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명_ ‘루이스 브뉘엘 특별전’
일 정_ 2005년 7월 26일(화)~8월 11일(목)/월요일 휴관
상영시간_ 12:00, 14:30, 17:00, 19:30/매주 목요일 저녁은 독립영화정기상영회
장 소_ 시네마테크 부산 (051-742-5377, cinema.piff.org)
주 최_ 시네마테크 부산
후 원_ 주한 프랑스 대사관, 주한 멕시코 대사관
*시네마테크 부산 기획행사 <루이스 브뉘엘 특별전 기획대담>
시네마테크 부산은 [루이스 브뉘엘 특별전] 개최와 아울러 영화 [극장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생활의 발견]의 홍상수 감독과 시네마테크 부산 원장 허문영 영화평론가를 모시고 “홍상수 감독이 말하는 브뉘엘의 세계”라는 기획대담을 개최합니다. 홍상수 감독은 평소 자신의 작품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친 감독으로 오즈 야스지로, 루이스 브뉘엘, 장 르느와르 감독을 언급해 왔으며 영화적 기법면에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감독으로 는 브뉘엘을 말한 감독입니다. 그 감독의 모든 영화를 좋아하는 감독은 오즈와 브뉘엘 뿐이라는 홍상수 감독과 함께 루이스 브뉘엘 감독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7월 30일(토) 18:40 “홍상수 감독이 말하는 브뉘엘의 세계”
대담: 홍상수(영화감독),
허문영(시네마테크부산 원장, 영화평론가)
-8월 5일(금) 18:50 “브뉘엘 영화의 철학과 정치학”
대담: 박성수(한국해양대학교 유럽학과 교수)
진기행(부산외대 영상문화학부 교수),
허문영
-영화관람자에 한해 선착순 무료입장
▣ 특별전 소개
시네마테크 부산에서는 알프레드 히치콕과 마틴 스콜세즈, 홍상수가 함께 경배하는 20세기 최고의 거장 감독 중 한 사람인 루이스 브뉘엘의 회고전을 오는 26일부터 개최합니다. 1900년 스페인에서 태어나 1983년 멕시코에서 사망한 브뉘엘은, 평생에 걸쳐 인간을 억압하는 모든 문화, 제도, 관습, 사회·정치 구조를 영화로 공격한 치열한 작가였습니다. 열혈 초현실주의자로 출발하여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프로이트와 맑스를 모두 섭렵한 자신의 비타협적 영화세계로 인해 브뉘엘은 상영금지의 스캔들은 물론, 근 30년간의 망명생활 등의 수난을 겪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의 관객들은 그의 영화들을 보며 여전히 불온한 상상력과 전복적 힘을 확인합니다.
이번 특별전을 통해, 세계영화사의 정전 [안달루시아의 개], 멕시코 망명시대의 대표작 [이상한 정열], 장클로드 까리에르와 협력한 말년의 대표작 [욕망의 모호한 대상] 등 루이스 브뉘엘의 대표작 16편을 소개합니다.
▣ 상영작 리스트
1977 욕망의 모호한 대상 Cet obscure object du desire
1974 자유의 환영 Le fantome de la liberte
1972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Le charme discret de la bourgeoisie
1969 은하수 la voie lactee
1967 세브린느 Belle de jour
1964 하녀의 일기 Le Journal d''une femme de chambre
1959 나자린 Nazarin
1956 정원에서의 죽음 La mort en ce jardin
1956 새벽 Cela s’appelle aurore
1955 아르치발도 데 라 크루스의 범죄 인생(범죄에 대한 수필)
The Criminal Life of Archibaldo de la Cruz/ Ensayo de un crimen
1953 이상한 정열 El
1953 환상의 전차를 타고 여행하다 La Viaja en Tranvia
1952 멕시코에서 버스 타기 (승천) Subida al cielo
1950 잊혀진 사람들 Los olvidados
1933 빵 없는 대지 Tierra sin pan
1929 안달루시아의 개 Un chien andalou
@ 욕망의 모호한 대상 Cet obscure object du desire
1977년, 프랑스/스페인/멕시코/미국, 105분, 컬러, 35mm
출연:페르난도 레이, 캬롤 부케, 앙헬라 몰리나
세련된 중년 사업가, 마티유는 7년 전 부인과 사별한 후, 하녀 콘치타에게 반해, 하루가 멀다하고 그녀의 아파트를 드나들며 돈으로 환심을 사려한다. 감질나게 그를 농락하던 콘치타는, 어느날 환멸의 편지 한 통과 함께 사라진다. 브뉘엘의 마지막 작품으로, 정신분석학과 테러리즘 사이에서 폭력적으로 소진되는 인간 욕망을 탐구한다. 프랑스 작가 피에르 뤼의 소설 ''여인과 꼭두각시''를 원작으로, 장끌로드 까리에르가 쓴 시나리오는 성에 대한 강박을 주소재로 하여, 부르조아 사회의 허상적인 일면들을 묘파한다. 원래 여주인공 역으로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의 마리아 슈나이더가 캐스팅되었으나, 그녀의 연기가 마음에 들지 않던 브뉘엘은 찍었던 필름을 모두 폐기하고, 캬롤 부케와 앙헬라 몰리나를 캐스팅하여 2인 1역의 여주인공이라는 전대미문의 영화를 만들었다.
@ 자유의 환영 Le fantome de la liberte
1974년, 프랑스/이탈리아, 105분, 컬러, 35mm
출연: 아드리아나 아티, 줄리앙 베르토, 장 클로드 브리알리, 뽈 프랑쾨르, 미셸 롱스달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부르주아를 두렵게 만든다고 말했던 칼 맑스와는 달리 브뉘엘은 20세기 후반 부르주아를 가장 두려움에 떨게 만드는게 자유라는 환영이라고 말한다 1808년 프랑스군에 저항하다 학살된 스페인 혁명가들의 주검과 1970년 파리 부르주아들의 부조리한 삶을 연결시키면서 브뉘엘은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에 이어 부르주아 계급의 가치, 질서의 몰락을 또 한번 코믹하게 묘사한다. 그는 복잡한 이야기 전개를 통해 ‘수많은 일들이 일어나지만 아무것도 말할게 없는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 그 때문에 보르헤스의 소설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길들이 있는 정원''과 자주 비교되는 이 영화에서 우리는 1930년대와는 다른 초현실주의적인 분위기와 달콤한 전복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화장실 변기에 앉아 배설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부르주아들의 모습과 그들의 식탐은 분열증적인 부르주아 사회를 은유하고 있다
@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 Le charme discret de la bourgeoisie
1972년, 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105분, 컬러, 16mm
출연:페르난도 레이, 뽈 프랑쾨르, 델핀 쉐리그, 뷜 오지에
*1972년 국제영화비평가협회상 최우수감독상 수상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브뉘엘 영화 중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작품. 72세에 만든 이 영화는 6명의 부르주아들이 함께 식사를 하려고 하지만 매번 좌절되고 그 과정은 점점 기이한 상황과 연결된다. 여기서 매번 좌절되는 식사는 부르주아의 욕망이 해소할 수 없는 모호한 대상임을 암시한다. 식사를 하던 부르주아들이 갑자기 자신들이 무대에 있음을 깨닫는 장면이나 한 병사가 자신의 꿈 이야기를 하는 장면들이 지워지지 않는 이 영화는 [욕망의 모호한 대상]과 더불어 브뉘엘의 부르주아에 대한 비판이 가득 담긴 작품이다.
영화 [은하수]는 전적으로 종교의 문제에 매달린 예외적이고도 전형적인 브뉘엘의 작품이다. 스페인의 성지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 순례를 떠난 두 주인공의 여행기를 실험적인 피카레스크 구성으로 묘사하는 작품이다. 은하수란 별들의 길을 일컫기도 하지만, 파리에서 산티아고까지의 지난한 순례행로를 의미하는 말이기도 하다. 두 순례자는 6세기의 프리실리안을 비롯해, 17세기의 예수회, 18세기의 사드 후작에 이르기까지 서구 기독교의 온갖 교파와 윤리를 길 위에서 목도한다. 68년을 목도하며 이천년간 서구를 지배해 온 기독교를 헤집는 브뉘엘의 시선은 사드와 니체를 닮아 있다. 역시 장 끌로드 까리에르와 협력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 세브린느 Belle de jour
1966년, 프랑스/이탈리아, 100분, 컬러, 35mm
출연:까트린느 드뇌브, 미셀 피콜리, 피에르 끌레망티
*1967년 베니스영화제 금사자상 수상
성적인 억압, 자유, 강박관념에 관한 브뉘엘의 도발적인 정서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작품. 영화의 첫 장면에서 남편인 피에르가 부인 세브린느(카트린 드뇌브)를 마차에서 끌고 가 재갈을 물리고 채찍으로 내리치는 가학적인 장면은 성적인 희열에 대한 욕망과 판타지를 자극적이면서도 충격적으로 보여준다. 또한 관객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 또한 모호하면서도 매력적으로 관객의 마음을 자극한다. 이 영화는 인간의 가학적인 성도착이 초래하는 파괴적인 결과를 감각적이면서도 에로틱하게 보여주는 뛰어난 작품이자 브뉘엘 자신이 ''다시는 이런 영화를 만들지 않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몽환적이면서도 강박적인 이미지가 가득한 작품이다
@ 하녀의 일기 Le Journal d''une femme de chambre
1963년, 프랑스/이탈리아, 98분, B&N, 16mm
출연: 잔느 모로, 조르주 게레, 다니엘 이베르넬
장 클로드 까리에르와 공동으로 작업한 이 작품은 프랑스 누벨 바그의 페르소나였던 잔느 모로가 셀레스틴이라는 하녀로 나오고 미셸 삐꼴리가 대저택에 사는 호색한 몽떼이로 출연한다. 셀레스틴은 몽떼이가의 하녀로 들어가고, 집에서 일하는 하녀들과 성관계를 맺으려는 호색한 몽떼이의 유혹을 받는다. 여성의 발에 대한 페티시즘과 초현실주의적인 스타일과 사실적인 스타일이 결합된 이 작품은 브뉘엘의 영화 중에서 가장 명백하게 파시즘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 정치적인 작품중의 하나이다. 특히 숲을 걷다가 달팽이를 모으고 있는 무고한 소녀를 강탈하고 살해하는 장면과 소녀의 작은 다리 위로 달팽이가 기어올라가는 장면은 끔찍하면서도 잊을 수 없는 명장면이다.
브뉘엘의 또 다른 영화 [트리스티나]의 원저자이자, 톨스토이, 발작, 졸라, 디킨스와 비유되는 위대한 스페인 작가인 베니토 페레스 갈도스의 원작 소설을 각색한 작품. 브뉘엘은 19세기 스페인을 배경으로 한 원작과는 달리 [나자린]의 배경을 독재 정권이 지배하던 19세기말의 멕시코로 옮겨 그리스도의 계율에 따라 엄격하게 살고자 하는 성직자의 퇴락의 과정을 심오하게 그리고 있다. 이 영화에서 브뉘엘은 성직자 또한 인간임을 보여준다. 그런 점에서 옥타비오 파스는 이 작품이 ''인간의 조건을 드러냄과 동시에 그것을 넘어서는 방법을 보여준다. 나자리오는 신을 잃어버렸지만 사랑과 형제애를 발견한다''라고 평했다. 이 영화에 담긴 그리스도에 대한 헌신, 신앙, 희망, 고통과 인간에 대한 사랑과 형제애에 대한 모호성 때문에 성직자들은 이 영화를 종교적인 영화로 받아들였고, 무신론자들은 이 영화를 신성모독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손꼽고 있다.
@ 정원에서의 죽음 La mort en ce jardin
1956년, 프랑스/멕시코, 97분, 컬러, 35mm
출연: 시몬느 시뇨레, 샤를르 바넬, 조르주 마르칼, 미셀 피콜리, 티토 준코
캬스탱은 광산이 있는 남아메리카 작은 마을에서 듣지도 못하고 말하지도 못하는 딸 마리아와 산다. 마을은 타락한 군인들과 반란군들의 총격으로 연일 편안한 날이 없는 가운데 캬스탱은 다이아몬드를 발견하는 행운을 잡는다. 군인들은 금들이 반란군의 자금으로 쓰여질 것이라고 생각, 금을 수거하려 하고 캬스탱은 이 와중에 누명을 받게 되어 체포될 위기에 몰린다. 이에 마을 술집 매춘부 진 등과 배로 탈출하려 하지만 이를 눈치챈 군부의 수색작전이 펼쳐지자 정글 속으로 도망치는 생명을 건 도주가 시작된다.
레이몽 르페브르는 이 작품을 일컬어 ‘종교를 비롯한 부조리한 기존 질서에 대항하는 인간의 투쟁의 승리를 그린 또 한 편의 브뉘엘의 영화’라 쓴 바 있다.
브뉘엘이 가장 좋아하던 소설 중 하나인 엠마누엘 로블의 작품을 초현실주의 시기의 동료 장 페리와 함께 시나리오로 각색하였다. 1950년대 코르시카 경찰 의무관인 주인공 발레리오는 섬 노동자들의 생업현장을 지켜왔다. 수탈 실태에 질린 그의 양심은 섬의 지배권력과 협력을 거부하는 지경으로 나아간다. 그 자신 피억압계층인 한 과부에 정열을 쏟게 된다.더욱이 우연히 알게 된 한 노동자의 미망인에게 열정을 품고 결혼 생활을 내던지면서, 그의 삶은 겉잡을 수 없는 회오리에 휘말리게 된다.
@ 1955 아르치발도 드 라 크루즈의 범죄 인생(범죄에 대한 수필)
Ensayo de un crimen
1955년, 멕시코, 90분, B&N, 35mm
출연:미로슬라바 스테른, 에르네스토 알론소, 리타 마체도
한 여자를 강박적으로 살해하려 하지만 계속 좌절되는 한 남자의 병리학적인 충동을 다룬 에로틱한 영화. 브뉘엘 영화 중에서 가장 즐거운 블랙 코미디중의 하나이다 여성에 대한 강박관념이 가득한 이 영화의 이야기는 브뉘엘이 감탄한 채플린의 [베르도 씨]나 1952년작 [이상한 정열]과 유사하고 주인공인 아르치발도가 느끼는 여성의 다리에 대한 페티시즘은 [하녀의 일기]를 연상하게 만든다. 독특하게 사용된 플래시 백이 또한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프랑스와 트뤼포는 이 영화를 ''재치 있는 구성과 시간에 대한 대담한 조작, 영화적 내러티브에 관한 기술이 돋보이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 이상한 정열 El
1952년, 멕시코, 92분, B&N, 35mm
출연:아르투로 데 코르도바, 델리아 가르세스, 아우로라 월케르
[이상한 정열]은 부유하고 존경 받는 40세의 숫총각인 돈 프란시스코가 어느 날 교회에서 아름다운 젊은 여인의 곡선미 넘치는 발에 매혹 당하면서 겪게 되는 신앙심과 욕망간의 충돌을 그리고 있는 작품이다. 그는 매일 그녀를 보기 위해 교회로 가지만 미모의 여인은 프란시스코에게 다시는 그를 볼 수 없다고 말한다. 강박적인 사랑의 파괴적인 힘과 정신적인 분열에 시달리는 인물에 관한 신랄한 블랙 코미디이자 남성의 페티시즘에 관한 브뉘엘의 탐구가 가장 정교한 형식에 도달했다는 평가를 받은 이 작품은 종종 히치콕의 [현기증]과 비교되기도 한다. 인물의 복잡한 심리가 고통스럽게 하지만 가장 격렬하게 그려진 이 작품은 브뉘엘이 멕시코 시절에 만든 최고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 환상의 전차를 타고 여행하다 La Ilusion viaja en tranvia
1953년, 멕시코, 90분, B&N, 35mm
출연:릴리아 프라도, 카를로스 나바로, 페르난도 소토
수년간 몸담아온 낡은 전차를 폐차시키겠다는 결정에 화가 난 두 젊은 직원(운전사와 차장)이 낡은 전차를 몰고 마지막으로 멕시코 시내를 여행하면서 펼쳐지는 환상적인 여정을 다룬 작품으로 브뉘엘이 멕시코 시절에 만든 수작이다. 이 영화에는 종교와 국가에 대한 브뉘엘의 도발적이면서도 은유적인 주장과 풍자가 가득 담겨 있다. 정상 궤도를 이탈한 전차 여행은 다분히 초현실주의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전차 궤도를 따라 펼쳐지는 멕시코의 사회적인 현실 때문에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영화를 또한 떠올리게 한다.
@ 멕시코에서 버스 타기 (승천) Subida al cielo
1952년, 멕시코, 85분, B&N, 35mm
출연:루이스 아케베즈 카스타네다, 실비아 카스트로, 로베르토 코보
버스를 타고 고향으로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여행을 다룬 이 영화는 가벼운 희극처럼 보이지만 낙천적인 여행자를 그리는 초현실주의적인 유머가 담긴 작품이다. 신혼 여행을 떠난 청년 올리베리오는 어머니의 임종 소식을 듣고 집으로 돌아온다. 어머니의 유언장을 작성할 공증인을 불러오기 위해 올리베리오는 읍내로 향하고 Subida al cielo(천국으로 오르는 길)라는 길을 지나 버스를 타고 여행을 한다 하지만 제정신이 아닌 버스 운전사, 기이한 승객들 때문에 일대 소동이 일어난다. 멕시코에서 만든 영화 중 브뉘엘이 각별히 사랑했던 이 작품은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삶의 기쁨과 사랑, 사회, 죽음을 흥겹게 그린 행복한 영화다.
@ 잊혀진 사람들 Los olvidados
1950년, 멕시코, 88분, B&N, 35mm
출연:알폰소 메지야, 에스텔라 인다, 미구엘 인클란
1951년 깐느영화제 감독상 수상
[황금 시대]와 [빵 없는 대지] 이후에 브뉘엘은 잠정적으로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 오랜 침묵 끝에 멕시코에서 만든 [잊혀진 사람들]은 브뉘엘 자신이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과 편집을 했기에 그의 예술적 자유와 사유가 가득 묻어있는 작품이다. 한달 만에 저예산으로 제작된 이 영화는 대도시 외곽의 청소년 탈선 문제를 잔혹하게 다루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이 작품의 주제는 사랑 받지 못한 아이들에 관한 슬픈 이야기이다. 잔혹함을 통해 브뉘엘은 역설적으로 부패하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을 그려낸다. 그래서 이 영화는 처연한 아름다움을 풍긴다. 앙드레 바쟁은 이 영화의 미덕이 잔인함 속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고, 데카당스한 가운데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숭고한 인내를 보여줌으로써 잔혹함을 사랑과 열정의 행위로 변형시키는데 있다고 지적했다. 바쟁은 또한 이 영화가 ''사랑에 관한 영화이며 사랑을 필요로 하는 영화''라고 말했다.
@ 빵 없는 대지 Tierra sin pan
1932년, 스페인, 30분, B&N, 35mm
나레이터:알렉산드르 오닐
목소리 출연:아벨 자쿠인
이 작품은 ''라스 우르데스''로 알려진 스페인의 산악지대를 배경으로 스페인의 참혹한 현실을 냉정하게 그린 일종의 인문지리학적인 다큐멘터리이다. 브뉘엘은 스페인의 빈곤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와 더불어 당시 이 지역에서 유일한 사치품이 교회였음을 지적하면서 빈곤을 초래한 국가와 교회의 위계를 비판한다. 브뉘엘이 [안달루시아의 개], [황금 시대]에 이어 [빵 없는 대지]를 만든 것은 초현실주의자의 중요한 목표가 예술과 문학사에서 영광스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를 변화시키고, 삶 그 자체를 변형하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그런 브뉘엘의 신념과 노력을 엿볼 수 있는 걸작이다. 당시 이 작품은 스페인에서 상영금지 되었고 이 작품과 더불어 파리, 뉴욕, 할리우드, 멕시코로의 브뉘엘의 험난한 유랑이 시작된다.
@ 안달루시아의 개 Un chien andalou
1929년, 스페인/프랑스, 17분, B&N, 35mm
출연:시몬느 마레이유, 피에르 밧쉐프
여자의 눈을 면도날로 절단하는 클로즈 업이 담긴 영화 사상 가장 충격적인 작품. 브뉘엘과 초현실주의 화가인 살바도르 달리가 공동으로 만든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17분에 불과한 짧은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70여년이 지난 지금도 관객에게 공포와 충격을 선사하기에 충분한 초현실주의의 진정한 걸작으로 이후 살바도르 달리와 다시 공동작업한 [황금시대]와 더불어 당시 카톨릭 교회의 비판을 받았던 작품이기도 하다. 많은 비평가들이 장 비고 외에는 브뉘엘에 견줄만한 감독이 없다고 술회할 정도로 [안달루시아의 개]는 시대를 대표했던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