빽빽한 소나무 숲속에서
무언가 후다닥 가지 위로
달려 올라가다간,
휙 이쪽을 본다.
길고 탐스러운 꼬리에,
날씬한 검은 몸이
영락없는 청설모다.
소나무 가지에 날름 앉은
녀석의 작고 까만 눈이 영검하다.
먼 기억 속에 언젠가 한번은
만난 것 같은 그 마음으로
나는 서 있다.
어쩌면 어머니도 꼭 그 마음으로,
당신이 그 안에서 나온 것만 같은
까만 눈을 들여다보고 앉았고,
나도 또한 그렇게
당신의 눈을 바라보고 누워서
서로 얼르던 때 있었거니,
당사은 그 영검으로 날 키우셨거니,
오래 바라보다간,
울창한 소나무 사이로
청설모도 나도 갈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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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청설모/ 장철문
시너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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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9.05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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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영검: 사람의 기원대로 되는 신기한 징조의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