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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2학년 경용이에게 책읽어줬어요 11시. 늦은밤. TV를 보는 제 옆(거실)에서 잠든 경용이를 양치하고 자라고 깨웠습니다. 잠결에 일어나 입에 치약만 묻히고 바로 나오려는 걸 "다시해" 했더니 어쩔수 없이 다시 하네요. "오늘은 형이 야영을 가서 엄마가 경용이 옆에서 자야지" 했더니 좋아 합니다. 자는 애 깨운게 미안해 "엄마가 책 읽어줄 테니, 졸리면 듣다 그냥 잘래?" 했더니 "네" 합니다. 머리맡에 보이는 황소 아저씨를 꺼내며 "이 책 읽어줄까? " 했더니 고개를 끄덕끄덕 하네요. 표지 제목을 읽고 한 장 넘겨 다시 한번 제목을 읽어준 후 제목 위에 옥수수가 보이기에 "이게 뭐 같아?"했더니 "찌꺼기야" 합니다. " 옥수수 같은데" 했더니 "음식 찌꺼기라니까"하네요. 한장 넘기니 한 겨울 둥근 달님마저 흰색인게 더 추워 보이네요. 그림이 추운 겨울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 같아요!. 황소가 잠든 외양간 모퉁이 벽 뚫린 구멍으로 새앙쥐 한 마리가 얼굴을 쏙 내밉니다. '쪼그만 두 눈이 반짝반짝 했어요' 글처럼 검은색 톤의 (황소가 잠든 깊은 밤) 배경그림에 새앙쥐 눈만 정말 반짝반짝 합니다. 다음 페이지에서 혹시나 하고 "구유가 뭔지 알아?" 했더니 "황소 밥그릇이잖아" 당연한 걸 묻는다는 듯이~ 울아들 내가 너무 과소 평가 했나!! 계속 읽어 줍니다. 엄마를 갑자기 잃은 동생들 먹이를 구하려고 왔다는 새앙쥐 말을 듣고 배부를 때까지 가져 가라고 황소가 허락해 줍니다. 동생들 먹이를 가져가는 새앙쥐를 바라보는 황소의 표정 그림이 참 따뜻해 보이네요!!! 다음 페이지에 새앙쥐는 '열 네번이나 황소 아저씨 등을 타넘었어요' 이 부분을 읽자 "열 네번이나~" "허락은 했어도 귀찮았겠다" 합니다. 비록 새앙쥐지만 동생들과 오손도손 나눠먹는 새앙쥐 남매들의 모습역시 참 따뜻합니다. 비록 먹고 남긴 것이지만 동생들까지 데리고 와서 실컷 먹으라는 황소의 마음도 우리들이 배워야겠지요? 다음날 새앙쥐 남매들은 눈물도 닦고, 콧구멍도 씻고, 수염도 씻으며, 황소를 보러 갈 준비를 합니다. 막내의 왼쪽 볼에 코딱지 묻었다며 경용이가 웃습니다. '코딱지'란 표현이 재밌나 봅니다. '카랑카랑', '오르르', '오묵오묵' "표현이 참 재밌다" 했더니 "엄마, '카르르' 라는 말도 괜찮아" 합니다. 좀 맞지 않는 표현 같지만 의태어를 써 보려는 게 기특해서 "그래" 했네요. 마지막 부분에 황소 아저씨와 새앙쥐 가족이 즐겁게 놀며 '오늘부터 나하고 함께 여기서 자자꾸나' 하며 함께 사는 모습에 "새앙쥐가 많아 시끄럽고 귀찮지 않았을까?" 했더니 "가족이 됐잖아" 하지 뭐에요. 예상치 못했던 대답에 흐뭇하기도 하고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했답니다. 전 그부분을 살짝 놓치고, "그러게 짜증났겠다" 할 줄 알았거든요 황소 품 속에 잠든 새앙쥐들 보며 울아들 경용이도 어느덧 잠들었답니다.... |
첫댓글 흐뭇한 밤 새삼스레 커버린 경용이를 발견했겠네요
캬~~~진짜 행복한 밤이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