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멸-균열-틈-부정-차이-죽음이 만드는 역설(paradox) 이 '생성'이고 '창조'라는 사실을 진작에 알았지만(십자가와 부활) 6학년 올라오면서 셀프 베스트 철학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내가 아는 한 '균열'과 '결핍'은 단지 무너짐이 아니라, 그 속에서 새로운 창조가 일어나는 공간이 된다는 것 아닙니까? 연휴 첫날 스태프 2명으로 85를 찍었고 애마(9670) 토네이도를 폐차 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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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바이러스가 잠복해있지만 내 상태와 상관없이 세상은 쓰레기의 홍수 속에서 씨줄과 날줄이 얽히고설켜 운동하는 가운데 용암이 어디로 폭발할지 심상치가 않습니다. 어머니(89) '주간보호 센터'에서 송편 빚는 사진이 카톡 방에 올라왔습니다. 내가 없어도 가족들이 사는 모습은 여전히 정겹습니다. <균열>은 완전한 것의 깨짐을 뜻하지만, 그 틈으로 새로운 시선이나 가능성이 스며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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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은 비어 있음이나 단절이지만, 그 공간이 있기에 무언가가 들어올 여지가 생기지요. <부정>은 기존 질서나 가치를 거부하는 것이지만, 동시에 새로운 질서나 의미를 상상하게 만듭니다. <차이>는 동일성을 흩뜨리거나 갈라놓는 것이지만, 그로 인해 다양성, 변화, 창조성이 나타납니다. <죽음>은 생의 끝처럼 보이지만, 많은 철학적 사유에서 다시 시작하거나 재탄생하는 계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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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아는 것처럼 들뢰즈, 데리다, 라캉 등 여러 현대 철학자들이 차이, 부정, 틈, 결핍을 단순한 결핍이 아니라 생성의 조건으로 봅니다. 데리다의 차연(différance), 들뢰즈의 차이의 철학, 라캉의 결핍(lack) 개념을 아시나요? <토지 17회>차입니다. "오메 이게 뭐꼬?" "빨리 시체를 치우거라(조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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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참판 댁 행랑채 마당에 수동의 시체가 놓여 있고 조준구가 나와서 어제 복면을 한 도적 놈이 사랑채에 들어와서 땅문서를 뒤지길래 잡아다가 몽둥이찜질을 했더니 그놈이었다며 누구도 어린 서희를 앞세워 이 집안의 재물을 탐내는 놈이 있다면 저놈같이 될 줄 알라면서 수동의 죽음을 일갈합니다. 그때 서희가 들어와서 자신은 절대 죽지 않을 것이며 되레 반드시 살아서 네놈들을 죽일 것이라고 말하고 쓰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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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찢어 죽이고 말려 죽일 거야" 14살 여자애의 발칙한 오기를 보시라. 발광에 가까운 패악질 발언에 하인들마저 오짝해합니다. "그동안 연달아 사람이 죽어나갔어. 나는 귀신하고 라도 싸울 거야" 사실 피의 복수란 것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모기를 찾아 새벽에 소란 피우면서 깨달았어요. 요새는 그냥 물어 뜯기고 맙니다. 사랑방 안에서는 조준구와 홍 씨 부인이 마주 앉아서 수동이 죽었으니 더 이상 거칠 것이 없다며 쾌재를 부릅니다. "내 것이라뇨?(홍씨)" "내가 성님을 죽였다(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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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의 죽음은 결국 모난 놈이 정을 맞은 셈입니다. 미숫가루를 치마에 짜서 입에 적셔주면 살아나야 하는 것 아닌가. "소용없구먼 벌써 갔어" 송장 둘 치우고 싶지 않으면 영감탱이나 잘 보살피소" 강봉기가 쌀밥 한 상을 받고 감동을 합니다. 나도 가끔 톨솥밥 앞에서 경건해질 때가 있습니다. "이만하면 태평성대 고만(정한조)" 길상이가 지붕에서 옷가지를 터는 것은 임금님 초상 때 본 그림과 닮았습니다. 지리산 화전골 운봉 노인 집으로 김환이 찾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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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한 잔 만 주시라(환)" "우리 인연도 보통 인연은 아니구먼. 아직도 김계주의 아들이 아니라고 할 텐가?(운봉)" "김계주 아들이 와준다면 큰 힘이 될 거야(운봉)" 김환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길을 떠납니다. 쌍계사에 도착한 김환은 우관을 찾고 우관이 어떻게 돌아올 생각을 했냐고 묻자, 이제는 도망갈 필요가 없다고 대답합니다. "여보시오. 댁은 누구요?" "나 김환이요" "어떻게 돌아올 생각을 했느냐?" 별당 아씨가 죽었다고 말하자 우관은 서희가 천애 고아가 되었다면서 2 대에 걸친 악연이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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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사리에 가을이 찾아왔고 각시가 굴비를 쌀밥에 웃짐 올려주는 용이는 복도 많은 놈입니다. 추석 장 풍경이 정겹습니다. 깨넣은 송편-약밥-신고배-오렌지를 장 봐 왔어요. "이게 누꼬? 한복이 아니가? 안 죽고 살아있었네(강봉기)" 서금돌이 노인네가 치매가 왔는지 장돌벵이가 되어 홍시 하나 받고 구걸 창을 하는데 어찌나 구슬프던지. 강봉기가 교자상을 산 걸 보니 돈이 생긴 모양입니다. 동네 사람들과 삯배를 탔다가 물에 빠졌으니 쌤통입니다. 꽃신 하나 가지고 임이네 와 여식들이 난리 벙거지를 피룹니다. 임이네가 꽃신을 신고 과부들 벨을 있는 대로 꼴리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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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듬뿍 듬뿍 듬뿍새 논에서 울고/뻐꾹 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제/우리 오빠 말타고 서울 가시면/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김훈장이 딸내미에게 한경(양아들)을 소개합니다. "무슨 일인가?" "이 서방 나하고 같이 좀 가주게(서희)" "땅이 문제가 아니라 목숨까지 위험할 거야(조춘구)" 최 참판 댁의 모든 재산이 조춘구에게 넘어갔습니다. 서희가 돌아와서 땅문서를 내놓으라고 말하자, 이 세상에 피붙이라고는 우리 밖에 없는데 네가 성인이 되면 돌려줄 것이라고 거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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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광경을 지켜보던 이용-길상-봉순은 안타까워하면서 서희를 중심으로 연대를 다짐합니다. 여기서 잠깐 '토지 17'회에 나오는 토지개혁은 1945년 해방 이후, 특히 미 군정기와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실행된 토지개혁을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이 장면에서는 주로 당시 농민과 지주 사이의 갈등, 사회 분위기의 변화, 그리고 새로운 체제에 대한 기대감과 혼란이 묘사됩니다. 일제강점기 동안 대부분의 농민들은 소작농으로, 지주의 땅을 빌려 농사하며 높은 소작료를 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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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이후, 지주 중심의 토지 소유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집니다. 사회주의 세력(북한)은 이미 무상 몰수·무상 분배를 실시 남한(대한민국)에서는 유상 매수·유상분배 방식으로 추진합니다. 지주들은 토지개혁에 반발하고 불안해했고, 농민들은 자신들도 땅을 소유할 수 있다는 기대로 들떴습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계급 질서의 동요와 기존 질서 붕괴가 생겨났습니다. 일부 인물들은 변화에 적응하려 하고, 일부는 과거에 집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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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개혁 내용으로는 3정보 초과 토지 소유 금지입니다. 지주는 3정보(약 9,900평)를 초과하여 소유할 수 없게 한 것입니다. 초과분은 국가가 유상으로 매입해 무소유 농민에게 유상 분배합니다. 이로써 소작농이 직접 땅의 주인이 되는 구조로 전환됩니다. 물론 토지개혁은 단순한 경제·정책 변화가 아니라, 인간관계, 신분, 정체성의 붕괴와 재편을 가져옵니다. 조선 시대부터 내려오던 양반-상민-천민 구조가 흔들렸고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변화에 대처하며 각자 살길을 모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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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씨와 서희의 싸움은 이번에도 홍 여사가 이겼습니다. "만일에 동학란이 일어난다면 나는 그들 편을 들것입니다(김훈장)" "서희야! 울지 마라. 나도 오늘에서야 그의 본심을 알았다.(김훈장)" "이 집을 지키기 위해선 왜의 말뿐 아니라 더한 것도 지킬 것입니다(서희)" 삼월이가 임신을 했는데 조준구가 나 몰라라 하며 내치자 삼월이가 다음날 조준구 토방 앞에서 목을 맸습니다. 어머니의 주간 보호 센터를 보고도, 애마(9670)를 폐차하고도, 바이러스가 몸에 잠복해 있고도, 강봉기의 쌀밥 한상 앞에서 경건해지고도 우리가 여전히 살아 있고, 지켜야 할 것들이 남아 있으며, 이 세계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습니다. 왜 파괴와 상실, 균열과 부정은 오히려 생성을 낳는가?
2025.10.4.sat.악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