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 때문에 걷기 운동을 거른 지 한 달여 되어가니 시원찮았던 오른쪽 무릎관절이 불편해서 일어설 때 아픈 소리를 내게 된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조금 절뚝거렸나 보다.
쌀을 사기 위해 한국 식품점에 들렀는데 오십후빈쯤 되어 보이는 주인 아주머니
펑퍼짐해서 그런지 그런대로 괜찮은 인상의 여인이
대뜸 '어르신 괜찮습니까? 시원한 음료수 한잔 드릴까요?'
순간 뜨악했다, 설마 이 여인이 날 보고 ~!
어르신이라면 난생처음 듣는 말이라 긴가민가 했다.
쌀도 사고 좋아하는 명란젓도 파는지 알아보려고 했는데 어르신이라는 말에 묘한 기분이라 그만 명란젓 파는지 물어보는 것도 잊고 서둘러 가게를 나왔다.
이 쌀집은 기존의 서양식 편의점에 한국 식품이라고 해보아야 기껏 라면, 과자, 쌀 몇 가지 구색을 갖춘 명색이 이름뿐인 한국식품 가게다.
이곳의 교민이 이백여 가구정도가 되지만 여러 이유로 교민들과 교류가 적은 탓에
한국분들과 만남이 전무하다시피 하니 어르신이라 불린 일이 아주 낯선 경험이다.
아내에게 그랬다.
' 쌀 사러 갔더니 주인 여자가 날 보고 대뜸 어르신이라 카데, 기분이 얄궂기도 하고, 날 보고 하는 말인지 긴가민가 했다니까 '
통증이 가시지 않는 얼굴의 아내가 대꾸하길
' 그 여편네가 미쳤나? 어르신이 뭐꼬 '
다리는 조금 절룩거려도 아직 쓸만한 남의 남편보고
그 빌어먹을 여편네가 눈치없이 어르신이라 캐서 아직도 통증이 심한 아픈 아내의 화를 돋구었다.
아내는 내가 아직도 50대였으면 하는 바램인가?
저는 북미에서 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겪는 것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이지만
5060 아름다운 카페의 우리는 이제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님 어머님, 어르신 노인, 선생님 사장님
사모님 여사님, 춘부장 노친네, 늙은이 노인네, 고령자 연장자, 시니어 실버 등으로 불리지요.
나이를 중요하게 여기는 우리의 문화 탓이겠지만 나이 든 사람들의 호칭이 여간 복잡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호칭이 듣는 사람에 따라서는 정중한 호칭이 아니라며 불쾌하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고 하지요.
어떤 호칭이 보편적으로 정중함을 잘 나타내는 것인지 어렵습니다.
따라서 젊은 사람들이 나이 든 사람을 호칭할 때 상대방의 기분까지 헤아려야 하니 예삿일이 아닙니다.
이곳 북미의 영어권에서 연장자를 지칭하는 정중한 용어는 단순하지요.
1. sir과 madam입니다. (특별히 madam은 너무 공식적이어서 잘 사용되지 않으며 일반적으로는 ma'am )
2. 소개를 받고 아는 사람일 경우 미스터, 미시즈
3. 이름을 불러도 괜찮다고 하면 아무 존칭 없이 그냥 이름만 부르게 되니, 우리보다 단순한 편입니다.
3인칭으로 지칭할 때는 the gentleman, the lady
공식적 지칭으로는 senior이지요.
난생처음 낯선 호칭인 어르신으로 불린지라 쪼매 이상한 기분으로 이 글을 씁니다. ~~~
여러분은 어르신이라 불리면 어떻습니까?
첫댓글 어제 친구들과의 대화도..
어르신 이었 슴니다
극 존칭?...나보다
나이가 많이 높아보이시는분
에게..쓰게 되는게...,,
ㅡㅡ나이 어린사람이 우리에게 적당히
호칭이,,
그렇군요
제 경우는 멀리 떨어진 생활이라 한인들과의 호칭 문제로 신경쓰일 일이 없는데
우연찮게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 여러 생각이 들더군요 , 국내에서는 자주 마주치는 일이겠지요~
~~옆 집사는 돌이
우리엄마보고 할매라고 불렀다~~~
잠이 안 온다 내일 아침 먹고 따지러 가야겠다.~~
어릴 때 들었던 이 노래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ㅎ
저도 가끔 실수했던적 있는데 이젠 웬만하면 어르신이란 말 쓰지않아요.
같이 늙어 가는데...
다양한 호칭을 사용해야하는 우리나라에선 호칭 선택 잘못하면
난감해 지더라구요. 잘 읽었습니다.
정중하게 예의를 갗춘다고 해도 경우에 따라서는 다르게 받아 들인다니
호칭문제 난감할 경우가 많지요~
우리들 나이가 이미 만 70 살이 넘었습니다
어르신 이라고 불리는게 신기한 나이가 아닙니다
한국 식품점에 가셨었는데?
볼일은 다 못보아서 아쉽습니다
전화로 라도 어떤 한국 식품이 있는지 물어 보시는게 좋을거 같습니당
충성 우하하하하하
제가 만 70이지만 난생 처음 듣는 말이라 조금 당혹스럽고 이상하더군요.
제 경우는 아직 손주가 없어 할아버지도 아주 낯선 단어입니다.
단풍 님 마음 충분히 이해가 됩니다.
저도 가끔 저를 부르는 호칭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ㅎ
어르신.
호칭은 한 단계 낮춰서 불러
주면 좋으련만, 젊은 사람들 입장에선
존중의 의미로 그렇게 부르나 봅니다.
맞아요, 특히 어르신은 어감이 대단한 존칭처럼 들려서 그렇기도 하겠지요.
개인적으로는 선생님이 무난해 보이더군요.
달라스엔 한인들이 많이 살지만 저는 한인마트를 갈 때 빼고는 한인들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보니 잘 몰랐는데... 최근에 이 치료 때문에 한인 치과를 찾아갔더니 '어르신'이라고 부르더군요.
제 경우엔 특별히 걸리거나 이상하게 느껴지지는지 않았습니다.
ㅎㅎ 저는 저를 젊은이로 생각하며 살고있으니, 남들이 부르는 호칭은 아무래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렇군요
저는 이상하고 달갑지 않았어요.
글쎄요~ 어르신은 특히 그런 느낌이 훅 하고 들데요 ~ ㅎ
아직 60대인 저도 어르신이란 소리를 여러번 들었습니다
병원에 가면 무조건 아버님이라고 부릅니다
그냥 oo씨라고 불러주는게 제일 무방합니다
회사나 조직에서는 직책을 함께 불러주는것이 좋겠구요
그렇군요 병원에서 치료진이 환자에게 아버님이라고 한다니 어색할듯 합니다.
모두 수긍할수 있는 상대방의 호칭, 관습적으로 여러가지로 통용되니 쉽지 않아 보입니다.
우리들의 호칭은 예부터 내려오는 정서일 수 있습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오염된 호칭이 많습니다.
아무나 보고 선생님, 선생님 아닌 사람이 없네요.
아무나 보고 사모님, 돈을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는
아무에게나 사모님 합니다.^^
좀 아부성이 많아 보입니다.
여성이 남성에게 친밀감으로 오라버니란 호칭도 많이 쓰지요.
이런 호칭이 사회의 변화로 정착되어 가는 것 같아서
그냥 무덤덤하게 지나 갑니다.
어르신은 상대의 눈에 어르신으로 보이니까
존경해서 어르신이라고, 불러 드리는 것 아닐까요.
할배요~, 노인 양반~, 저 노친네~ 하는 것 보다야
엄청 좋을 것 같네요.
말씀대로 우리 말은, 호칭도 그렇고, 형용사도 그렇고,
다른 어느 문화권 보다 다양한 것 같아요.
카페에서는 닉으로 다 통하니,
단풍들것네님~ 하면,
정감도 가고 반갑기도 하고
서로 안부도 묻고 내내 건강하기를 비는 마음이지요.
절대로, 단풍들것네 어르신~ 하지는 않습니다.^^
백화점에서 아줌마라고 했다가 혼났다는 기사를 본적이 있어요.
오라버니라는 호칭 ~
매우 어울리지 않는 호칭이라 제가 이전 삷방에서 한번 거론한적이 있었지요
어른신은 제가 처음 들어본 말이라 조금 이상했어요 ~
이곳 한인들이 적어 익숙한 말이 아니어서 그렇겠지요
ㅎㅎㅎㅎ 단풍들것네 어르신 ~~~
닉으로만 통용되는 카페문화 참 괜찮습니다
저의 한 친구는 언젠가 은행에서 '아버님' 소릴 들었다고 씩씩거리며 분해 하더군요.ㅎ
이제는 저도 어떤 호칭으로 불리우던지 상대에게 그리 보인다는 걸 인정하려 합니다.
그리 부르는 상대방의 시력을 속으로 탓하면서요~^^
ㅎ 제가 그렇게 불리는게 기분 상하거나 나쁘지는 않습니다.
단지 익숙하지 않아서 그 느낌을 공유한 것이지요.
사실 저는 할아버지도 아주 낯선 단어랍니다, 손주가 아직 없어요~~~
어르신,어머님.
우리들이 듣는 호칭입니다.
남자한테는 어르신
여자한테는 어머님 이라 해요.
요즘은 나이보다 젊은 사람이 많습니다.
단풍님도 그런 경우이지요.
억울하실 만도 합니다.^^
ㅎ 억울한게 아니구요 검은 머리칼 난 이후로 처음 듣는 말이라
많이 이상했습니다.
어르신 ~ 우헤헤헤헤 , 제가 무슨 어르신이라고
어르신이나 할머니란 호칭을 처음
들을땐 당황스럽고 생경스럽지요
그러다가 또 적응이 되고
익숙해집니다.ㅎ
네, 제 경우는 처음이라 그렇겠지요.
어르신이 대세라니 어색하지만 받아들여야겠어요. 그래도 조금 징그러운데요 ㅎ
저도 병원 등에 가면 '아버님' 이라는 호칭을 가끔
듣는데 참 불편했습니다.
나이가 든 거야 그렇다 쳐도 왜 내가 다른 사람의
아버님이라는 호칭을 들어야 하는지...
호칭에 관해선 서양 문화가 훨씬 낫다고 생각해요.
존칭으로는 미스터, 일반적으로 Sir 라고 하는 것이
참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말로 가장 무난한 표현이라면 '선생님'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조금 빗나간 이야기지만
식당 같은 곳애서 일하는 여인들을 자연스럽게 '이모'라고 하던데 이상해 보이데요
제가 너무 떨어져 지냈기 때문인지 ~
이곳에서 설이나 맘도 드물게 사용되고 그나마 미스터 정도가 일반적이며 대부분 이름을 부르니 편하지요
저도 어느날 어르신이란 호칭에 얼마나 놀라고 불쾌했던지 아이들에게 어른에게
절대 어르신이라 하지마라
했습니다.
선생님이 제일 좋으나
상대에따라 좀 민망할거같으면 아버님 어머님이 좋겠다고 합의(ㅎ)를 봤지요.
단풍님 그 서운한 마음 격하게 공감합니다
ㅎ 저는 불쾌하고 서운하지는 않았지만 처음이라 놀라기는 했어요.
워낙 존칭이라, 자주 들어도 왠지 친숙해지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ㅎ 들꽃마루 어르신 ~~ 오랜만입니다
그러게요 어르신 넘 했어요ㅠㅠ
존중도 지나치면 민폐라니까요.
잼난 야그 하나 놓고 갈께요
65세가 되면 지하철은 무료로
탈 수있거든요.
무료카드는 은행에서 발급 받았어요
어느 날인가부터 지하철 카드를 개표구에
클릭하면 "행복하세요" 큰소리로 이런 멘트가 나오는거예요.
무료카드가 아닌건 틱하면 끝이구요.
무료카드가 챙피한게 아니고 65세 지났다는 것을 만천하에 알리는거잖아요.
지하철 카드 클릭할 때마다 "행복하세요" 정말 챙피해서 사악한 공리주의라니까요. 누구 머리에서 나 온 아이디어인지 너는
늙지않을 것같니 이소리가 저절로 나왔다니까요.
물론 그 아이디어를 낸 정책자는 퍽이나 위한답시고 낸 정책였겠죠.
단풍님께서 당한 어르신처럼요.
근데말예요. 또 어느 순간 "행복하세요" 멘트가 없어졌어요.
이제는 개표구에 카드 클릭하면
피빅하고 두 번 조그맣게 소리나요.
"행복하세요" 그 소리 안들으니까 살 것같아요. 행복하세요 소리가 지옥 같았다니까요ㅠㅠ 사악한 공리주의는 없어져야한다 한다 으샤으샤
오잉~
나무랑님이 벌써 지하철 무료입니까? 몰랐네~
무슨 말씀을 그리 하신다요~ 저는 지공선사 아닙니다
저번 봄 한국갔을때 꼬박꼬박 지하철 티켓팅했어요. 와카는지 몰겠네 ~ 그런데 무신 어르신~
“어르신” 그 호칭에 생각이 많으셨네요 .
단풍님이 그 호칭이 좀 이른감이 있지요 .
그렇다고 딱히 무슨 호칭이 어울리실까요?
저는 아무나한테 “ 사장님” “ 사모님” 호칭이
더 불편하던데요 .
그러고 보면 서양 호칭이 편하긴 해요 .
미안해요 댓글을 늦게 보았습니다.
저는 사장님도 사모님도 아니니 걱정마셔유 ㅎ
그냥 단풍이라 불러 주셔유~~ 단풍들것네 요건 너무 길어요~
이참에 닉을 좀 줄여볼까 그런 생각이 불각시에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