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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학명: Gallus gallus
이름: 닭 (domestic chicken)
서식지: 극지방을 제외한 세계 전역
키: 최대 70cm (품종별로 다름)
날개폭: 45~60cm
몸무게: 약 2.7kg
식성: 잡식성
멸종위기등급: 관심필요(멸종 위험 없음)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새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닭일 것입니다.
우리에게 고기와 달걀을 주는 고마운 동물이지만 사람들은 '닭' 이라고 하면 자유를 포기한 멍청한 새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닭이 가진 놀라운 특징들은 그 고기맛 이상입니다.
(분량이 많은데, 재미있을 것이라 확신하니까 끝까지 읽어주세요.)
닭들이 모두 같은 종?
고기나 알을 얻기 위해 인간이 닭을 사육하던 역사가 수천년은 되는 만큼 그 품종 또한 다양한데요,
이들은 모두 생물학적으로 같은 종으로, 목적은 전체적으로 비슷하지만 고기를 얻기 위한 품종, 알을 얻기 위한 품종, 관상용 품종, 투계용 품종 등 그 쓰임새에 따라 모습이 조금씩 다릅니다. 물론 산란계를 먹어도 되고 투계를 관상용으로 길러도 상관은 없습니다.
https://animalchannel.co/unique-chickens/
개성이 넘치는 품종들이 너무 많아서 일일이 소개해드리기 어려워서 링크로 대신하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다양한 닭들은 모두 같은 종입니다.
닭은 원래 동남아시아에 살던 적색야계를 데려다 길들인 것입니다.
red junglefowl 이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이 새는 수천년 전 사람들에게 사로잡혔습니다.
생김새도 나름 멋졌고 먹이만 많이 주면 알도 많이 낳고 (좀 나중에야 알았겠지만)고기맛도 좋은 데다가 해가 뜰 때 크게 울어 아침을 알리니 이만한 가축 후보가 따로 없었죠. 참고로 닭이 맛있다는 걸 깨달은 건 닭을 길들이고 좀 더 이후의 일입니다.
닭은 이내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갔고 지금은 250억마리 이상이 가축으로 길러지고 있습니다.
즉 늑대에서 기원해 다양한 품종이 된 개처럼 닭도 적색야계라는 단 하나의 새로부터 기원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닭은 날 수 있다?
워낙 많은 새들이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다 보니 그렇지 못한 새들은 격을 낮추어 보는 경향이 좀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닭도 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적색야계의 경우 능숙한 비행실력을 선보일 수 있습니다.
야생종만 그런 건 아니고, 길들여진 닭들도 잘 날아다닙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idDtTGEbyGA
https://www.youtube.com/watch?app=desktop&v=yRpgnMDr7Ms
타조나 화식조 등 앞서 살펴봤던 새들은 날개가 작고 뼈속도 꽉 차있고, 날개깃도 대칭형입니다.
하지만 닭의 경우 날개도 꽤 크고 뼈속도 비었고(의심이 되시면 치킨을 드시다 뼈를 씹어보시면 됩니다.) 날개깃도 비대칭형입니다. 가슴근육도 발달했는데, 우리가 맛있게 먹는 닭가슴살이 전부 비행을 위한 근육입니다.
물론 독수리처럼 멋지게 날지는 못하고 짧은 거리를 파닥거리며 날지만 이건 날개가 짧고 둥근 새들의 특징입니다. 짧고 둥근 날개는 순간적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지만 지구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가축화된 닭이 날지 못한다고 여겨지는 이유로는 한정된 공간에서 살아 부모로부터 나는 법을 전수받지 못했고 좁은 사육공간으로 인해 비행근을 단련시키지 못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비행에 에너지가 많이 들다 보니 날 필요가 없으면 '안 나는' 게 조류의 일반적인 특징인데 이렇게 안 날아도 되는 상태(혹은 공간이 너무 좁아 못 나는 상태)가 대대로 이어지면 결국 비행이 어려워지게 된다는 거죠.
물론 닭들을 다시 야생에 풀어 기른다면 몇 세대를 거쳐 비행능력을 되찾게 됩니다.
닭의 식성
일반적으로 알려진 '닭' 하면 마당에서 곡물이나 벌레를 쪼아먹는 모습이 익숙합니다.
실제로 닭은 잡식동물로, 곡물과 곤충이 주식입니다. 닭을 길러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풀잎을 줘도 잘 먹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EDiqjs-_qo8
https://www.youtube.com/watch?app=desktop&v=Ki4DGwui_70
하지만 이렇게 쥐나 뱀, 개구리 등 다른 동물들을 사냥해 잡아먹기도 하는데요, 잘 알려지지 않은 모습이라 충격을 주기도 하지만 상당히 흔한 일입니다. 기러기나 호아친 등 극히 드문 초식조류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새들은 자신이 제압 가능한 모든 생명체를 먹으려고 하니까요. 실제로 과거에는 투계들의 힘을 기르기 위해 지속적으로 고기를 먹여왔습니다.
또한 기르는 닭들에게 참개구리, 물고기 등의 동물성 먹이를 특식으로 주면 반응이 아주 좋습니다.
닭의 조상이 티라노?
깃털 공룡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지면서 '그럼 티라노가 진화해서 치킨이 된거냐' 하는 주장이 나왔는데요.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는 닭의 조상이 아닙니다.
수각류 공룡 중 코엘루로사우리아라는 분류군이 있습니다. 유명한 티라노사우루스, 콤프소그나투스, 갈리미무스 등이 속해있고 코엘루로사우리아 무리 중 날개를 접을 수 있는 마니랍토라라는 분류군이 존재합니다. 벨로키랍토르, 테리지노사우루스가 여기 속합니다. 닭을 비롯한 새의 경우 이 마니랍토라에 속하며 더 세부적으로는 '새' 라고 불리는 아비알라에에 속합니다.
즉, 티라노는 닭의 조상이 아닌, 그저 먼 친척에 불과했다는 것이죠.
사족으로 닭의 친척 갈리미무스의 경우 이름이 '닭을 닮은' 인데요, 원래는 생김새가 아니라 경추 앞부분이 닭의 경추와 닮아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하지만 학설이 갱신되며 정말 닭과 비슷한 모습이 되어버렸네요.
닭대가리...?
멍청하거나 아둔한 사람을 닭대가리라고 하는데요, 새대가리라는 표현은 까마귀와 앵무새가 박살내놓은 덕에 잘 안 쓰이지만 닭대가리의 경우 요즘에도 간간히 쓰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닭은 이런 바보 취급을 받을만한 새가 아닙니다.
현재 학자들은 닭의 인지능력이 영장류와 비교해도 크게 밀리지 않는다고 주장합니다.
http://www.bbc.com/earth/story/20170110-despite-what-you-might-think-chickens-are-not-stupid
닭은 각자 개체마다 나름의 성격과 특성을 가지며 수십마리의 무리 속에서 서로를 독립적인 개체로 바라봅니다.
또한 즐거움, 슬픔, 분노 등의 감정을 느낄 수도 있습니다. 덤으로 꿈도 꾼다고 하네요.
우리는 닭들을 구별하기 어렵지만 닭들은 수십가지 사람의 얼굴을 알아보고 기억합니다.
http://flipflopranch.com/chicken-talk/
언어를 구사할 수도 있는데, 음성 언어로 24~30가지 표현들이 있다고 합니다. 이는 동물의 언어 중 상당히 발달된 축에 속합니다. 같은 표현이라도 상황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기 때문에 복잡성은 더욱 커집니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시면 다양한 닭의 언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병아리 때부터 추상적 사고가 가능하기도 한데 물체를 5개 가져다놓고 3개를 병아리가 보는 앞에서 숨깁니다.
그리고 더 많은 물체를 골라보라고 하면 병아리는 숨겨진 3개의 물체를 고릅니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갓난아기나 많은 동물들은 이러한 능력이 없어 그저 '물체가 사라졌다.' 라고 생각합니다. 덤으로 귀여운 사실 하나 알려드리자면 병아리는 부화 하루 전 알 속에서 엄마에게 말을 걸 수 있습니다.
또한 가까운 미래의 보상을 위해 잠깐 기다릴 수도 있는데, 학자들은 이를 자아 인식의 근거가 된다고 말합니다.
가족생활
닭은 일부다처제로, 하나의 우두머리 수컷이 암컷들을 통솔합니다. 닭을 기를 때 주의할 점 중 하나인데 무리 내에서 수탉은 한두마리로 적당합니다. 너무 많아지면 서로 싸우기도 하고 번식 경쟁 때문에 짝짓기를 무리하게 하려다 암탉들이 다치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알은 야생 상태에서는 원래 12~18개 젛도를 낳고 가축 닭은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연간 200개를 넘어가기도 합니다. 보통 암탉 혼자서 알을 품으며 온도가 맞춰진 시점부터 21일 후 병아리가 부화합니다.
병아리를 기르는 일은 주로 암탉이 하며 수탉은 뒤에서 묵묵히 지켜보기만 합니다. 먹이를 먹을 때도 수탉은 혼자 먹지만 암탉은 병아리까지 챙기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수탉은 알을 품지 않는 대신 무리 내의 질서를 확립하여 무차별적인 싸움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또한 암탉이 없거나 먹이활동으로 바쁠 때에는 병아리들을 품어주기도 하고 먹이를 주기도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0u75frLYkQ
수탉이 무리에서 가장 필요한 순간은 포식자가 나타났을 때입니다.
평소에도 수탉은 암탉과 병아리들이 먹이를 먹을 동안 주변을 살피며 경계하고 있는데요, 포식자의 기척이 느껴지면 바로 경고음을 내서 암탉과 병아리들을 대피시킵니다. 필요한 경우 물리적 공격도 시행하는데, 여우, 맹금류, 심지어는 자기보다 훨씬 큰 코요테와도 맞서 싸운다고 합니다.
닭들의 현주소
하지만 이 멋진 새들에 대한 처우는 그리 좋지 못합니다.
알을 낳는 닭들은 좁은 사육장 안에서 평생 알만 낳습니다. 닭 한 마리당 A3 용지 한 장의 면적만이 주어지는데, 몸을 돌릴 수도 없고 날개를 피거나 모래목욕을 하기엔 너무 좁습니다. 다른 먹이는 구경도 못하고 그저 지급되는 단조로운 옥수수 사료만 먹게 됩니다.
알을 더 많이 생산하기 위해 일부러 닭의 생체리듬을 조작하기도 합니다. 알을 낳을 수 있는 나이가 되자마자 알을 생산하게 하는데, 이는 닭의 체내에 심각한 부담을 줍니다. 새가 무정란을 낳는 것은 인간의 월경과 비슷한데요, 직접적으로 아픈 정도는 생리통이 더 심하겠지만 새의 경우 뼈의 칼슘을 뽑아 쓰기에 몸에 무리가 많이 갑니다.
또한 너무 이른 나이의 산란으로 인해 자궁이 몸 밖으로 빠져나오는 현상도 발생합니다.
부리 자르기
이런 환경 속에서 닭들은 결국 면역력도 떨어지고 미쳐 버리게 됩니다. 서로를 쪼거나 뜯어먹으려 하는데 농장주들은 이를 병아리의 부리를 잘라버리고 항생제를 들이붓는 방식으로 해결합니다.
또한 암탉만이 알을 낳을 수 있기에 수평아리는 부화하자마자 산채로 갈려나가거나 압사당합니다. 물론 암탉도 2년 정도 지나면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기에 '폐계' 라는 이름을 달고 도축당합니다.
https://www.humanesociety.org/news/super-size-problem-broiler-chickens
육계의 경우 인위적으로 품종계량이 이루어져 가슴살이 보통 닭의 몇 배는 되는데, 골격이 다 형성되기도 전 가슴이 일어설 수도 없을 정도로 비대해져 각종 심장질환에 취약하고 다리가 골절되기도 합니다.
육계의 경우 배터리 케이지에서 키우지는 않으나 어차피 좁은 공간에서 길러져 성체가 되기 전에 죽게 됩니다.
우리가 닭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없을까요? 다행히 닭들을 위한 해답은 존재합니다.
무조건적인 채식주의를 요구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입니다. 당장 세계의 육류 시장을 어떻게 무너뜨릴 것이며 고기를 대신할 콩은 대부분 아마존 열대우림을 밀어버리고 재배한 것이 아니던가요? 게다가 인간이 닭을 먹는 것은 여우나 수리가 닭을 잡아먹듯이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달걀의 경우 상당히 간단합니다. 달걀의 번호를 보시면 맨 뒤에 숫자가 있습니다.
맨 뒤 숫자는 사육환경을 의미하는데, 4번은 기존의 좁은 배터리케이지, 3번은 아주 조금 넓어진 배터리케이지, 2번은 개방된 축사, 1번은 방사 사육을 의미합니다. 일반적으로 1번이 가장 좋겠지만 구하기 쉽지 않으니 2번 정도를 추천드립니다. 3번은 4번하고 별 다를 바가 없어요. 경제적 여건이 되신다면 1번을 사 드시거나 산에서 방목사육을 하는 계란을 구매하시면 좋습니다.
더불어 유정란은 무정란과 영양 면에서는 차이가 없으나 짝짓기를 할 수 있는 환경에서 길러졌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가격의 경우 풀어 기른 닭들의 달걀이 약간 더 비싸지만 노른자가 더 알차고 맛있습니다.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4/29/2020042900364.html
동물복지 인증마크
닭고기의 경우 동물복지 마크를 확인하시면 됩니다. 이 마크는 닭의 습성을 존중하여 충분한 공간이 확보된 사육환경에서 생산된 축산품에 붙는습니다. 동물복지 농장에 관한 세부적인 실시요령은 다음 링크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https://www.law.go.kr/admRulLsInfoP.do?admRulSeq=2100000136809#AJAX
동물복지 농장에서는 부리 자르기, 강제 환우, 배터리 케이지를 금지하고 있으며 닭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날개를 피고 활보할 수 있습니다. 완전한 방사 형태의 사육방식을 취하면 닭들은 짧게 날아다니거나 먹이를 사냥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모든 닭을 방사해서 기르면 참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공간과 자본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어쩔 수 없이 현실과 타협해야지요. 현재 대한민국 육계 농장 중 방사 사육을 하는 곳은 없습니다.
따라서 많은 수의 닭들은 필연적으로 축사 내에서 길러지게 되는데 축사 내에서 기른다 해도 충분한 공간 확보와 모래목욕 등이 가능한 환경이 제공된다면 동물복지 농장이라 볼 수 있습니다.
뭔가 복잡하고 답답해 보이지만 환기 시스템도 완벽해야 하고 흙 목욕이 가능한 바닥재, 적절한 조명과 법으로 지정된 사육밀도를 준수하고 있습니다. 동물복지 농장의 경우 1제곱미터당 9마리 이하의 밀도를 준수해야 한다는데요, 많이 넓은 건 아니라 비판적인 시선도 존재하고 개인적으로도 면적이 부족하다 생각하지만 경제성까지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해서 비전문가인 저는 판단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물론 이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닭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며 닭들이 불편을 느끼는 점을 찾아 개선해나가야 합니다. 현재 주어진 면적이나 환경이 닭에게 부적합하다면 관련 기준을 수정하고 갱신해야 마땅하겠지요.
간혹 어차피 잡아먹을건데 무슨 복지냐며 다 위선이라고 냉소적인 사람도 꽤 있습니다. 또한 이런거 다 필요 없고 도살 자체가 잔혹하니 전부 채식주의로 전향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고요. 인간이 최상위 포식자니까 잡아먹히는 동물은 막 다뤄도 되는 거 아니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채식 강요는 논할 가치가 없으니 넘어가고, 한 번 생각해봅시다. 어차피 자연의 법칙에 따라 잡아먹어야 할 거면 평생 고통받게 하다가 죽이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죽기 전까지 최대한 자연과 비슷한 삶을 누리게 해줘야 할까요?
이들의 미래가 예정되어 있다고 해서 물건처럼 다뤄도 되는걸까요?
물론 근거와 논리를 갖춘 비판 여론도 존재하며(특히 공급량의 감소와 가격 변동, 수정이 필요한 기준) 농가와 정부, 소비자는 이러한 비판 여론에도 귀를 기울여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인터넷 댓글에서 볼 수 있는 많은 반대론자는 그저 자기가 먹는 치킨이 더 비싸질까 봐, 또는 자기는 감정에 치우치지 않고 효율성을 중시하는 이성적이고 깨우친 사람이라 자기최면을 걸기 위해 동물복지를 비난하고 있는 것 같네요.
그저 우리가 닭을 죽일때 덜 미안하도록 하기 위해서, 마케팅의 수단으로 이용하기 위해서 동물복지를 행한다고 주장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물론 죽기 전까지 인도적인 대우를 해주다 죽이면 덜 미안하겠고 마케팅도 해야 소비자들도 알고 수익도 나니 농장을 운영할 수 있겠지만 이건 부가적인 이득이고요. 동물복지 마케팅으로 돈 벌려고 동물복지 농장을 한다는 주장은 동물복지 농장이 경제성 면에서 좋지 않다는 주장과 모순됩니다.
사실 동물 복지는 닭 뿐만 아니라 인간에게도 이득이 됩니다. 일반적으로 넓은 공간에서 자란 닭은 배터리캐이지에서 사육되는 닭보다 면역력이 강하고 따라서 외부 질병을 잘 이겨낼 수 있습니다. 즉 대량 살처분에 따른 경제적 손실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모래 목욕을 통해 스스로 진드기 등의 기생충을 제거하기에 별도의 살충제 필요성이 줄어들기도 합니다.
또 (확정된 것은 아니나)영양학적 측면에서도 동물복지 축산품이 더 뛰어나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문제는... 가격입니다. 달걀은 별 차이 없는데 닭고기는 동물복지 닭고기가 두 배 이상 비쌉니다. 이는 당연히 공장식 사육으로 생산한 축산품보다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갔기 때문인데, 그래서 아직 편히 사먹을 정도는 안 됩니다. 허나 현재도 육계 1마리당 원가가 3000원 안팎인걸 보면 한국의 살인적인 치킨값은 유통 과정의 문제이지 육계 가격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가장 필요한 것은 소비자들의 관심과 수요입니다.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동물복지 상품에 관심을 가지고 선호하려는 경향성이 있어야 농가와 정부에서도 동물복지에 더욱 신경쓰게 될 것입니다. 동물복지 농가에 지원금을 지급하거나 한다는 식으로 말이죠. 관련 법 조항도 지속적으로 동물에 대한 연구를 거듭하며 더 개선되어야 합니다.
2017년 후반에 닭들의 언어를 해독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개발되었다는데, 조금만 더 기술이 발전하면 이를 농가에 적용해서 닭들의 입장에서 환경을 조성하고 점검하며 경제성까지 고려한 최선의 양계산업이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은 그저 1~2번 계란을 사먹는것을 고려해보는것 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동물복지 농장이 확대되어 더 많은 닭들이 조금이라도 더 자유를 누리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와 엄청 흥미롭고 알찬 글 감사합니다. 닭이 멍청하지 않단 건 할머니 댁에서 봐서 알았는데 저렇게까지 똑똑한지는 몰랐네요..
어릴 때 할머니댁에서 닭을 풀어 길렀는데.. 산에 엄청 크게 울타리를 쳐 놓곤 그 안에 훼가 여러 개 쳐져 있는 큰 닭장도 있고.. 작은 언덕도 여러 개 있고, 대나무숲도 있고, 소나무밭도 있어서 닭들이 언덕 파서 벌레도 잡아 먹고, 대나무 숲 안에 들어가서 알도 낳고, 소나무 위로 날아서 오르내리기도 하고 그랬는데.. 닭은 다 그렇게 크는 줄 알았는데 양계장을 첨 알았을 때 많이 놀랐죠.. 동물 복지는 인간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에 공감합니다.
닭고기나 계란을 완전히 끊는 것은 힘들겠죠 대신 동물복지 고기나 계란을 많이 소비해 주셨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