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3/10 10:04 마니아포럼에 기재
올 시즌 3개 구단(LG,두산,롯데)의 감독교체로 인해 기존의 감독들과 신임감독간의 자존심 대결이 볼만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프로 야구 팬이라면 이 8명의 프로감독들의 이름은 기본이고 그들의 인적사항들 까지 줄줄 꿰고 있는 팬들도 다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해외에서 전지훈련을 지도하는 이들 외에도 묵묵히 국내에 남아 선수들을 지도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2군 감독 들이다. 연령대도 다양하고 각자의 스타일도 가지각색인 8개 구단의 2군 감독들을 만나보자.
# 현대 유니콘스 류영수 2군 감독
팀 내 유일한 40년 대 생(1945년)인 류영수 2군 감독은 오랜 기간 현대 2군을 지도하고 있다.
제일은행, 육군에서 선수생활을 한 그는 1983년 프로에 지도자로 입문하여 여태껏 1군 감독으로 활약한 적은 없지만 온화한 성품으로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는 노련한 지도자다. 특히 10년 후배인 김재박 감독과 원만한 관계를 보이며 묵묵히 2군에서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있다. 선수뿐만 아니라 2군 코치로 있는 정명원, 장광호, 이명수 등의 코치로서의 발전도 돕고 있는 그의 보이지 않는 활약은 현대에게는 커다란 것이다.
# SK 와이번스 김대진 2군 감독
삼미, OB에서 선수생활을 한 김대진 2군 감독은 89년 태평양에서 코치 생활을 시작한 베테랑이다.
태평양(89-91), 쌍방울(93-99), LG(00-01)에서 코치 생활을 하며 대표적인 김성근 사단이었던 그는 조범현 감독이 부임한 2003년, 그를 따라 SK에서 새롭게 코치생활을 하게 되었다. 지난 시즌 수석코치로 조범현 감독을 보좌하였던 그는 올 시즌부터 2군 감독으로 새로운 생활을 하게 되었다. 팀 내 최고령인 그가 2군에 머물고 있는 어린 유망주들을 잘 키워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기아 타이거즈 유남호 2군 감독
해태 시절부터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었던 김응용 삼성감독과 작년 시즌 도중 불화로 인해 팀을 떠난 유남호 2군 감독은 올 시즌 다시 광주로 돌아와서 해태 시절 제자였던 김성한 감독과 함께 기아를 이끌게 됐다.
어느 덧 세월이 흘러 기아의 최고령이 된 그는, 이번 컴백으로 예전처럼 강한 타이거즈 조련에 나서고 있다. 해태와 삼성 시절 수석 코치로 1군에서 대부분 활약한 그가 낯선 2군 선수들을 어떻게 조련할지 관심이 모은다. 또한 조계현, 박철우, 신동수, 백인호 등 자신 밑에서 선수생활을 하였던 코치들과 어떤 호흡을 보일지도 관심거리다.
# 삼성 라이온즈 신용균 2군 감독
쌍방울 감독(1993년)을 지낸 신용균 2군 감독은 8개 구단 현역 최고령 코치다. 1938년 생으로 같은 팀 김응용 감독의 우석대, 한일은행 3년 선배이기도 하다. 이 같은 인연으로 인해 김응용 감독은 해태 시절과 삼성 시절 그를 항상 챙기며 둘 사이의 친밀감을 과시하였다.
재일동포로 고등학교 시절 팀을 고시엔 대회에 진출시킬 정도로 빼어난 투수였던 그는 투수 지도에 일가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작년 시즌 권혁처럼 올 시즌에도 흙 속의 진주를 발굴해낼지 기대를 모은다.
# 한화 이글스 유종겸 2군 감독
MBC시절 빼어난 좌투수로 하기룡과 함께 팀의 원투펀치로 명성을 날렸던 유종겸 2군 감독은 코치로도 LG, 현대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 후 MBC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유승안 감독의 부름을 받고 한화로 팀을 옮긴 그는 원래는 1군 수석코치였지만 정영기 코치와 보직 변경이 되어 2군 감독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되었다. 드림팀 V에서 기술위원으로 활약했을 만큼 많은 정보와 날카로운 안목을 지닌 그이기에 한화 2군의 많은 유망주들은 더욱 성장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다.
# LG 트윈스 이광환 2군 감독작년까지만 해도 1군에서 팀을 지도하던 이광환 2군 감독은 올 시즌 후배 이순철 감독에게 자리를 물러주고 2군으로 내려가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
전임 김성근 감독의 깨끗하지 못한 퇴진 후 다시 감독으로 컴백했지만 1년 만에 성적부진과 팬들의 비난을 동시에 얻으며 불명예스럽게 좌천된 셈이지만 원년 OB시절부터 오랜 기간 코치로 활약한 점을 고려해 볼 때 그의 2군 행은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지도 모른다. 미국 유학이 흔치 않던 시절에 선진야구를 습득하고 한국 프로야구에 자율야구를 전파하며 한국야구발전에 밑 걸음이 되었던 그가 어느 팀보다 유망주들이 많은 LG 2군의 기량향상에 기여하기를 기대해 본다.
# 두산 베어스 송재박 2군 감독
재일동포로 OB에 입단하여 오랜 기간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송재박 2군 감독은 올 시즌은 유난히 기억에 남을 듯 하다. 현역시절 자신과 트레이드 대상(1991년)이었던 김경문 코치가 새로 1군 감독으로 승격되었고 본인은 2군 감독이 되었기 때문이다.
최일언 투수 코치의 한화 이적으로 어느 덧 두산에서 가장 오래된 지도자(92년부터 현재까지 12년 째)가 된 그는 그만큼 두산의 실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할 수 있다. 1군 타격코치 시절 우동수 트리오를 비롯해 화끈한 공격 야구를 이끌었던 그가 이제 2군에서 새로운 거포들을 길러낼지 지켜보자.
# 롯데 자이언츠 김용희 2군 감독
롯데와 삼성에서 감독으로 활약하던 김용희 2군 감독은 올 시즌부터 롯데에 컴백하여 2군 감독이란 새로운 보직을 맡게 되었다.
롯데의 신임 양상문 감독과 오랜 기간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용희 2군 감독은 신임 양상문 감독이 공언한대로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2군을 운영하게 되었다. 그만큼 그의 역량을 믿고 있다는 증거라 할 수 있다. 한 때 롯데의 최고 프랜차이즈 스타로 군림하였던 어느 팀보다 유망주가 많은 고향팀에 오랜만에 복귀하여 다시 한번 자신의 능력을 부산.경남 야구팬들에게 보여줄지 궁금하다.
민태기 명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