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중 하루만 신앙인 흉내를 내며 살았던
제가, 3년여 전 목사의 개혁을 요구하며 동참했던 일에 뭔가 잘못 된 것을 느끼고 이 사태를 정리해보고자 개인 블로그에 쓰기 시작했던 글이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 양쪽으로 나뉜 사람들이 애닳게 기다리고 있는 것은
담임목사의 당회장 지위와 목사 지위에 대한 대법원 확정 판결입니다.
그러나 글을 쓰기 시작한 2년 전부터 카페를 개설한
지금까지, 제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누가 이기느냐'도 아니고 '누가
옳으냐'도 아닙니다.
제가 카페까지 개설해서 기록을 남기고자 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 분명한 이유 속에는 '미아동 건물의 주인이 누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제 개인적인 바램은 조금도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무엇이 잘못
됐느냐' 입니다.
강북제일교회는 분규 직전까지 많은
부문에서 상징적인 교회였고, 분규 사태마저도 교단
관계자들이 이목을 집중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죄송스럽지만 별로 신앙인인 적이 없던 제 자랑을 먼저
하나 하겠습니다.
잠자는 시간을 빼고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냈던
고등학교때 저는 학우들이 잠자던 시간중 반을 신문배달에 썼었습니다.
진로를 위해 고민해야 할 고3 여름방학땐 보급소
형님들을 따라 공사장에 가서 청춘의 열정을 불태우기도 했습니다.
군 제대 후 영세 자영업체를 차려 15년간 하루의
휴가도 가지 않고 그 청춘의 열정을 이어나갔던 댓가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얼마 전 어느 목사의 일기성 개인 메모가 발견되어
화제가 됐었습니다.
그 목사는, 3년동안 목회자의 개혁을 부르짖으며
수천명의 신앙 터전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던 사람들이 '참목사'라며 데려온 사람입니다.
그 목사의 메모 속에 젊은 날의 제 열정의 댓가가
비슷하게 들어가 있더군요.
1. 유명한 목사 (설교 잘 하고, 옳은 길
가고...)
2. 저술가 (시오노나나미처럼)
3. 1000억의 소유자
4. 전 세계를 여행한 사람
5. 행복한 가정
--> 너무 추상적이고, 욕심이
많은가?
저는 설교를 할 지위도 없고 말도 잘 못하는데다가 옳은
길을 걸어 온 사람도 아니기 때문에 우선 1번에 해당되진 않습니다.
시오노나나미처럼 저명한 저술가가 될 가능성도 적고,
천억의 재산가가 될 가능성도 없으니 2,3번도 제겐 더더욱 이루지 못할 꿈일 수 있겠습니다.
어떻게 보면 일류 대학을 졸업했다던 그 목사의 꿈이
고졸 학력의 공사장 잡부 출신 신도의 현실과 거리가 먼 게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소박한 태생적 축복을 받고 태어난 제 기준으로
보면 전 저 다섯가지중 네가지는 이룬 것 같습니다.
젊은 시절 3개월마다 구두 밑창을 갈아가며 일 한
덕분에 전 홀어머니에게 저희 아파트 바로 옆 동에 중형 아파트를 사드렸고, 얼마 전엔 와이프와 1년간 자전거로 20여개국을 여행하기도
했습니다.
그 여행기를 현재 매거진에 연재하고 있으며 가끔 칼럼도
쓰고 있으니 저명하진 않지만 저술가의 꿈도
이루었고, 세계 대륙의 3분의 1은 횡단한
데다가 제 힘으로 행복한 가정도 꾸려가고 있으니 저 다섯가지중 목사의 지위만 빼고는 다 이룬 것 같습니다.
수치를 중요시 할 것 같은 그 목사의 기준으로 보자면
"네가지 중 하나도 맞지 않는다"라고 여겨질지 모르겠지만, 문학의 기초도 배우지 못한 제가 전문업계 1위 매거진으로부터 1년째 원고료를 받고
있고, 비록 재벌의 한달 세금만도 못하지만 천억의 재산이 부럽지 않은 통장 잔고를 갖고 있으며 1년간의 여행으로 평생을 따뜻하게 데워 줄 추억의
땔감도 얻었으니 전 저 다섯가지중 네가지를 이룬 사람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하려는 자랑은 그 네가지가
아닙니다.
오히려 이 자리에서 꺼내놓기에 제게 있는 저 네가지는 부끄러운 과정의 결과물입니다.
영세수리업을 운영했던 20여년간 전 무수한 거짓말을
하고 살았습니다.
천원짜리 부품을 갈아 놓고 거래처에서 10만원을
받았으며, 제 기술이 모자라서 고치지 못하는 기계를 수명이 다했다고 둘러대고 새 제품을 팔았습니다.
제가 1년 동안 일도 하지 않고 자전거로
10,000km를 여행한 일이 친구들에겐 자랑거리가 되겠지만, 신앙인인 여러분 앞에서는 여행을 떠날 수 있을때까지의 과정이 떳떳하지 못했기에
결코 그 과정을 자랑 할 수 없습니다.
적어도 전 그런 양심을 갖고 있다고
자부합니다.
제 자랑은 지금부터입니다.
많이 배우지 못한 제가 44년간 살아오면서 만든 신념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중에서 교인으로서의 신념은 '신앙인답게 살진 못했지만
적어도 신앙인들과 같은 테두리에 있을때만큼은 신앙인으로써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야겠다' 라는 각오입니다.
그리고 세상적인 신념도 몇가지
있습니다.
비록 거짓말로 돈을 벌어왔지만 '바라보는 것만큼은 옳은
것들을 지향해야겠다' 라는 것입니다.
그 신념에 의해 제가 혐오하는 것중에 하나가
'님비현상'입니다.
전 서른살때 동대문구에 위치한 삼천리 연탄 공장
근처에 살았습니다.
어느 날 관리사무소에서 시위대를 모집한다고 방송을
했습니다.
삼천리연탄 공장이 혐오시설이라며 아파트 부녀회에서 퇴거
운동을 벌인 것이었습니다.
동대표였던 전 반대 의사를 주장하지는 않았지만 시위에
참가하지 않는 것으로 주민들에게 제 의사를 전달했습니다.
그 연탄공장은 지역 주민들의 주거 환경에 검은 분진을
날리는 혐오시설이었지만, 이 나라의 어려운 계층의 난방을 책임 지고 있던 수도권의 유일한 연탄공장이었습니다.
요즘 비슷한 상황이 참 많습니다.
자신들도 전기를 쓰면서 송전탑이 동네에 들어오는건
반대하고, 세계유일의 분단 휴전국가에 살면서 해군기지가 들어오는건 싫다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동두천엔 며칠 전부터 시위성 플랭카드가
폭증하고 있습니다.
미군 기지의 평택 이전 계획이 보류되자 시장과
시의원들이 선동을 하고 나선 것입니다.
제가 시의원이었다면 이번엔 정치적 세력과 맞서서
적극적으로 미군 잔류를 주장했을 겁니다.
강북제일교회 사태를 통해 보았던 반대파들의 행태
덕분입니다.
한편으로 내 옆에 서 있는 사람들과 다른 목소리를 냈을
때에 받을 고난을 생각하면 흑백을 선택해야할 위치가 아닌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릅니다.
저도 이 동네에 아파트 두 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가치 하락으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 아닙니다만, 아무리 제 이익이 걸려 있는 문제라 하더라도 공익의 주제에 대치되는 제 이익을 앞에
내세워선 안 된다는 신념은 갖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제 자랑은
이것입니다.
저 메모를 작성한 그 목사는 메모가 공개된 후 논란이
되자 수요예배 설교 시간에 거짓말을 한 모양입니다.
누가 봐도 자신이 희망하는 개인 재산을 표현한
문구인데, '교인 만오천명에 천억의 자산을 가진 교회의 목회자'를 희망한 메모라고 해명했다고 합니다.
해명과 변명을 구분하지 못한 전달자가 거짓말을 했던지,
당사자가 거짓말을 했던지 둘 중 하나일 것입니다.
(정정합니다.설교시간이 아니라 수요예배 후에 전달자에게 설명한 내용이라고 합니다.)
나중에 정말로 그 목사가 꿈을 이루어서 천억의 자산을
가지고 전세계를 여행하고 나면, 과연 어떤 것을 놓고 자랑을 할 지 궁금해집니다.
담임목사를 반대해서 모인 사람들..
이런 사람들이 강북제일교회에만 있는건 아닐
것입니다.
지금 현재 담임목사와 싸우고 있는 사람들, 앞으로
목회자들과 싸울 사람들이 강북제일교회 사태를 통해 꼭 알아야 하는게 있습니다.
그리고 꼭 확인해야할 부분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가 인간의 극단적 이기심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현 반대파의 모습입니다.
투쟁이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은 교회의 반대파 사람들은
지금 이리로 가까이 와서 강북제일교회 반대파 사람들의 얼굴을 유심히 보시기 바랍니다.
이 사람들의 비참한 몰골은 여러분들의 3년 후 모습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사람들의 얼굴 어디에서 교회회복의 모습이
보이는지요?
이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는 교회회복이란 단어가
조금이라도 어울릴만한 모습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요?
자신의 뒷모습마저 책임지지 못하는 외부인들의 비겁한
선동까지 얹혀져서 일그러질대로 일그러진 이 사람들에게 '공익'이란 주제를 들이민다는 것 자체가 부질 없는 짓일 겁니다.
거짓말로 3년을 끌어 왔다면 적어도 공익을 해친
것만이라도 반성을 하고 부끄러워 해야할 사람들이 종교인들일텐데, 이 사람들은 아직도 개인의 이익만을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습니다.
자칭 대형 개혁 카페라고 떠벌리며 3년간 하루가 멀다
하고 게시물을 쏟아내던 운영자 두 명의 지금 모습은 또 어떻습니까?
정치적 동지의 거짓말에 동참하고 자신들의 잘못된 판단과
거짓말로 수많은 억울한 사람들을 양산해놓고도 뻔뻔하게 사과 한마디 안하고 있습니다.
이 카페를 통해 드러난 이 사람들의 치부가 과연 못
본 채 한다고 묻어질까요?
진정한 개혁자라면 최소한 자신의 실수마저도 떳떳하게
인정하고 사과하는 양심 정도는 갖고 있어야
합니다.
한 뼘밖에 안되는 처마 밑에서 발 끝을 세우며 하늘을
피하고 있지만, 결국 저들의 이기적 만행들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질 것입니다.
바로 이 모습들이 강북제일교회 사태에서 개혁을
부르짖었던 사람들의 현주소입니다.
셀 수 없었던 사고들과 수많은 목소리들중
공익이란 단어가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던 이 사태를 지켜봐 온 비종교인들에게, 자신들의 이익만을 주장하는 이
님비집단이 과연 신앙인들일까요?
그렇다면 이들의 신앙은 '사이비'이고 '사회
악'입니다.
교회 개혁을 꿈꾸는 분들에게 제가, 또 이 카페가
하고자 하는 말은 '무엇이 잘못 되었는지에 대한 성찰' 입니다.
옳은 것을 가려내지 못한다면 틀린 것이라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지금까지 무엇이 잘못 되었었는지에 대한 성찰은 이
사태의 승자를 가리는 일보다 더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개혁을 부르짖었던 자들의 치부를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록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져야
합니다.
아직도 그 치부마저 교회개혁을 위해 불가피한 일이었다며
합리화 하는 파렴치한 사람들이 더 이상 늘어나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이 중요한 건, 바로 이 사람들의 일그러진
얼굴이 지금 현재 우리 기독교인들의 자화상이기 때문이다.
교회개혁을 꿈꾸는 분들에게
호소합니다.
여러분과 같이 서 있던 사람중 한 사람이 여러분을 틀렸다고
말했을때 그 불편한 지적을 '이기기 위한 관점'으로 받아들이지 말고 공익을 우선시 해야 할 사회 구성원의 관점으로 받아들이십시요.
하나님의 말씀 어디에도 여러분들의 신앙을 위해 사회구성원들의 희생을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지 않으면, 여러분들이 하고
있는 그 싸움은 승자를 정하는 게임이 아닌 패자의 순위를 정하는 이기적인 싸움으로 끝날 것입니다.
이 싸움에 아직도 관여를 하고 있는 사람들 중 저
말고는 아무도 인정하지 않겠지만, 저는 이미 이 사태의 결론을 냈습니다.
이 싸움 어디에도 개혁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태에서 개혁을 입에 담았던 사람들 중 단
한 명도 자신을 개혁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이런 싸움은 앞으로 절대 일어나지 말아야
합니다
이것이 제 결론입니다.
첫댓글 어제 채권추심위탁업체에서 교회에 전화를 했는데 2012년 강북제일교회 법인명의로 휴대폰을 10개를 개설해 돈을 안낸게1000만원이랍니다 . 진심 교회를 개혁하신다는 분들이 이런짓을 하고도 할말이 많네요. 그거 10대 쓴사람 누구일까요?
아무리 몸에 좋은 약이라도 믿지 못하고 먹으면 몸을 망치게 됩니다. 몸에 해가 되지요.
아마도 우물가 카페와 강사모 측 모든 분들.. 아프고 있을 것입니다.
다른 교회 다니시는 분께서 전에 다니던 교회의 일을 이토록 바르게 판단하여 주시니 항상 고마울 뿐입니다.
감사합니다. 겨울의 문턱에서 감기조심하세요~