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씨가 제작하여 온 폴대 박는 장치를 사용하니 오전에 훌쩍 끝났읍니다. 물론 17미터길이의 아담한 비닐하우스이긴 하지만....
첨에 하우스지을 땐 벙어리김씨와 또 한명, 두 사람에게 부탁하여 11만원에 점심, 그리고 술대접까지 하면서 이른 아침부터 저녁 깜깜할 때까지 지었는데, 가장 힘드는 부분은 폴대박는 구멍뚫기 였읍니다. 일반적인 지랫대보다 약간 더 굵은 쇠막대로 동일한 위치에 계속 박아 구멍을 낸 다음 거기에 폴대를 박아야 하므로 힘도 엄청 들고 시간도 많이 걸렸는데 순식씨 아이디어로 자체 제작한 기구를 사용하면 구멍 하나 뚫는데 거짓말 보태지 않고 10초정도 걸렸읍니다. 그것도 일정한 깊이로.....
다음에 사진찍어 올리도록 하겠읍니다. 아주 간단하면서도 기동성이 그만입니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데 김씨가 놀러와 둘이서 구멍뚫는 기구를 사용하여 폴대를 쉽게 세우는걸 보고는 엄지손가락을 번쩍 들어올립니다. 따봉이라는 거지요.
저가 인심 한번 썼읍니다. 필요할 때 빌려가서 사용하고 가져오라고.... 김씨 기분 좋아 하네요. 김씨는 동네에서 여기저기 불려다니며 허드렛일을 많이 하니까 비닐하우스 짓는 일도 자주 맡기도 합니다.
어제 일요일엔 짓다 만 하우스를 조금 더 손보고 전기용접기로 앞뒤 양쪽 문을 달기 위한 가로활대와 세로활대를 열심히 용접하다가 순식씨가 새로운 제안을 했읍니다. 굳이 힘든 용접 보다는 철판 드릴비트를 사용하여 용접할 부분에 구멍을 낸 다음 피스로 고정하면 용접 보다도 더 튼튼하게 고정시킬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안하여 부품 사러 포천 나갔지만 적당한 길이의 볼트너트가 없어 오늘 작업은 중단하고 순식씨가 부품을 사와서 다다음 주에 마저 끝내기로 하였읍니다.
작업이 중단되었기 때문에 나머지 시간에 고춧대, 가짓대, 토마토 마른 줄기를 완전 철수하고, 컨테이너에 들어가 멍멍이 주려고 사가지고 온 돼지등뼈에 김치 썰어 넣고 푹 고아 점심밥을 맛있게 먹고 순식씨는 맥주에 구운 김을 안주로 한잔 걸치고, 난 치아가 좋지 않아 등뼈를 쭉쭉 빨기만 하였읍니다. 술도 별로 좋아하질 않고....
첫댓글 날로 날로 솜씨가 발전되시네요. 겨울 갈무리 잘 하시고 내년의 풍성한 수확을 기대해 봅니다. 감기조심하세요.
내년의 하우스 귤 기대하겠습니다. ㅋㅋ
박사님께서, 밭에 가서 지내신 이야기 읽어보면, 숨가쁜 도시에서 뵙던 모습은 모두 사라진듯 보여 참으로 대단하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더욱 더 저또한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