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와 초의선사는 우리 오팔 친구처럼 갑장이였다. 58친구들이 마라톤에 정통한 것처럼
두 사람은 경서, 시작, 금석,서화에 두루 능했으니 어찌 서로에게 빠지지 않았으랴.
이미 연경에서 차에 푹 빠져있었던 추사가 당대 최고의 차 선사인 초이를 처음 만난 것은
북한산 승가사 절이였다. 초의가 내놓은 차로 두 사람은 새벽 독경소리가 날때까지 도란도란
밤이 가는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밤새 두 석학의 연을 맺어준 것이 바로 초의선사의 차,
'초의 차' 그 향이였을 것이다.
초의 선사 차에 흠뻑 빠진 추사는 차가 떨어지면 득달같이 편지를 쓴다. 처음엔 다소
아부(?)하듯이
초의 안녕하신가?
보고싶어 간밤에 눈꼽이 다 끼었더이다
그 청량하고 고고한 모습 한번 보기를 원하나니....
그러나 불사에 바쁘신 몸 어찌 욕심 내시겠는가
원컨데 초의가 만든 차라도 보내주신다면
초의 자네 대하 듯 '초의 차' 만지고 어르고 혀 끝으로 음미하리라
시간이 흐르면서 아부대신에 협박(?)에 가까운 글을 보내게된다.
마치 마약 중독자처럼...
여보시게 일지암 토굴 민대머리
부처님을 모시는 몸이 그토록 신통력이 없는가
꼭 말을 해야 아시겠는가
'초의 차' 떨어져서 '초의 차' 못마시니
혓바늘이 돋고 정신이 멍해지니
그러니 '초의 차' 보내지 않으시면
내 당장 말을 몰아 일지함으로 향하여
차밭을 모두 밟아버릴 터
그러니 원망하지 말아야 할 것은
'초의 차' 중독 시킨 죄값 응당 그대의 몫이리라...
문장 곳곳게 해학과 윗트가 엿보이는 글을 대하자니 두 사람의 우정이 마냥 부럽기만 하다.
물찬하마의 일지암 사진 덕에 지난날 초의와 추사의 글을 다시
만나보게되는구나. 글의 맺음으로는 초의 선사의 답서로..
어허허, '초의 차'에 환장한 사람이구먼
마치 양귀비에 중독된 사람처럼
분별없이 글을 쓰셨구먼
천하의 추사도 '초의 차' 없으면
맥 못쓰고 꼬랑지 팩 꺽기고 마는 구먼
절대로 호도과자에 관심은 없다. 그저 초의가 '찻 물'로 최고로 쳐주었다는 '乳泉'의
흐르는 모습을 사진으로나마 다시보게 되어서 반가웠다.
물찬하마, 고맙다.
첫댓글 이 글을 쓰는 동안에 '맥초이'가 생각나서 힘들었다.
호도과자 중독증세아닌감
두분이 가까웠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어떤관계인지 몰랐는데 이제서야 알았네 많은걸 배우게 하는구나 감사--
글 보니 괜찮은 찻집에서 차 한잔 하고 싶다. 커피점은 많아도 찻집은 보기 드문것 같아.
카오스와 둘이 짜고 보이茶 보내라는 이야기 인가 ?
不敢 , 不敢 ,
고맙다. 내가 꼭 애기하고 싶은 내용인데 두 사랑의 우정에 대해 비단 차로써 맺어진 우정은 아닐꺼고 역시 니가 한 수 위다.
옛날..문자도 안되고 핸폰도 없고....차 받자마자 차떨어졌다고 편지쓰진 않았겠지...오스야~ 호두과자 다 떨어졌어...좀 더 먹어봐야 참진맛을 알것 같아....욜심히 써 !
카오스!! 난 너의글을 보면서 울 아버지 생각을 많이 한단다.울 아버지의 향기와 너무 같아서 놀랠때가 많단다. 울아버지 참 정많으시고 구성지신 분이셨지..너처럼 이렇게 옛선인들의 이야기를 해줄때면 밤새는줄모르고 들었는데... 겨울밤에 울아버지 생각나게 하는군아... 닮은곳이 많은 카오스 !! 네 곁에 이리 많은 친구들이 있잖아 힘들어 하지 않기다~~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