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니까, 일단 와서 해 봅시다.”
사범님 말씀에 용기를 내 첫 수업에 가는 해민이와 동행한다.
떨려도 해민이가 더 떨리면 좋겠고 두려워도 해민이가 더 두려웠으면 좋겠는데, 기분 좋게 채비하는 해민이다.
해민이가 밤에 다니는 것을 참 좋아한다.
거리에 해민이 또래 학생이 많다.
시설에 산다고 이 시간에 못 나올 건 아니다.
삼삼오오든 혼자든 활보하는 또래를 보니 해민이가 더욱 고3 같다.
종합사회복지관 주차장을 벗어나 모퉁이를 돌면 금방 도장이다.
도장 계단 쪽으로 잡은 손을 슬쩍 뻗으니 해민이가 계단을 오른다.
수련을 함께할 사람으로 짐작되는 분들이 함께 들어간다.
스트레칭 중이던 사범님이 해민이를 맞이한다. 함께 인사드린다.
도복을 입은 분도 있고 도장 티셔츠를 입은 분도 있고 편하게 입으신 분 등 복장이 다양하다.
해민이도 오늘은 편한 복장으로 함께한다.
스트레칭이 마무리되고 수련이 시작할 때쯤 함께 소개한다.
새로 왔다고 해서 정식으로 소개하는 시간이 있지는 않았다.
수련생 한 분이 자연스럽게 물으셔서 해민이 나이와 오늘 온 이유,
ITF중앙도장을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와 간단한 희망을 전한다.
아직 정식 입관은 하지 않아서 서먹하지만 최선을 다하기로 한다.
수업 시작은 인사부터다. 사회사업과 닮았다.
줄넘기를 잡은 듯이 자세를 잡고 ‘태권’하며 인사한다. 자리를 잡고 준비운동을 시작한다.
직원이 그림자처럼 뒤에 무릎으로 반쯤 서서 준비운동을 도왔다.
팔과 다리를 굽혔다 펴는 동작,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 등
도움이 필요하지만 해민이가 해민이 일로 여기도록, 수련생들이 해민이가 운동하고 있는 것으로 여기기 바랐다.
준비운동을 마치면 도장을 가볍게 뛴다.
사범님이 해민이는 안쪽으로 돌아보자고 한다.
음악과 함께 달리기 시작한다.
해민이가 서두를 때 뛰었던 것 말고 운동으로 뛰는 것은 거의 처음인 것 같다.
생각보다 잘 뛰고, 뛰기를 좋아했다.
따라잡을 듯 놓치기도 하고, 뒤처져서 만나기도 하고 방향을 바꿀 때는 엇박이 난다.
그래도 신난다.
수련생들이 뛰는 줄 안쪽으로 뛰니 해민이도 할 수 있는 만큼 즐겁게 뛸 수 있다.
이후에는 발차기 연습이다.
사범님이 시범을 보이면 수련생이 2인 1조가 되어 연습한다.
해민이도 대열의 끝에 한 자리 차지한다.
사범님이 직원에게 연습도구를 주신다. 해민이가 잘 찰 수 있는 높이를 찾아보자는 뜻인 것 같다.
“오늘 해민이는 하나만 해도 성공이다.”
사범님 말씀이다.
각 조를 지도하기 위해서 사범님이 매 순간 해민이를 볼 수 없다. 대신 직원이 연습을 돕는다.
해민이는 연습보다는 다른 분들이 수련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나 보다.
발차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이왕 하나라도 성취를 맛보았으면 했다.
문득 신발 신을 때가 떠올랐다. 신발을 신을 때면 해민이는 항상 다리를 들어 신는다.
“해민아, 발 들어요. 다리 올려 봐.”
신발 신을 때처럼 말하니 해민이가 다리를 드는 바람에 무릎이 발차기판을 한 번 톡 쳤다.
오늘 임무 성공이다.
중간중간 쉴 때 해민이는 거울을 자주 보았다. 보다 못해 쓰다듬기도 했다.
샤워할 때도 거울 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종종 마주하는데, 좋아 보인다.
다만 인정사정없이 남는 지문이 신경 쓰인다. 스스로 닦으라고 권해야 할지….
발차기 연습까지 마치니 자연스럽게 각자 동작 수련에 임한다.
수련에 방해가 되지 않게 도장 가에 자리를 잡는다.
그렇다고 너무 바깥쪽으로 앉기에는 해민이가 아예 잊히거나 지나치게 배려의 대상이 될까 염려스럽다.
수련 중인 분들에게 다가가려는 해민이를 여러 번 말리는 게 미안했지만,
재차 설명했으니 해민이도 도장에서 지켜야 할 것들은 차차 알 것이라 믿는다.
드문드문 관심을 보이거나 인사를 건네는 수련생이 반가웠다. 특히 사범님이 장난을 걸면 해민이가 더 반가워했다.
수련 시간까지 마치니 다시 처음 인사할 때처럼 모여 ‘태권’하며 한 명 한 명 손바닥을 치며 마무리 인사를 한다.
얼떨결에 오늘은 해민이 손을 잡은 채로 직원이 수련생들과 인사했다.
다음 시간에는 해민이가 인사하게 거들어야겠다.
도장을 나서며 멋쩍게 사범님께 여쭈었다.
“해민이 오늘 잘했나요?”
서로 ‘다음 주에 또 뵙자’는 말은 하지 않았다.
우선 사범님이 별 말씀 없으셨으니 다음 주에 해민이가 결정할 일이다.
해민 군, 다음 주에 또 갈 건가요?
2025년 8월 25일 월요일, 서무결
사진 속 양해민 군 모습이 제법 태권도장 다니는 학생답습니다. 인사부터 마무리까지 하나하나 양해민 군의 일일 수 있게, 그렇게 보이려 고민하는 서무결 선생님 마음이 고맙고, “오늘 해민이는 하나만 해도 성공이다.”라는 사범님 말씀이 참 고맙습니다. 양해민 군이 저녁 외출을 반긴다니 기쁘고요. 다음 주도, 응원합니다. 신은혜
‘해 보기 전까지는 모르는 일이니까, 일단 와서 해 봅시다.’ ‘일단 와서 해’ 보자고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도장에 해민 군의 모습도 참 잘 어울립니다. 신아름
한번 해 보자는 말씀에 힘을 얻습니다. 이런 곳 이런 사범님이 계시다니 감사합니다. 부지런히 다닌 덕분이고, 우리 뜻을 잘 전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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