 불가할 정도로 심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이런 상황속에 여당인 국민의 힘 총선 후보자 가운데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여당의 한 후보는 오늘 대국민담화는 한마디로 쇠귀에 경 읽기라면서 말로는 의료개혁이라고 하지만 국민의 생명권을 담보로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의료개혁을 누가 동의하겠느냐며 이제 더 이상 대통령에게 기대할 바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대통령은 정치에서 손 떼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만 집중하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여당의 원로격인 어느 지자체장은 대통령 탓하며 선거하는 여당 후보치고 당선되는 것을 못 봤다며 해당 후보자를 강하게 다그쳤습니다.
정부와 의사들사이에 격한 대립은 이제 장기전에 돌입할 징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정부대로 퇴로를 끊어버린 상태이고 의사들도 증원 백지화말고는 타협안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해결책이 가시권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게다가 정부와 의사들 사이에 중재역할을 할 사회적 지도자급이 이 나라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의정 대립 종식을 매우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정부와 의사들이 계속 대갈등속에 평행선을 달리면서 더욱 힘들어지는 것은 이땅의 환자와 그 가족들입니다. 매우 힘들고 짜증나는 나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2024년 4월 1일 화야산방에서 정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