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70의 문턱에서 내가 가장 싫어하는 말은 '마포불백'이다. 이것은 나 같은 노년 중 남자를 지칭하는 조크로 '마누라도 포기한 불쌍한 백수'를 뜻한단다.
'나이는 하나의 숫자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나는 생리적인 나이를 잊고 사는 편이지만 어쩌다 친구들이 '너도 별수 없는 마포불백 이야' 라고 하면 나도 이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 쓸쓸해 질 때도 있는데 요즘은 하인즈 워드 때문에 마냥 신이 나 있다.
내가 기를 쓰고 디지털 세대, 스크린 쿼터, 한류열풍 등과 같이 그때 그때 화제가 되고 잇슈가 되는 문제를 소재로 글을 쓰기 위해 자료를 찾느라 안간힘을 쓰는 것은 어쩌면 '마포불백' 을 면하기 위한 자구책인지도 모른다.
통계 자료를 보지 않아도 어느 나라에서나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산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을 생각 하는데 언뜻 떠 오른 것이 늙을수록 여자가 남자보다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더 잘 알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늙어서 가장 힘든 것 중의 하나가 외로움이다. 사람들과 어울러져 살아야 외로움이 없어지는데 자식도 떨어져 사는 세상이다 보니 노년은 외로울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여자들은 자기들 끼리 모이면 수다만으로도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즐겁게 보내는데 남자들은 그것이 잘 안 되니 외로움 문제는 남자가 더 심각하다.
남자들이 늙어서 제일 힘들어 하는 것이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모르는 데 있다. 친구 만나는 것, TV,바둑, 고스톱, 술 먹는 것, 등산, 골프 모두 여가 시간에 해야 즐겁지 생산적인 일을 하던 남자가 허구 헌날 이런 것에만 매달려 살면 즐겁지가 않다. 왜냐면 이런 데서 어떤 생산적인 의미를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이 노년의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이 불행을 느끼게 하고 이것이 남자의 수명을 단축 시키는 중요한 원인의 하나가 되는 것 같다.
나는 늙어서도 의미 있는 무언가를 해야 살 맛이 날 거라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 방법을 찾았는데 구세주처럼 나타난 것이 컴퓨터요 인터넷이다. 나는 늙은 네티즌으로 살면서 즐거운 것은 우선 호기심을 잃지 않은 점이다. 나는 신문이나 TV를 볼 때 무언가 새로운 것이 없나 하고 주시 한다. 이 때 시체 말로 무언가에 필이 꽃이면 그 분야의 자료를 찾기위해 인터넷을 뒤진다. 그리고 이들 자료를 분석하고 내 나름대로 결론을 내리는 일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어느 젊은이 못지 않은 제법 참신한 생각을 하게 되고, 혼자 있을 때 이런 일을 위해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 되었다. 나는 지금 그것이 자산이 되어 디지털 세대든 아날로그 세대든 누구를 만나더라도 대화가 가능하여 젊은 사람들과 친구 같은 교제를 나눌 수 있어서 그것 또한 나를 기쁘게 해 준다.
내가 연예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젊은이들의 감성을 익히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영화며, 드라마 등의 대중 예술은 현대 사회에서 오락물에서 그치지 않고 문화의 문제이면서 경제문제가 되고 미래를 내다 보는 창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영화도 보고 연극도 보고 음악도 들으면서 이것들의 트랜드에 관심을 갖다보면 세상을 내 나름대로 보는 시각이 생긴다. 그래서 나는 혼자 있는 시간을 이런 것에 열중함으로써 얼마든지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다. 내 글의 주제는 주로 신문 기사에서 얻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글로 써서 인터넷 사이트에 올려 놓고 그 반응을 보는 것도 내가 즐기는 재미 중의 하나다.
이 글을 읽는 분들은 컴맹이 아닐 테니까 해당이 안 되겠지만 주변에 컴맹 노인이 계시면 꼭 인터넷과 친해지도록 권하기 바란다. '늙으면 컴맹을 면할 수 없다'는 생각 만큼 잘 못된 고정 관념은 없다. 나는 늙으신 부모님에게 컴맹을 면하게 하여 멀리 있는 손자와 E-메일을 주고 받을 수 있게 해 드리는 것이 아주 좋은 현대적인 효도라고 생각한다.
나이가 아무리 들어도 육체는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지금도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궁금한 것이 너무 많다.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책도 읽고 신문도 읽고 인터넷을 검색하면서 정신 없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살다 보니 출가한 딸 아이로부터 언제 전화가 왔었는지 기억조차 못한다. 이것이 내가 노년을 외롭지 않게 사는 비결이라면 비결이다.
내가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연령층은 참으로 다양하다. 그냥 만나는 것이 아니라 가수 '비' 이야기도 '배용준'이야기며 '박지성'이 이야기도 한다. 물론 성경 이야기며, 교육 문제, 첨단 과학 등 화제가 다양하지만 나는 정치 이야기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나는 요즘도 제자들과 만나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는데 이런 나를 두고 제자들은 '만년청춘'이라며 신기해 한다. 어쩌다 나는 중앙일보 디지털 국회의원이란 타이틀을 얻었는데 이 멤버 중에는 나보다 훨씬 똑똑해진 30년 전 제자가 맹활약을 하고 있어서 그의 글을 읽노라면 엔돌핀이 절로 나온다. 내가 가장 자랑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느 연령층을 만나도 큰 세대 갈등 없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나는 글을 통해서 대화를 통해서 나의 감정 나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출하면서 살고 있다. 이런 나를 두고 아내는 스트레스 안 받아서 좋겠다며 내가 꼭 자기보다 오래 살 거란다. 그거야 하나님만이 아시겠지만 나는 건강하게 오래 살 것 같은 자신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첫댓글길수 친구 나는 너무나 slow motion 이라서인지 ,내가 미처 소화하기도 전에 쏘나기 처럼 올라오는 길수의 글을 보고 있노라면 현기증을 느끼는 듯한다네.한꺼번에 쏟아 놓고서는 스럼프인지 무언가 하는 것에 빠저서 또 한동안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하고.
뒤늦게 이글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되네 길수의 끊임없는 새로운 것에 대한 지식욕과 자기개발노력에 찬사를 보내네 세상과의 교류는 항상 양극의 칼날이니 반응에 따라 고무도 되지만 상처받을 수도 있으므로 내적 자기와의 충실한 교류를 통하여 "만년청춘 윤길수" 로 한층 발전할 것을 확신하게 하네
축하하네. 언제나 젊게 살려는 친구의 자세는 나의 귀감이네. 길수는 마음에서 넘쳐나오는 글을 쓰고 있네. 부디 불로불멸의 청춘마음이어라! 며칠전 산에서 멧새가 아름다운 소리로 노래하는 것 듣고 "천연로봇"이 우연히 생겼을까? 엔트로피의 원리로 무기물이 모여 저절고 로봇이 말들어지진 않아! Designer가 있어야해
첫댓글 길수 친구 나는 너무나 slow motion 이라서인지 ,내가 미처 소화하기도 전에 쏘나기 처럼 올라오는 길수의 글을 보고 있노라면 현기증을 느끼는 듯한다네.한꺼번에 쏟아 놓고서는 스럼프인지 무언가 하는 것에 빠저서 또 한동안 보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되기도 하고.
가끔 젊은이 속을 뒤집거나,내 속내가 뒤틀리는 나의 병명 과 치료법을 한꺼번에 길수 형이 알려주시엇소이다. 계속 건필을 부탁합니다...
뒤늦게 이글을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되네 길수의 끊임없는 새로운 것에 대한 지식욕과 자기개발노력에 찬사를 보내네 세상과의 교류는 항상 양극의 칼날이니 반응에 따라 고무도 되지만 상처받을 수도 있으므로 내적 자기와의 충실한 교류를 통하여 "만년청춘 윤길수" 로 한층 발전할 것을 확신하게 하네
축하하네. 언제나 젊게 살려는 친구의 자세는 나의 귀감이네. 길수는 마음에서 넘쳐나오는 글을 쓰고 있네. 부디 불로불멸의 청춘마음이어라! 며칠전 산에서 멧새가 아름다운 소리로 노래하는 것 듣고 "천연로봇"이 우연히 생겼을까? 엔트로피의 원리로 무기물이 모여 저절고 로봇이 말들어지진 않아! Designer가 있어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