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비, 이제 집에서 시켜 드세요.”
치킨, 족발, 피자는 온 가족들이 둘러 앉아 집에서 시켜먹는 게 더 맛있는 음식들이다. 앞으로는 여기에 갈비가 추가되게 생겼다. 전화 한 통만 하면 양념된 돼지갈비와 쇠갈비, 떡갈비, 불고기 등이 30분 만에 문 앞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포장을 뜯어 구워 먹기만 하면 된다. 23년 동안 ‘고기’만 만진 최계경 NH푸드 고문은 최근 갈비 배달 전문점 ‘경복궁아침’을 런칭하고 외식 창업 시장에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경복궁아침은 2개월여 만에 20여 개 가맹점을 확보하며 빠른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최 고문은 “10조 원 고기 시장에 유독 배달 서비스가 자리를 잡지 못했다”면서 “비싼 돈 들여 외식하는 대신 집에서 간편하고 저렴하게 고기를 즐길 수 있어서 반응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실제로 경복궁아침의 제품들은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 간판 메뉴인 돼지갈비찜 10인분 2.4kg이 2만8000원이다. 4인 가족이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1.2kg 5인분은 1만4000원, 가장 비싼 제품인 쇠갈비찜은 10인분에 4만9000원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품질은 어떨까. 최 고문은 “돼지고기는 100% 국산만을, 쇠고기는 호주산 청정육 만을 쓴다”면서 “평생 고기만 만진 사람이라 가격 거품 빼는 방법을 잘 알고 있어서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안목과 경험을 믿어 달라는 이야기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본격화 돼도 호주산만 사용할 것”이라 덧붙였다.
하지만 음식은 재료, 가격과 함께 맛이 가장 중요한 법. 최 고문은 ‘맛’ 이야기가 나오자 오랜 시간을 할애하며 설명을 이어 갔다. 그는 “갈비 양념의 기본인 간장을 제대로 만들기 위해 5년을 투자했다”면서 “강원도 영월에서 재배한 토종 약콩으로 만들어 3년 숙성한 간장을 기본 양념으로 사용한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는 지난 2002년 자신의 고향인 영원 주천면에 농업회사법인 ‘섭다리마을’을 설립하고 현지 농가에서 약콩을 일괄 수매하고 있다. 이 콩으로 만든 간장, 된장, 고추장으로 모든 음식의 맛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갈비 양념에는 웰빙 욕구와 차별화된 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감인, 복령, 백출, 인삼 등의 한약재에 머루, 다래, 산딸기 등 12가지의 재료를 함께 사용했다. 최 고문은 가격이 싸다고 ‘막 만든 음식’이 아님을 거듭 강조했다.
경복궁아침이 주목받는 이유는 또 있다. 외식 프랜차이즈에서 전무한 일명 ‘스파이더 마케팅’이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상품 판매가 이뤄지는 가맹점 외에 타 업종을 거점으로 확보, 고객들이 다양한 통로에서 상품을 살 수 있도록 한 마케팅 기법이다. 즉 가맹점 상권 내에 경복궁아침 갈비를 취급할 수 있는 업소를 확보하고 거미줄 같은 판매 네트워크를 만들어 다수의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다. 분당점의 경우 가맹점 주변 반찬가게, 슈퍼마켓, 갈빗집, 미용실 등과 위탁 계약을 체결해 이들 업소에서 발생하는 매출이 월 1500만 원에 이를 정도로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에 대해 최 고문은 “가맹점 정착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개점 초기엔 본사가 스파이더 마케팅을 적극 돕는다”면서 “본사가 가맹점 월 매출 1400만 원을 책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창업자를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고문은 20세 때 정육점으로 시작, 고기 전문점 ‘계경목장’ 프랜차이즈를 성공시키며 ‘스타 경영인’이 됐다. 경복궁아침은 그가 도전하는 두 번째 큰 산이다. 최 고문은 “우리 농산물 산지를 확보하고 육가공회사를 운영하는 23년 고기 박사인 만큼 노하우 면에선 누구보다 자신 있다”면서 “1년 만에 전국 625개 가맹점을 열겠다”고 힘줘 말했다. (02)478-7776
약력: 1964년 강원도 영월 출생. 84년 정육점 창업. 90년 육가공회사 계경원 설립. 96년 NH프랜차이즈 설립. 고기 전문점 ‘계경목장’ 런칭. 2006년 11월 NH푸드 설립. 갈비 배달 전문점 ‘경복궁아침’ 런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