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해도
물고기와 조개류 및 게 등을 그린 그림을 말한다 .
물고기의 종류에 구별 없이 각종 어족들이 노니는 모습은 마치 한가로운 수중 낙원과 같이 보이며
답답한 삶의 현실에서 벗어난 해탈의 경지를 느끼게 한다.
물고기는 알을 많이 낳는 생물 가운데 하나이므로 다산과 풍요를 상징하고 ,
물고기는 잠을 잘 때도 눈을 뜨고 있기 때문에 도둑을 경계한다고 믿어
다락문이나 벽장문 같은 곳에 어해도를 붙여 놓거나
뒤주에 붕어형의 자물쇠를 달아 놓기도 하였다.
또 물고기는 금슬 좋은 부부를 상징하기도 한다 .
이것은 동방의 바다에 산다는 전설적인 물고기인 비목어(比目漁)와 관련된 것으로 생각되는데,
이 고기는 눈이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암컷과 수컷이 나란히 하여야 비로소 헤엄친다고 한다.
민화의 어해도에는 큰 잉어 한 마리가 하늘을 향해 뛰어 오르는 그림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이는 중국 황하 상류 협곡에 등용登龍이라는 큰 폭포가 있었는데 ,
이른 봄철에 강물이 불어나서 역류하는 물결이 일 때면
늙은 잉어들이 용문에 모여 거센 물결을 거슬러 오르기 위해 뛰어오르는데,
수많은 잉어 가운데 한 마리가 폭포를 뛰어 오르면
우뢰와 번개가 쳐서 잉어의 꼬리를 불태워 용이 된다고 한다.
이는 과거에 급제하여 입신출세 한다는 뜻을 담고 있어 과거 시험에 합격하라는 뜻이다.
물고기 문양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잉어이다.
잉어은 「어변성룡도」, 문자 그림의 「효자도(孝字圖)」 그리고 「약리도」 등의 그림에 주인공 격으로 등장하고 있다.
잉어가 변하여 용이 되는 모습을 그린「어변성룡도」와
물 위로 힘차게 뛰어 오르는 잉어 모습을 그린 문양은 출세의 염원을 담고 있다.
『후한서』「이응전」에서는 "선비가 과거에 합격하여
임금의 얼굴을 뵈는 것을 등용문이라 한다."라고 적고 있다.
등용문에 관한 전설의 주된 줄거리를 보면 해마다 봄이 되면
황하 상류의 용문이라는 협곡에서 잉어들이 센 물결을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 다투어 뛰어 오르는데
그 곳을 성공적으로 뛰어 넘은 놈이 용으로 화한다고 하는 내용이다.
사람들은 온갖 고초를 겪으면서 면학에 힘쓰는 선비들을 이 전설의 잉어에 비유하고
과거에 급제하여 높은 관직에오르는 것을 잉어가 변하여 용이 되는 것에 비유하였다.
이런 문양은 연적을 비롯하여 선비가 주로 많이 쓰는 문방구나 기타 공예품 장식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민화 문자도 가운데「효자도」에 등장하는 잉어는 등용문 설화와 관련된 잉어와는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문자도의 잉어는 진(晉)나라의 왕상(王祥)이라는 사람이 그의 계모가 엄동설한에 일부러 잉어 먹기를 원할 때
이를 마다 않고 얼어붙은 강물 위에서 얼음을 두드리니 신령의 가호가 있어 잉어가 튀어 나오자
이를 잡아다가 계모를 정성껏 공양했다는 효행 설화의 내용과 관련이 있다.
말하자면 「효자도 」의 잉어는 효행의 상징물로서의 잉어인 것이다.
또한 잉어는 자손 번창의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잉어의 머리를 남근 모양으로 묘사한 문양을 보아도 그런 뜻을 쉽게 짐작할 수 있으며
한 번 알을 낳으면 수천수만의 새끼를 볼 수 있는 잉어의 생식 능력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군자어해도
어해산수병
조양약리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